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훈육으로 여성에 증오심 생겨" 진술
최대 무기징역 점쳐…'사형하라' 목소리 커져
중국에서 10대 남자아이가 8세 여자아이를 끔찍하게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미성년 흉악범죄자들도 사형 집행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26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중국 현지 매체들은 궁 모양 살해 혐의를 받는 샤오랑(가명)에 대한 첫 재판이 이날 간쑤성 룽시현 법원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샤오랑은 2022년 9월 25일 약 40가구가 모여 사는 간쑤성 딩시시 퉁웨이현 한 마을에서 미리 준비해둔 흉기로 궁양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샤오랑의 나이가 어린데도 그 살해 방법이 매우 잔인해 이 사건을 전해 들은 중국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샤오랑은 엄마의 훈육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여성에 대한 증오심이 생겨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샤오랑의 모친 천모씨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학급 친구들에게 대변을 먹으라고 협박당하는 등 괴롭힘을 당했으며, 자신도 공부 문제로 아들을 때렸었다고 시인했다.
샤오랑은 잘못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 오히려 아무렇지 않다는 태도로 죄를 뉘우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최대 무기징역형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쑤밍웨 베이징사범대 법학원 부교수는 "미성년자는 사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중죄가 성립되고 죄질이 매우 나쁘면 최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미성년자 교도소에 수감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궁양의 아버지는 법이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을 금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분개했다. 그나마 범행 당시 13세였던 샤오랑 기소돼 재판정에 서게 된 것은 형사처벌 연령 하향을 골자로 하는 형법 개정안이 최근 적용됐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은 다른 13세 소년이 10세 소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건으로 인해 2021년 3월부터 고의 살인·고의 상해 등 일부 범죄와 관련한 촉법소년 나이를 14세에서 12세로 낮췄다. 그럼에도 다른 10대들의 흉악 범죄가 계속됐던 점과 맞물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성년 가해자들도 사형 선고를 내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중국 내 여론이 들끓고 있다.
궁양이 살해당한 뒤 피해자 집안은 풍비박산이 된 것으로 알려져 동정 여론도 커지고 있다. 궁양의 아버지가 160㎞ 이상 떨어진 외지에서 일하는 동안 궁양을 돌봤던 할아버지는 충격을 받아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야위었고 할머니도 정신질환이 심해졌다고 전해졌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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