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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원두가격…'100원'도 못 올린 커피업계 '속사정'[Why & 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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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폭염에 로부스타마저 가격 급등
원가 부담 늘지만 손님 뺏길라 가격 못 올려
"저가 커피 충성도 낮고 가격 민감도 높아"

천정부지 원두가격…'100원'도 못 올린 커피업계 '속사정'[Why & Next] 초저가 커피.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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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과 폭염에 전 세계 원두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국내 커피 업계가 비상이다. 원가 부담이 급격히 늘었지만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터라 쉽사리 가격을 올릴 수 없다. 특히 저가 커피는 소비자 가격 민감도가 높은 데다 대체 프랜차이즈가 널려 100원 올리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들은 '규모의 경제'로 최대한 버텨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년에도 원두값 상승이 전망돼 커피 가격 인상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잡초처럼 강한 로부스타 너마저…이상기후에 원두 공급 막혀
천정부지 원두가격…'100원'도 못 올린 커피업계 '속사정'[Why & Next]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 기준 로부스타 원두 가격은 t당 4583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52.26%(573달러) 급등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아라비카 원두 가격 또한 뉴욕상업거래소(NYBOT) 기준 t당 5338달러로 연초 대비 52.0% 올랐다.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고급 커피에 쓰이는 아라비카 원두가 가격이 올랐던 건 이전에도 종종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인스턴트 커피 주원료인 로부스타 원두값이 공급 부족 문제로 급등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로부스타 원두는 병충해에 취약한 아라비카와 달리 지역을 가리지 않고 잡초처럼 잘 자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주요 커피 생산국이 심각한 가뭄과 폭염 등 이상기후에 시달리면서 로부스타조차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2위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의 경우 지난 5월 원두 출하량은 1년 전보다 46.8% 감소했다.


여기에 전쟁 장기화로 해상운임 비용까지 증가하면서 원두값의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현재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는 노선이 사실상 막힌 상태다.


'아·아는 필수재'…'커피 공화국' 소비자 커피값 오를까 우려

원두값 급등은 '커피 공화국' 한국에선 치명타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전 세계 평균(152잔)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소비자들은 원두 가격 인상 소식에 고물가 시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자 필수재로 자리 잡은 커피 가격까지 오를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원두값 상승에 인스턴트 커피부터 커피 프랜차이즈까지 가격 인상에 대한 고민이 깊다. 이미 롯데네슬레는 지난 1일부터 네스카페 수프리모 아메리카노, 수프리모 병(100g) 등 인스턴트 커피와 핫초코 오리지널 원컵 등 분말음료 제품 출고가를 7% 인상했다. 원가 부담이 커지자 지난해 1월 이후 1년5개월 만에 다시 한번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이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인 더벤티의 경우 지난 4월 카페라테 등 메뉴 7종 가격을 200~500원 올렸다.

천정부지 원두가격…'100원'도 못 올린 커피업계 '속사정'[Why & Next]

업계 대장들 '아직 인상 계획 없어'…충성도 낮은 저가커피 손님 뺏길까 눈치싸움

하지만 인스턴트 커피 1위 동서를 비롯한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할리스 등 주요 고가 프랜차이즈, 이디야·컴포즈·메가커피 등 주요 중저가 프랜차이즈는 "현재로서는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원가 부담 증대에도 가격 인상을 최대한 늦추는 배경은 바로 업체 간 치열한 경쟁 때문이다. 가격 민감도가 매우 높은 커피 업계에서 커피값 인상의 선두 주자가 됐다가는 자칫 민심을 잃어 매출이 곤두박질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aT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커피·음료점은 9만9000곳에 육박한다. 4년 만에 두 배 이상 몸집을 키웠다. 현재 10만곳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식산업센터 한 곳당 저가 커피 매장 세네곳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건 이미 익숙한 풍경이다.


커피 업계 관계자는 "커피는 기호식품이면서도 필수재인데 워낙 대체 브랜드가 많다 보니 고물가 시대 가성비 커피를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가격 인상을 공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규모의 경제로 '버티기' 들어가…내년에도 원두값 오른다
천정부지 원두가격…'100원'도 못 올린 커피업계 '속사정'[Why & Next]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규모의 경제, 자체 로스팅 등을 활용해 최대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원두를 수입해 경기도 평택 공장 드림팩토리를 통해 직접 로스팅하는 만큼 로스팅된 원두를 구입해 사용하는 업체 대비 가격 인상을 조금이나마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가커피 관계자 역시 "원두 국제 시세는 통제하기 어려우나 소비량이 많은 장점을 이용해 원두 비용 부담을 경감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컴포즈커피 관계자는 "자체 운영하는 로스팅 공장에서 생두 수입부터 로스팅, 유통까지 원스톱 관리해 타사 대비 안정적 원두 공급이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원두 가격이 내년에도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커피값 인상은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루이지 라바차의 주세페 라바차 회장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흉작에 따른 로부스타 가격 급등은) 업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무엇보다 이런 현상이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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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국제 원두 시세가 커피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6개월가량 걸리는 만큼 하반기부터 업체들의 원가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커피 업계 관계자는 "원두 가격이 계속 오르는 만큼 커피값 인상 가능성은 내부적으로 계속 논의 중"이라면서 "원두와 함께 환율 추이를 고려해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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