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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고령운전자 관리 부실이 불러올 일상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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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고령운전자 관리 부실이 불러올 일상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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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가 내놓은 보고서(고령자 운전면허 관리제도의 해외사례와 시사점)를 살펴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보다 고령운전자수가 더 빠르게 늘고 있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고령인구의 연평균 증가율은 4.6%, 같은 기간 고령운전면허소지자수가 10.2% 늘었으니 2배나 빠르다.


이 같은 추세면 15년쯤이 흐른 2040년이면 고령인구 1724만명 중 면허소지자는 1316만명(76.3%)에 달한다. 내년 전망치 1059만명 대비 498만명(47%)과 비교하면 고령운전자 사고 증가는 이미 예견된 현실일 수 있다.


사고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9명이 사망하는 '차량 돌진 참사'가 발생하고 나서야 분위기가 달라진 점은 그래서 더욱 아쉽다. 가해 차량 운전자가 68세로 밝혀지면서 고령운전자에 대한 위험 관리 필요 요구는 어느 때보다 거세졌다. 지난 국회에서 고령자의 운전을 일부 제한하는 방안들이 고령자의 이동권을 침해한다는 부정적 여론에 밀려 번번이 법제화에 실패했지만 여론의 빠른 변화에 정치권도 움직이는 모양새다.


75세 이상 고령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관리 방안이 없던 것은 아니다. 정부는 이들의 면허 갱신 주기를 3년으로 하고 면허 갱신 시 인지능력 검사와 교통안전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운전자 역시 교통안전교육 권장 대상이다. 돈을 주기도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현금성 인센티브를 지원 중이다.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고령자들에게 많게는 30만원까지 지원금을 주지만 반납률은 매년 2% 안팎에 그친다. 실효성이 전혀 없다는 방증이다.


물론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운전에 제한을 둬서는 안 될 일이다. 일부 노인들에게 운전 여부는 이동권은 물론 생계 문제와도 직결돼 있다. 그렇다면 정교하고 치밀한 대안이 지금부터라도 세워져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사고로 숨진 시청 직원들의 빈소를 찾으며 '고령자의 운전면허 반납'과 '조건부 면허 발급'에 대한 공론화를 먼저 제기했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경우 75~80세 사이 운전자는 일정 기간마다 면허를 갱신해야 하는데 운전자는 도로주행시험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부적격 시 기간이나 시간을 제한하는 '한정면허'만 발급한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는 75세 이상자는 매년 운전 적합성에 대한 의료평가와 운전실기평가를 받도록 하고 있고 뉴질랜드는 면허 갱신 시 의사의 운전면허용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노인 대국' 일본은 지난달 28일 자동차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잘못 밟을 경우 자동으로 사고를 막아주는 장치 장착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고령운전자의 페달 오조작'부터 관리해보겠다는 의지다.


우리 경찰청도 현재 '조건부 운전면허제도 개선 R&D'를 추진 중이다. '운전능력 평가시스템 개발'과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 기준'을 마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는데, 고령자를 대상으로 조건부 면허를 시행하는 데는 이견이 있다고 한다. 고령운전자들이 면허 갱신 시 받아야 할 평가 항목에 실질적인 운전 능력을 평가하는 과정이 없는 것부터 살펴보는 게 시작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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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 고령운전자 관리 필요를 요구하는 여론이 사그라지면 정치권은 또다시 뒤로 숨을 게 뻔하다. 시청역 참사의 원인이 급발진이 아닐 가능성이 작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도 실효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이는 국민 안전을 방치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인구정책의 중요한 축인 초고령화에 맞는 사회 기반 시스템의 부재는 앞으로 더욱 다양한 곳에서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 것이다. 사회부 배경환 차장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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