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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행정은 가라"…국민이 '디자인 싱킹'으로 만드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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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맞은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업
국민 참여해 정부·지자체 정책 설계
"장애인도 운동" 강남구 사례 대통령상

"더운 날씨에도 운동을 하는 나 자신이 대단하다고 여기세요. 자, 따라 해보세요. 하나둘! 하나둘!"


지난달 28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대진공원. 색색깔의 운동용 밴드를 들고 트레이너의 구호에 따라 시민 30여명이 몸을 움직였다. 그런데 여느 운동모임과는 조금 달랐다. 휠체어를 타거나 목발을 짚는 등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군데군데 보였다. 이들은 서툴지만 최대한 몸을 움직여 스트레칭을 했다.

"탁상행정은 가라"…국민이 '디자인 싱킹'으로 만드는 정책   강남구는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업의 일환으로 장애인 건강 동행 솔루션 '가치 운동할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개포동 대진공원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야외 운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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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는 강남장애인복지관과 함께 지난해 말부터 장애인 건강 동행 솔루션 '가치 운동할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격주 금요일마다 공원이나 야외 공터에서 1시간 동안 운동을 한다. 장애인 교육에 특화된 트레이너가 담당하고, 복지관 인력이 나와 현장을 관리한다. 지역 주민들이 하나둘씩 입소문을 타고 모이면서 이제는 30~40명이 운동을 즐기고 있다.


김윤아 강남장애인복지관 사무국장은 "사실 장애인들은 그 누구보다 운동하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다"며 "야외에서 당당하게 운동을 하는 모습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행정안전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예산으로 추진된 '공공서비스디자인(舊 국민정책디자인)' 사업의 일환이다. 공무원과 국민, 서비스디자이너가 팀을 꾸려 디자인적 사고와 방법론으로 공공서비스를 개발한다. 디자인적 사고는 기존 통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핵심을 찾아내 최선의 해결방안을 찾는 과정을 거친다.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총 1900개 과제가 접수됐으며, 국민정책디자인단으로 총 2만명 이상의 국민이 활동했다.

"탁상행정은 가라"…국민이 '디자인 싱킹'으로 만드는 정책

가치 운동할래 프로그램도 각계각층에서 모인 20여명의 국민정책디자인단이 6개월간 힘을 합쳐 만들었다. 장애인 150여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 등 설문조사를 하고, 이들이 운동할 때 걸림돌이 무엇인지 조사했다. 강남구청 장애인복지과의 신제욱 팀장은 "처음에는 장애인 전용 체육관을 만들거나 고가의 운동기구를 구입하는 방법을 고민했지만 현장에서 찾은 해답은 전혀 달랐다"고 했다.


그동안 장애인이 일반 피트니스 센터를 다니려면 "만약 사고가 나면 우리가 책임져야 하지 않냐"라며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사회로부터 거부당하고 외부활동이 어려운 장애인들도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인식을 개선하는 게 우선이었다. 강남구는 2억원가량의 예산을 들여 장애인복지관 휘트니스센터 시설을 개선하고, 특수체육교육을 전공한 강사를 투입했다. 하루 5번 진행되는 PT 수업은 매번 꽉 찬다고 한다.


신 팀장은 "강남구 등록 장애인 중 52%가 65세 이상 고령층이고, 의료서비스 인력은 갈수록 구하기 힘들어진다"며 "이들이 운동으로 근력을 키워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복지 비용을 줄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가치 운동할래 프로그램은 건강 약자인 장애인의 실질적인 니즈를 파악해 문제를 해결하고 운동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열린 성과공유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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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은 "공공서비스디자인은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은 정책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어서 영국, 미국 등 선진국에서 활용하고 있는 수단"이라며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 개발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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