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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회계사의 꽃’ 파트너 승진, 신외감법 도입 후 최저수준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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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신규 파트너 100명선 붕괴
외부 수요하락·퇴사 감소로 승진적체 현상
'잉여인력' 고민도…신규 채용인원도 축소 전망

빅4 회계법인의 신규 파트너 숫자가 '신(新)외부감사법(신외감법)' 도입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년 만에 처음으로 합계 100명 선도 무너졌다. 회계법인의 호황기가 끝나면서 내부 인사 적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1일 EY한영 회계법인을 마지막으로 빅4의 올해 정기 인사가 마무리됐다. EY한영의 신규 파트너는 지난해의 33명보다 6명 줄어든 27명이었다. 삼일PwC(27명)와 삼정KPMG(28명) 역시 전년 대비 각각 7명, 5명 감소했다. 딜로이트안진만 유일하게 작년(16명)보다 1명 증가한 17명의 파트너를 신규로 승진 발령했다.


빅4의 신규 파트너 합계는 99명이다. 지난해(116명)보다 17명 줄었으며, 비율로는 15%가량 감소했다. 이는 신외감법 도입 이듬해인 2019년(98명)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2020년 103명, 2021년 104명, 2022년 146명으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116명으로 줄었다. 2022년 고점과 비교하면 32% 감소했으며 2년 연속 완연한 하락세를 보였다.


외부 수요하락→퇴사 감소→승진 적체
[Why&Next]‘회계사의 꽃’ 파트너 승진, 신외감법 도입 후 최저수준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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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기업으로 치면 '임원급'인 회계법인의 파트너는 '회계사의 꽃'으로 통한다. 일반 기업체와 달리 승진과 함께 회사의 공동 소유주가 되는 구조다. 지분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파트너라는 이름을 쓰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경영에도 직접적으로 관여하며 배당도 받는 회사의 주인 역할을 한다. 대표 선임 역시 파트너들의 의지가 반영된다. 또한 차량 및 운전기사 등의 의전은 물론이며 연봉 5억원 이상의 파트너도 4대 법인 합계 132명(지난해 기준)에 달한다. 파트너는 회계법인에 계속 다닐 생각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자리다.


'승진 문'이 좁아지는 이유는 업황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회계업계는 2018년 11월 신외감법 도입 이후 일감이 늘어나면서 호황기를 맞이했지만 최근엔 인수합병(M&A) 시장이 악화하는 등 고객사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이 후퇴할 조짐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좋은 시절이 끝나면서 벤처캐피털(VC), 사모펀드(PEF), 스타트업 등의 수요가 줄었기 때문에 법인을 떠나 이직하려는 회계사 역시 줄었다"며 "바깥보다 안이 낫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삼일의 경우 2023년 사업연도 기준 퇴사율이 8.8%에 불과했다. 다른 법인의 경우에도 과거 20% 가까이 퇴사하던 분위기와는 딴판이다. 덕분에 인사 적체로 과거보다 파트너 승진이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또 다른 고민, '잉여인력' 활용

회계법인의 실적은 거시경제(매크로)와 맞닿아 있다. 한때 회계사 '품귀 현상'을 초래했던 감사 시장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딜 시장은 2년 전부터 침체에 빠진 상황이다. 올 상반기 '조원 단위' 거래는 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지오영 인수,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인수 등 단 2건뿐이었다. 호황기에 인력을 대거 늘렸던 회계법인들은 일감이 줄어든 요즘엔 인력 활용방안이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비싼 돈을 주고 데려온 인력을 놀릴 수가 없기 때문에 업무를 주는 대신 인공지능(AI) 교육을 받게 하기도 한다.



퇴사율 감소는 신규 채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공인회계사 시험을 통해 역대 최대인 1250명의 신규 회계사 탄생이 예고된 가운데 4대 법인은 지난해보다 채용 인원을 동결하거나 축소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합계 채용 규모로 지난해의 875명보다 훨씬 줄어든 700명대가 예상된다. 만약 실제 채용인원이 600명대까지 주저앉을 경우 2014년(670명) 이후 10년 만에 최저 규모가 된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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