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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산으로 속여 낙태약 먹이고 협박까지…대법, 30대 유부남 실형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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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 행세하며 7년간 교제…결혼식 두번 취소
2심서 1500만원 공탁하고 감형받아

결혼 사실을 숨기고 7년간 교제한 여성이 임신을 하자 낙태약을 영양제인 엽산이라고 속여 낙태시키고, 자신의 아내나 지인들에게 소문이 날까 두려워 사진과 영상으로 협박까지 한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해당 남성은 유부남이었음에도 피해 여성과 결혼식 날짜까지 잡았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속여 이틀 전에 결혼식을 취소했고, 두 번이나 피해 여성이 낙태하도록 했는데도 항소심에서 1500만원을 공탁해 감형받았다.


엽산으로 속여 낙태약 먹이고 협박까지…대법, 30대 유부남 실형 확정 서울 서초동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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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부동의낙태 및 협박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38)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부동의낙태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없다"고 이씨의 상고를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2014년 B씨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시작했다. 당시 그는 2009년 지인의 소개로 만난 현재의 배우자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지만 그 같은 사실을 숨겼다. 2015년 11월 실제 결혼을 한 뒤에도 이씨는 계속 B씨에게 자신의 결혼 사실을 숨기고 마치 B씨와 결혼할 것처럼 굴며 교제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2020년 9월 B씨가 임신을 하자 이씨는 "내가 탈모약을 먹어서 기형아를 낳을 확률이 높다"고 B씨를 설득해 B씨 스스로 낙태하게 만들었다.


2021년 6월 B씨가 다시 임신을 하자 이씨는 또 다시 낙태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B씨가 '결혼할 예정이니 낙태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자 몰래 낙태약을 먹여서 낙태시키기로 마음먹었다.


같은 해 7월 5일 인터넷을 이용해 두 종류의 낙태약을 구입한 이씨는 같은 달 7일 저녁 부산 사상구에 위치한 한 지하주차장에서 B씨에게 큰 알약 2개와 작은 알약 4개 등 알약 6개를 임신부에게 필요한 영양제인 엽산약이라고 속이며 보여줬다.


이씨는 B씨에게 "큰 거는 고용량 엽산이다. 1개를 우선 먹어라"라고 속여 큰 알약 1개를 먹게 했다. 그리고 다음 날(7월 9일) 나머지 큰 알약 1개를 B씨에게 먹였다.


이씨는 같은 해 7월 9일 오후 5시 부산 사상구 근처 한 모텔에서 B씨에게 "오늘은 이 엽산을 먹어야 한다"며 작은 알약 2개를 건네 먹게 했고, 결국 같은 날 저녁 10시 B씨는 자신의 집에서 약 3개월 된 태아를 몸 밖으로 배출했다.


한편 이씨는 B씨와 결혼식 날짜까지 잡았다가 불과 결혼식 이틀 전에 거짓말을 해 취소하는 등 두 번이나 결혼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씨는 한 차례 이씨와의 결혼식을 취소한 뒤에도 결혼식을 하자는 B씨의 뜻에 따라 2021년 12월 19일 결혼식을 하기로 하고 결혼 준비를 하면서도 '병원에 입원해 계신 아버지가 위독하다'거나 '신혼집을 구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등 계속 거짓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결혼식을 이틀 앞둔 같은 해 12월 17일 '코로나에 걸렸다'고 B씨를 속여 결혼식을 취소시켰다.


이 같은 이씨의 행동을 의심한 B씨는 2021년 12월 20일 이씨의 모친이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갔고, 이씨의 모친으로부터 이씨가 아이까지 있는 기혼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씨가 자신의 모친을 만나고 간 뒤 자신의 아내나 지인들에게 자신과의 관계를 소문낼까 두려워진 이씨는 B씨를 만나 사태를 무마하려 했지만 B씨가 만나주지 않자 이씨가 모친의 식당에 다녀간 날 저녁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지 "안 만나준다면 더 이상 경고는 없다. 7년 세월 고스란히 녹혀둔 거 보여줄 테니. 나한테 너무너무 많은 사진과 영상들이 남아있어. 나 잠깐 보면 못 웃을 거에요. 인터넷 슈퍼스타 될까봐"라는 협박 메시지를 B씨에게 보냈다.


1심 법원은 이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7년이 넘는 기간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하면서, 피해자는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결혼식이 거듭 취소되고, 두 차례 태아를 잃는 경험을 하게 됐다"라며 "유산 자체가 적지 않은 고통이었을 것인데, 그것이 엽산을 가장해 피고인이 준 약 때문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피해자가 받았을 충격은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어 재판부는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더 이상의 피해를 멈출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음에도 무책임한 선택을 반복해 상황을 악화시켰다"라며 "그로 인해 피해자는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됐고, 그 가해자인 피고인의 엄벌을 강하게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이씨가 초범인 점 등 이씨에게 유리한 사정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심 법원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이씨에게 징역 1년 2월을 선고했다. '1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씨의 주장을 받아준 것이다.


이씨가 선고 직전 법원에 1500만원을 공탁했고 초범인 점이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015년 11월 지금의 배우자와 결혼해 피해자와 결혼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2014년경부터 피해자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시작했는데, 피해자와 결혼할 것처럼 하다가 두 번이나 결혼식을 취소했고, 피해자가 두 차례나 태아를 잃는 경험을 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유산 자체가 적지 않은 고통이었을 것인데, 피해자는 피고인이 준 약이 엽산인 줄 알고 먹었다가 낙태를 하게 된 것으로 피해자가 받았을 충격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두 번째 결혼식이 취소된 이후에야 피고인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사죄하기는커녕 피해자에게 사진과 영상들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까지 했다"라며 "위와 같은 범행들로 인해 피해자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됐고, 항소심에 이른 지금까지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강하게 탄원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그에 상응한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는 점, 초범인 점,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에게 1500만원을 공탁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반영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 과정에 나타난 양형요소를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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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또다시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심 법원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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