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펀드에 연초 이후 4조9693억원 유입
올들어 자금 유입 지속
美 주식 보관금액 이달 800억달러 돌파
올해 개인 순매수 톱10 ETF 중 9개가 美 투자 ETF
올해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글로벌 증시 중 가장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미국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펀드에는 올 들어 약 5조원의 자금이 몰렸고 미국 주식 보관액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26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북미 펀드에 연초 이후 4조9693억원이 유입됐다. 북미 펀드 설정액은 연초 11조8226억원에서 16조7918억원으로 불어났다.
북미 펀드는 주요 지역 및 국가별 펀드 중 독보적인 자금 유입세를 보이고 있다. 조단위 자금이 유입된 지역 및 국가 펀드는 북미 펀드가 유일했다. 연초 이후 6343억원이 유입된 인도 펀드, 1264억원이 유입된 일본 펀드가 뒤를 이었다.
북미 펀드의 압도적인 자금 유입은 높은 수익률 때문이다. 연초 이후 북미 펀드 수익률은 24.58%에 달해 주요 지역 및 국가별 펀드 중 가장 높았다. 북미 펀드 외에 아시아퍼시픽(23.51%), 인도(21.10%) 펀드가 20%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미국 주식 보관액도 역대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844억916만달러(약 117조80억원)로 800억달러를 넘어섰다. 2011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 규모다. 올해 1월에는 646억9353만달러로 700억원에 못 미쳤으나 2월에 700억달러를 넘었고 3개월여 만에 다시 100억달러가 늘었다.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개인의 미국 투자 열풍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TIGER 미국 S&P500으로, 올해 들어 이달 24일까지 7467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의 순매수 톱10 ETF 중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를 제외한 9개가 모두 미국 관련 ETF였다. TIGER 미국 배당 다우존스(5340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3094억원), TIGER 미국 배당+7% 프리미엄 다우존스(2906억원), ACE 미국 30년 국채 액티브(H)(2751억원), KODEX 미국 S&P500 TR(2663억원), KODEX 미국 반도체 MV(2018억원), ACE 미국 S&P500(1880억원), KODEX 미국 나스닥 100 TR(1764억원) 등이 개인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상승세에 따른 피로감 누적으로 최근 미국 증시가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미국 증시의 우위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성환 신한 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미국에 추격을 허용하는 듯했던 미국 주식시장은 3분기에도 여전히 주도권을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지표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지만 그래도 다른 국가 대비 모멘텀이 우월하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도 견고한 데다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은 아직 피로감을 노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일한 걱정거리는 가격 부담인데 실적 전망이 상향되고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예상되는 구간에서 가격 부담을 논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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