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고령자 일률 면허반납은 논란 여지… 적성검사 강화가 과학적"

시청역 역주행 사고에 따른 고령운전자 상응조치 검토 지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해선 "비전 발표회 보고 실망했다"
광화문 태극기 게양대 논란에 "다음주 상세히 설명 나설 것"

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시청역 역주행 사고 대책과 관련해 "연령별로 면허 반납, 조건부 면허를 논의하면 현실과 잘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로 반사신경을 측정하는 기술을 적용, 적성검사를 강화하는 게 가장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대응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채널A에 출연해 "연세를 드시면 반사신경이 조금씩 느려질 수밖에 없다. 70세라 해도 신체 나이는 40∼50대인 분이 계시고, 60대여도 신체 나이는 80∼90대인 분이 계실 수 있어 연령별로 일률적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특히 오 시장은 "적성검사에서 시뮬레이션으로 운전하며 갑자기 나타난 상황에 대해 얼마나 빨리 반응하냐를 측정하는 기술이 있을 수 있다"면서 "스스로 운전 능력을 가늠케 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하면 어떨까, 간부회의에서 검토를 요청했다"고 공개했다.

해외 운영 사례에 대한 관심도 보였다. 오 시장은 "일본에는 페달 오작동·오조작 시 기계가 알아서 브레이크를 밟는 장치가 있다"면서 "엑셀로 발이 가도 10m 앞에 장애물이 있다면 기계가 감지하는, 이런 것을 본격적으로 마련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 시장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해서는 "(후보자) 5분 비전 발표회를 보고 좀 실망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시간이 너무 짧아 그런지는 몰라도 짧은 시간에 체계적인 비전을 임팩트 있게 설명할 수 있는데 아쉬웠다"고 말했다.

한동훈 후보를 겨냥한 발언도 나왔다. 오 시장은 "여의도 문법을 쓰지 않는다고 했던 분조차 말씀을 들어보면 슬슬 여의도 문법에 젖어 가시는 것 같다"면서 "윤석열 정부를 사랑받는 정부로 만들지를 놓고 경쟁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최근 논란이 불거진 광화문 태극기 게양대 조성에 대해서는 다음 주 직접 추가 설명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꺼냈다. 오 시장은 "다음 주쯤 종합적으로 어떤 취지인지, 형태인지 상세히 설명하면 오해가 상당 부분 풀릴 것"이라며 "처음에 크게 생각하지 않고 불쑥 그림을 내놓은 게 많은 오해를 불렀다"고 털어놨다. 앞서 오 시장은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저는 굉장히 합리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비판에는 반응한다. 조만간 그 반응을 설명할 기회를 만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