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층 아파트서 10대 청소년 투신 시도
경찰, 위기협상 전문요원 2명 투입
서울의 한 고층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던 10대 청소년을 경찰이 2시간 넘는 대화 끝에 구조했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30분께 "(지인이) 강남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릴 것이라고 한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A군의 휴대전화 신호가 잡히는 지역 일대 아파트 15개 동을 수색해 서초구 한 아파트 24층 옥상 난간에서 A군을 발견했다. 그러나 당시 A군은 좁은 공간 끝에 걸터앉아 있어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경찰은 즉시 자살 기도자 대응에 특화된 위기협상 전문요원 2명을 투입해 설득에 나섰다. 이들은 A군에게 좋아하는 음식 등을 소재로 대화를 유도하고, '누나', '형'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게 하면서 정서적 친밀감을 형성했다. 거부 반응을 보이던 A군은 점점 대화에 동참하며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요원은 A군이 아래쪽을 바라볼 때마다 "○○아, 누나 봐야지. 누나 여기 있어"라고 말하며 주의를 돌리는 한편, "누나가 ○○이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어서 그래" 등의 말로 다독였다.
밤 11시까지 대화가 이어지자 A군은 "휴대전화 배터리가 없다"며 보조배터리를 요구했다. 전문요원은 "줄 테니 대신 조금만 더 가까이 와달라"고 했다.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으니 넘어가도 되냐"는 물음엔 A군은 "위험하니 안 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원은 결국 '스스로 넘어가겠다'며 난간 안쪽으로 다가오는 A군에게 "고마워, 누나 여기 있어"라고 말하며 틈 사이로 손을 내밀었고, 손을 잡은 A군을 이끌어 구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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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초서는 올해 4월부터 전국 최초로 자살 기도자에게 특화된 위기협상 전문요원을 선발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초서 관계자는 "전국 최초로 자살 기도자에 특화된 '위기협상 전문요원'을 선발해 지난달부터 현장에 투입했다"며 "요원들의 활약상이 돋보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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