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마스터-가맹점, 수수료 소송 합의…법원이 제동"

미국 카드 업체 비자 및 마스터카드와 가맹점 간 카드 수수료 소송에 대한 합의안이 연방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릴 전망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주 동부지방법원의 마고 브로디 판사는 이날 청문회에서 비자·마스터와 카드가맹점 간 합의를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브로디 판사가 공식적으로 판결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며칠 안에 (거부 취지의) 서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지난 3월 비자와 마스터는 향후 3년간 가맹점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최소 0.04%포인트 인하하고 5년간 양사 결제 시스템 전반의 평균 카드수수료를 현 수준보다 0.07%포인트 낮추기로 합의한 바 있다. 또 가맹점은 비자·마스터 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에게 별도 비용을 청구할 수 있으며 카드별 수수료율에 따라 해당 청구 비용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2005년 일부 가맹점이 카드사의 수수료율이 반독점법에 위배된다며 비자·마스터카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후 나온 도출안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합의 내용이 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 연방법원이 제동을 걸게 된 원인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저스틴 테레시 분석가는 "일부 주정부에서 시행되고 있는 추가 요금 금지와 같은 조항이 (합의안의) 실제 타당성 문제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카드사와 가맹점 간 합의는 20여 년 만에 어렵게 성사됐지만, 뒷맛이 개운치 못했다는 평가가 잇따른 바 있다. 일부 소매 업체 측은 수수료 인하율이 너무 낮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신용카드 종류에 따라 수수료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비자·마스터 측은 성명에서 적절한 합의 도출을 위해 가맹점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합의에 참여한 가맹점 업계는 이번 합의가 이행될 경우 5년간 가맹점이 아낄 수 있는 카드수수료가 300억달러(약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