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간 트럼프 수혜주, 비트코인 랠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제한적일 것
다만 불확실성 커져 변동성 확대 가능성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서 전격 하차한 가운데 시장에 미칠 파장을 두고 월가가 엇갈린 견해를 내놓고 있다. 시장이 이미 '트럼프 대세론'을 반영하고 있어 사퇴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중론과 함께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발표를 두고 "이번 결정은 엄밀히 말해 깜짝 발표는 아니다"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대선 토론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습을 거치며 시장은 이미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을 반영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배런스의 지적처럼 시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을 점쳐왔다. '트럼프 수혜주' 대표 격으로 꼽히는 트루스소셜 모회사 TMTG는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 이후 첫 거래일인 15일에 31.37% 급등했다. 친(親)트럼프 자산으로 평가되는 비트코인도 피습 직후 개당 6만달러 선을 돌파한 데 이어 오후 6시 45분(미 동부 시간 기준) 현재 6만8000달러 선을 회복한 상태다. 앞서 대선 토론 직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와 감세 및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재반등 우려에 국채금리가 3거래일 연속 급등하는 '트럼프 탠트럼(tantrum·발작)'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앱투스 캐피탈 어드바이저의 데이비드 와그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 2주 동안 시장에 만연했던 '트럼프 트레이드' 흐름이 약간 반전되면서 소형 주식들이 상승할 수 있지만, 트럼프 수혜주들이 그동안의 모든 상승분을 반납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민주당의 정책과 규제 방침인 만큼 누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될지가 가장 큰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상태다.
투자은행 BTIG의 정책연구 책임자인 아이작 볼탄스키는 마켓워치에 "해리스 부통령이 만약에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바이든 행정부의 연속선상이 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완주에 대한 우려는 그의 건강과 역량 때문이었지 정책 때문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세론을 뒤엎고 민주당에서 대통령이 배출되더라도 시장이 큰 변화를 겪을 가능성은 작다는 진단이다.
다만 대선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볼빈 웰스매니지먼트그룹의 지나 볼빈 대표는 배런스에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며 "이는 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지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맷 말리 밀러 타박 최고시장전략가는 "비트코인, 에너지 등 트럼프 트레이드 관련 상품들은 조정을 겪고 태양광이나 전기차 등 타격을 입었던 주식들은 일부 반등할 수 있다"며 "지금부터 9월 노동절까지 변동성이 크게 치솟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19일 기준 16.52로 4월 23일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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