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 새긴 티셔츠 입고 "제발 써달라"…중국 취준생 결국

중국 대졸자 이력서티셔츠로 구직성공
"고용주 눈에 띄게 될 것이라 생각"

중국의 한 대학 졸업생이 자신의 이력서를 새긴 티셔츠를 입고 돌아다니다가 구직에 성공한 사연이 전해졌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쑹모씨(21)는 최근 중국 중부 후베이성에 있는 우한대 지리학부를 졸업했다. 그는 대학원 과정을 시작하기 전 인턴십을 위해 수많은 회사에 지원했으나, 번번이 낙방했다. 그러던 중 그는 허난성에 있는 자신의 고향에서 노인들이 종종 광고 표지판을 들고 돌아다니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티셔츠에 자신의 이력서를 넣어 인쇄하기로 했다.

그의 티셔츠 앞면에는 "2024년 졸업생 구직 중, 뒷면을 봐주세요"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뒷면에는 이름, 대학, 전공, 학생 활동 등이 포함된 이력서가 기재돼 있었다. 그는 쉽게 연락할 수 있도록 이력서 사진 위에 QR 코드를 배치하기도 했다. 쑹씨는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를 통해 "거리에 많은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 난 걸어 다니는 광고판과 다름없다"며 "고용주와 인사 담당자의 눈에 띄게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한 대학 졸업생이 자신의 이력서가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돌아다녀 화제가 됐다. [이미지출처=SCMP·샤오홍슈]

쑹씨는 이력서 티셔츠를 입은 채로 기차를 탔고, 그는 단숨에 인기 스타가 됐다. 특히 한 행인은 그의 모습을 찍어 온라인에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다우인에선 38만5000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누리꾼들은 쑹씨를 "SNS 마케팅에 재능 있는 인물"이라고 칭찬했다.

이 게시물을 본 한 의류 업체는 쑹씨에게 연락을 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바이럴 마케팅에 재능을 보인다"며 "그가 우리 회사에 들어오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대로 치솟았다. 중국의 16∼24세 청년층 실업률이 18%를 넘을 정도로 중국 젊은이들은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설정하면서 1200만 개 이상의 도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특단의 정책적 지원이 없다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