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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치열한 미국의 시니어 산업④ 일, 창업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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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시니어트렌드]치열한 미국의 시니어 산업④ 일, 창업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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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코앞이다. 후보자인 바이든(81세)과 트럼프(78세) 모두 만 75세를 넘긴, 후기 고령자다. 미국의 일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은퇴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때마다 노화 징후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미국은퇴자연합(AARP)은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어린이가 감소하는 시대적 상황을 직시하며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하기 위해 인식개선 운동을 펼치고 있다. 미국에서 시니어에 대한 인식은 ‘은퇴’해서 질 좋은 고가의 옷을 차려입은 건강한 노부부가 골프장에서 라운딩하다 쉬거나, 굽은 허리와 남루한 차림새에 돌봄이 필요한 2가지뿐이라고 한다. 최근의 사회 운동은 ‘정년퇴직’은 또 다른 형태의 에이지즘(Ageism: 연령차별)이라며 전통적인 은퇴 연령을 잊자고 한다. 지난 3월 뉴욕타임스는 ‘어른들의 나라가 된 미국, 나이에 대해 진짜로 물어야 할 질문’이란 글을 게재했다. 미국인들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어떻게 노년의 삶을 발명하고 창조해가야 하는지, 나이듦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 했다.


실제 최근 몇 년간 미국 시니어들의 노동 시장은 진화 중이다. 더 많은 시니어들이 전통적인 은퇴 연령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적 안정성이나 활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혹은 새로운 관심에 따라서 일하기를 선택하고 있다. 먼저 파트타임으로 전환하든 정년을 연장하든 은퇴를 연기하는 시니어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원격 근무가 가능한 곳에 프리랜서로 취직한다거나 '앙코르 커리어(Encore careers)'라며 흥미나 열정이 가는 곳으로 전직한다. 일부 시니어들은 소규모 창업을 하기도 하고, 기업가 정신에 입각한 벤처 창업을 하기도 한다. 또 금전적 대가를 전혀 바라지 않고,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해 자신의 기술과 경험을 다양한 조직에 기부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개인별로 건강과 재정 상황, 선호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여러 자료 조사를 통해 필자에게 흥미로웠던 점은, 독립적일 줄만 알았던 미국 시니어들도 자녀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은퇴를 미루는 비율이 상당했단 것이다.


미국 시니어 트렌드의 여러 일 유형 중에서 창업 관련 이야기를 살펴보자. 얼마 전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프레디 러디’란 50대 성공 창업 사례가 소개됐다. 1990년부터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몸담았던 회사가 성장해 48세가 되던 때, 그가 보유한 주식 가치는 500억원에 달했다. 그런데 2002년 회계부정 사건이 터지면서 회사가 파산, 일자리도 재산도 사라졌다. 바로 창업을 했으나 공동 창업자가 사기 전과범이라 결국 폐업하고 빚만 얻었다. 다른 방도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만 50세가 되던 해, IT서비스 창업을 다시 했다. 10년의 노력 끝에 인생 반전, 회사 매각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하고 상장에 이르러 20년 만에 200조원 가치의 회사가 됐다. 실리콘밸리의 젊은 창업자들은 어린 나이에 트렌드를 읽고 투자를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는 모델이 일반적인데, 그야말로 고군분투였다. 한편 ‘커넬 샌더스’는 생계를 잇기조차 어려운 환경과 화재, 사업 실패와 수백번의 거절이란 환경에도 좌절하지 않고 65세에 KFC를 창업했다. 그가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 KFC는 전 세계 48개국에 약 6000여개의 매장을 갖췄다. 맥도날드에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해 현재 3만5000여 매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레이 크록’ 역시 남들이 은퇴 후를 계획하는 52세 때 도전을 시작했다.


창직 사례도 있다. 드라마로도 제작된 자전적 소설 '레슨 인 케미스트리'의 저자인 ‘보니 가머스’다. 1950년대, 과학자로 경력을 쌓고 싶었으나 여자에게 불평등했던 사회 속 난항을 겪는다. 수많은 거절 끝에 우연한 계기로 ‘요리는 화학’이라며 TV 요리쇼 일을 시작한다. 이후 TV 요리왕이 되었으나 가정사로 인해 하차해 다시금 힘든 상황에 처한다. 98번 거절 받은 끝에 65세에 작가로 데뷔, 200만달러 선인세를 받고 전 세계 1000만부 책을 판매한다.


전직도 가능하다. 요즘 인공지능으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그렇지만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기술직과 관련 지원업무 수요는 공급 대비 턱없이 모자라다. 지역 내 커뮤니티 대학에서 12주간 심화 훈련을 받고, 클린룸에서 실습을 해낸다면 고졸 이상 학력자 누구나 가능하다. 싱글맘부터 은퇴 시니어까지 신규로 진출 중이다.


미국 시니어세대는 건강한데 30년 이상 할 일 없이 지내는 것은 고문이라며, 일터로 가자고 한다. 오래전부터 퇴직한 시니어에게 리턴십을 시행한 나라도 미국이다. ‘평생 현역’을 당당하게 실천할 수 있고, 50대에도 새로운 일과 분야에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중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나이 듦에 대한, 노동에 대한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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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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