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와이너리 '비냐 델 페드리갈'
호세 마누엘 델 페드리갈 수출 디렉터 인터뷰
국내 와인 대중화 기여한 'G7' 와인 생산자
'Since 1825' 등 프리미엄 와인 한국 수출 검토 중
"'G7'은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친숙하게 느끼게 하고, 이렇게 축적한 제품에 대한 경험치를 충성도로 발전시켜 브랜드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철학입니다."
G7 와인을 생산하는 칠레 와이너리 '비냐 델 페드리갈(Vina del Pedregal)'의 수출 디렉터 호세 마누엘 델 페드리갈(Jose Manuel del Pedregal)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다양한 양질의 와인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에 선보인 것이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뷰]"7대(代)째 이어진 와인 열정"…G7, 한국인 사로잡은 '갓성비'](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4071615554853567_1721112948.jpg)
G7, 7세대 이어온 개척 정신의 산물
비냐 델 페드레갈은 1825년 카를로스 아돌포 델 페드리갈(Carlos Adolfo Pedregal)이 스페인에서 칠레 마울레 밸리(Maule Valley) 지역의 론코미야 밸리(Loncomilla Valley)로 이주해 정착하면서 설립한 와이너리다. 이주 초기에는 축산업과 임업 등 포도 재배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업을 운영했지만, 가문의 6대손인 알베르토 델 페드리갈(Alberto del Pedregal)이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 사업에 집중하며 품질 향상을 주도했고, 현재 약 700헥타르(ha) 규모의 포도밭에서 총 9개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비냐 델 페드리갈의 와인 가운데 국내 소비자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은 G7이다. G7은 비냐 델 페드리갈이 2009년 선보인 브랜드로, '알마비바(Almaviva)'와 '오퍼스원(Opus One)'을 탄생시킨 유명 와인 메이커 파스칼 마티(Pascal Marty)가 개발 과정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7세대(7th Generation)'의 약어인 G7은 델 페드리갈 가문이 7대째 포도밭을 일궈 와인을 만들어온 것에서 따온 이름으로, 칠레 와인의 개척 정신과 선구자 정신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다.
7세대인 현 오너의 장남이자 8세대를 책임질 호세 마누엘 디렉터는 "전통적으로 와이너리의 역사나 가족의 유산에서 착안해 브랜드의 이름을 짓고 있다"며 "G7은 7세대인 아버지의 성과와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브랜드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처음 와이너리 경영에 참여하신 1980년대는 와이너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시기였다"며 "와이너리에 수출 부문을 처음 설립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한 게 아버지"라고 강조했다.
G7은 국내 와인시장에서 손꼽히는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와 합리적인 가격, 오랜 양조 가문의 노하우가 더해진 데일리 와인으로 국내 와인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9년 출시 후 3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병, 5년 만에 200만병을 돌파했고, 2014년에는 이마트에서만 100만병이 팔리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와인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인해 이전해보다 판매량이 줄었지만 여전히 200만병 가까이 팔려나가며 저력을 보여줬다.
고급화된 韓 시장…확대된 레인지와 프리미엄으로 대응
호세 마누엘 디렉터는 최근 수년간 국내 와인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엔트리급 데일리 와인 수요가 감소하는 것에 대해 다양성과 프리미엄 전략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G7의 경우 현재 모스카토와 스파클링 와인 등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지금보다 품종을 다양화하고, 기본급 G7 외에도 레제르바와 그란 레제르바 등 다양한 등급의 제품을 제공해 충성도를 확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G7 외에 델 페드리갈의 프리미엄 제품도 한국 시장에 소개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호세 마누엘 디렉터는 "새로운 프리미엄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 고급화된 수요에 대응하는 새로운 전략"이라며 "와이너리 설립연도를 기념하기 위해 보르도 블렌드로 개발한 아이콘 와인 '신스(Since) 1825'와 가문의 9세대를 기념해 딸의 이름을 딴 피노 누아 '엘로이사(Eloisa)' 등의 수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칠레는 저가 와인의 생산지라고만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데, 이미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하고 있고, 더욱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할 잠재력을 품고 있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델 페드리갈이 기후변화에 대응해 지속가능성에 커다란 관심을 두고 있는 와이너리라는 점도 강조했다. 비냐 델 페드리갈은 유럽 비건 인증 '브이라벨(V-LABEL)' 등 다양한 친환경 인증을 취득해오고 있다. 브이라벨은 와인 생산의 전 과정에서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비유전자변형식품(Non-GMO) 제품에 부여되는 인증이다.
호세 마누엘 디렉터는 "델 페드리갈이 생산하는 모든 와인은 정제 과정에서도 계란 흰자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등 동물성 요소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환경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만큼 해당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인증을 받는 데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글루텐 프리나 저도주 등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뜨는 뉴스
그는 "비냐 델 페드리갈은 세대를 거친 열정이 녹아있는 와이너리"라고 했다. 여러 세대에 걸쳐 와인 사업을 이어온 만큼 열정이 없었다면 결코 현재에 이를 수 없었다는 것이다. 호세 마누엘 디렉터도 어린 시절부터 매해 여름을 포도밭에서 보내며 경험을 쌓았고, 현재까지 와인 한 병에 숨겨진 디테일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포도나무를 심고 그로부터 5~6년 뒤 수확하는 긴 과정을 거쳐 와인 한 병이 탄생하기 때문에 예술 작품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열정을 쏟아붓고 헌신하고 있다"며 "이러한 열정을 토대로 앞으로도 델 페드리갈은 항상 최상의 와인, 최고의 컨디션을 가진 와인을 한국에 소개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