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성병 이름 같아" 아르헨 부통령, 이번엔 인종차별적 노래 떼창

아르헨티나 축구 국대, 프랑스 국대 비하
부통령, 인종차별 옹호 논란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이 프랑스 대표팀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노래를 '떼창'했다. 아르헨티나 부통령이 자국 선수 감싸기에 나서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는데, 그는 과거 방탄소년단(BTS)을 '성병 이름 같다'고 조롱한 전력도 있다.

아르헨티나 부통령 빅토리아 비야루엘. [사진출처=비야루엘 SNS]

사건은 지난 15일(현지시각) 버스 안에서 발생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하드록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 콜롬비아를 1-0으로 제압하고 통산 16번째 대회 트로피를 거머쥔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버스로 이동하면서 승리감에 도취해 프랑스 선수를 비하하는 노래를 불렀다. 때마침 엔소 페르난데스 선수(첼시 소속)가 SNS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켰다가 이 같은 사실이 일파만파 알려졌다.

이날 선수들이 부른 노래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팬들이 프랑스 선수들을 조롱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프랑스 대표팀 선수의 부모는 나이지리아, 카메룬 등 아프리카계이며 칼리안 음바페는 성전환자와 사귄다는 내용이다. 아르헨티나는 카타르 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를 꺾고 우승한 바 있다.

프랑스축구협회는 "스포츠와 인권의 가치에 반하는 충격적인 발언의 심각성을 감안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하겠다"며 분개했다. 사건 당시 실시간 라이브를 한 엔소의 구단인 첼시는 성명을 내고 엔소를 징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엔소는 SNS에 "우승 세리머니 중 나온 노래에는 불쾌한 말이 포함돼 있었다. 변명하지 않고 사과한다"며 "그 영상에서 나온 말은 나의 신념이나 성격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아르헨티나에서는 사과문을 내지 않았다. "축구장에서 재미로 부르는 노래인데 너무한다" "프랑스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대부분 흑인이고 사실을 표현한 노래인데 무슨 문제인가"라는 입장이다. "아프리카를 식민지화하고 흑인들을 착취한 프랑스가 우리에게 인종차별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반응까지 보였다.

특히 빅토리아 비야루엘 아르헨티나 부통령은 개인 SNS에 "그 어떤 식민주의 국가도 축구 노래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진실을 말한다고 해서 우리를 협박할 수 없을 것이다. 분노하는 척하지 말라, 위선자들. 엔소, 난 당신 편이다"라며 대표팀을 옹호했다. 그는 과거 BTS에 대한 혐오 언급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2020년 SNS에 "BTS는 의료보험이나 성병 이름 같다"면서 BTS 리더인 RM을 향해 "분홍색 머리를 한 한국인을 싫어한다"고 남겼다.

부통령까지 부채질한 탓에 논란의 불씨가 외교 문제까지 확산할 조짐이 보이자 다음 주 말레이 대통령의 프랑스 공식 방문을 준비 중인 아르헨티나 정부는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사과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인 카리나 밀레이는 대통령의 여동생이기도 하다. 그는 프랑스 대사에게 직접 부통령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마누엘 아도르니 대통령실 대변인 역시 1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부통령의 의견은 아르헨티나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