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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다이어리]펄펄 끓는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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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욕에서 120년 된 개폐식 교량이 멈춰섰다. 맨해튼과 브롱스를 잇는 '3번가 다리'다. 이 교량은 배가 지날 때마다 상판이 열리는데, 지난주 화씨 95도(섭씨 35도) 안팎의 폭염이 닥치자 작동을 멈췄다. 펄펄 끓는 날씨에 철판 구조물이 부풀어 오르면서 다리가 닫히지 않은 것이다. 이에 뉴욕시 소방국이 선박을 보내 다리에 물을 대량으로 살포해야 했고, 몇시간 동안 다리 통행이 금지되면서 일대 교통은 완전히 마비됐다.


미국 전역이 열흘 가까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역대급 고온 속에 자동차 대시보드에서 빵을 굽는 사진이 올라와 화제였다. 애리조나 주민이 화씨 100도(섭씨 38도)까지 기온이 오른 날 자동차 대시보드에 바나나 빵 반죽을 올려놓자, 서너 시간 후 먹음직스런 빵이 완성된 모습이었다. 외부 기온이 화씨 100도일 때 자동차 대시보드는 화씨 200도(섭씨 93도)까지 상승한다. 화씨 158도(섭씨 70도)에서 계란이 완전히 익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시보드는 오븐이나 마찬가지다.


[뉴욕다이어리]펄펄 끓는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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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선 이 같은 무더위가 덮칠 때 가장 힘든 동물 중 하나가 말이다. 센트럴파크에는 뉴욕 명물인 관광 마차가 여러 대 운행 중인데, 폭염이 닥치면 말들이 생명을 위협받곤 한다. 이에 뉴욕시는 기온이 특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관광 마차 운행을 강제 중단시킨다. 기온이 화씨 90도(섭씨 32도)를 넘어간 지난 5일부터 센트럴파크에서는 마차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뉴욕시 법에 따르면 기온이 화씨 90도를 넘는 경우 마차 운행이 중단되고, 기온이 화씨 80도(섭씨 27도) 이상인 동시에 말 체온지수가 일정 수준 넘어도 마차 운행이 금지된다. 시 당국은 마차 주인에게 문자를 발송하고 차주는 즉시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 지난 2022년 8월 '라이더'라는 이름의 말이 사망하면서 센트럴파크 관광 마차 운행은 더욱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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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다이어리]펄펄 끓는 뉴욕

뉴요커들 역시 폭염을 피할 순 없다. 뉴욕 5개 자치구 중에선 저소득층 밀집 지역인 브롱스 거주자들이 무더위에 가장 취약하다는 평가다. 소득이 낮은 히스패닉이나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주로 거주하는 브롱스는 거리에 나무가 적어 그늘을 찾기 어렵다. 에어컨이 있는 집도 많지 않다. 빽빽한 고층빌딩 숲과 이로 인한 그늘, 센트럴파크 같은 대형 공원이 있는 맨해튼과는 대조적이다. '기후 불평등'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뉴욕시 당국에 따르면 매년 350명이 더위로 사망하는데 인종, 빈곤율에 따른 사망률 차이가 컸다. 시 당국에 따르면 2013~2022년 100만명당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흑인이 1.2명으로 백인(0.5명) 보다 많았다. 빈곤율이 30% 이상인 지역은 100만명당 폭염에 따른 사망자 수가 0.9명, 10% 이하인 지역은 0.3명에 그쳤다.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에 숨 쉬기도 힘든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살인적인 폭염도 답답하지만, 기후 대응에 있어서도 불평등이 발생한다는 건 더 숨 막히는 일이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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