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와 포항을 중심으로 경북지역 분양권 거래가 활발하다. 구미는 경기 용인과 함께 반도체 특화 수혜가 기대되고, 포항은 이차전지·바이오 특화 호재가 있는 가운데 두 지역 모두 내년 입주 예정 물량이 적지 않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1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가 국토교통부의 전국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거래량은 1만1783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만205건보다 15.4% 증가했다. 전 분기보다는 26% 늘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1647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1613건)이 뒤를 이었다. 경북지역 분양권(입주권) 거래량은 전 분기(972건) 대비 65.9% 급증했다. 비수도권에서는 최다 거래다. 구미에서는 총 243건의 분양권(입주권)이 거래됐다. 특히 3억원 초과~6억원 이하 거래량이 235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포항의 경우 남구와 북구 각각 183건, 807건으로 집계됐다. 마찬가지로 3억원 초과~6억원 이하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이들 지역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정부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3개 분야의 특화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구미 지가 상승률은 1.00%로, 대구(0.32%)와 부산(0.18%)은 물론 서울 주요 지역보다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3월 '구미확장단지 중흥S클래스 에듀포레' 전용면적 171㎡ 분양권이 8억3551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썼다. 포항은 미분양 해소가 더딘 편이지만, 신성장산업 활성화로 신규 기업 입주 가속화와 고용 확대에 따른 주택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남구 대잠동 일원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은 전용 127㎡ 분양권이 지난 2월 8억109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새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면서 수요자들의 관심도 지속되고 있다. 내년 구미에서는 'e편한세상 구미상모 트리베뉴'(620가구), '구미 해모로 리버시티'(756가구), '원호자이 더 포레'(834가구) 등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포항에서는 '한화포레나 포항 2차'(350가구), '힐스테이트 환호공원'(1·2블록 총 2994가구), '삼구 트리니엔 시그니처'(547가구) 등이 집들이를 준비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방 부동산 시장이 수급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호재만으로 금방 살아나기에는 한계가 있어 지역·단지별로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승계연구소장은 "특화단지 조성이라는 호재도 거래량 증가 등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며 "구축에서 신축으로 갈아타는 수요나 당초 분양가보다 저렴하게 산 경우 등이 두루 포함됐을 가능성이 더 크다. 지방은 디커플링(부동조화)이 심화한 상태인 만큼 더 세부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