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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외국인노동자 산재사고와 정부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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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사업장 위험한 공정에 투입
산재사망률 국내 근로자의 7배
안전보건 투자 업체에 세감면을

[논단]외국인노동자 산재사고와 정부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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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건설 현장에 걸려 있는 주의사항들은 우리말로만 적혀 있지 않다. 중국말로만 씌어있는 것도 아니다. 규모가 큰 공사 현장이라면 아침의 안전교육 방송도 보통 5개 이상의 외국어로 한다. 국적도 다양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우리 산업현장 곳곳에서 일하고 있다. 농어촌도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돌아가지 못한다. 외국인 근로자는 아파트 공사장이나 조선소뿐 아니라 식당, 편의점, 병원 등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규모는 2023년 통계청의 고용조사 결과로는 97만5천 명이었다. 41만9천 명으로 추정되는 미등록자 수를 합치면 이주노동자 규모는 130만 명에 이른다. 이런저런 외국인 근로자를 모두 다 합치면 2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거의 취업자 10명 중에서 한 명꼴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산재 사망률이 교통사고 사망률보다 높은 나라다. 산업재해는 대부분 50인 미만의 영세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한다. 전체 사고사망자 10명 중 8명이 50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다. 다양한 업종에서 일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의 일자리는 대개 불안정하며 기업의 규모도 크지 않다. 외국인 노동자 10명 중 7명은 30명 미만의 근로자가 있는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아무래도 안전에 소홀한 곳이 많고, 가장 위험한 공정을 이주노동자에게 맡기는 일이 흔하다.

위험한 작업이 이직도 잦은 이주노동자들로 채워지다 보니 지난 4년간 한국에서 산재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 100명 중의 10명은 이주노동자였다. 외국인 근로자의 산재 사망률은 일반 국내 근로자와 비교해 7배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지난 3년 동안 산업재해 사고로 사망한 외국인 근로자는 272명이었다. 지난 6월 24일 경기도 화성의 한 일차전지 업체 공장에서 일어난 화재 사고로 18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포함해 23명이 숨진 것은 최근에 발생한 한 사례일 뿐이다.


산업재해 예방은 아무리 강조한다고 해도 쉽지 않다. 규제와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원론적인 처방이다. 이윤 창출이 목적인 기업에서 더구나 당장 생존이 벅찬 영세기업이라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투자는 부담스러운 비용이다. 법과 제도를 고치는 일도 필요하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있는 규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안전교육은 형식적이고 도급을 위장한 불법 파견은 너무 흔하다. 법을 만들고 감시와 처벌을 강화하면 정부가 할 일이 끝나는 게 아니다. 법과 규정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해야 한다. 사업주가 안전보건을 위한 투자를 비용으로만 생각하지 않도록 안전보건 투자에는 세금감면 혜택을 늘려줄 수 있을 것이다. 영세 사업장에는 안전교육을 위한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


서구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과 동남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크게 다르다. 피부색과 언어 차이에 따른 인종차별과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혐오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그러나 한국은 빠르게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한 사회의 인식이 바뀌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노력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이 인종차별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인종차별이 없기 때문이 아니다. 함께 살아가야 할 필요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인구가 줄고 있는 우리에게 이민과 외국인 노동자 확대는 피할 수 없는 대안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에서 외국인 고용으로 파생되는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한 고민은 깊지 않다. 사실 외국인 노동자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도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다. 세계적인 인구 감소가 외국인 노동자의 수요와 공급을 역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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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경제평론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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