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하철 '여장남자' 주의보
여성 승객에게 고성 지르고 갈취
범행 저지르다 회기역서 체포
서울 지하철 3호선에서 여장을 한 채 여성 승객을 상대로 금전을 요구하던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4일 서울경찰청 지하철수사대는 전날 오후 4시쯤 경범죄처벌법상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남성 A씨를 회기역에서 현행범 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2호선을 타고 왕십리를 거쳐 회기역으로 이동하며 다수의 불특정 여성을 상대로 "천원만 달라", "집에 가고 싶다", "돈 줘라" 등의 고성을 지르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A씨는 지난 11일 밤 10시쯤 지하철 3호선 오금행 열차에서 여성 승객을 대상으로 위협적인 말을 하며 금품을 갈취해 논란이 됐다. 당시 영상을 보면, 180㎝ 정도 되어 보이는 거구의 남성이 중년 여성 앞에 서더니 한참이나 고성을 지르고, 허공에 손을 휘두르기도 하며 위협한다. 치마 밑으로 철사로 추정되는 물체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에 겁에 질린 여성이 조심스럽게 현금을 내밀자, 남성은 여성의 손에 들려진 현금을 빠르게 빼앗고는 다른 여성의 앞으로 다가선다.
서울교통공사 고객센터에는 A씨와 관련된 민원이 2건 접수됐다. 인근 역의 직원들이 즉시 출동해 열차를 수색했지만, A씨는 이미 도망간 뒤였다. 당시 영상을 찍은 제보자 B씨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며 "금품을 빼앗는 모습을 보고 승객들이 모두 겁에 질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남성의 정체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정신병을 앓거나 장애가 있다면 적절한 보호를 받고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이 화제가 되자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하철 1호선과 4호선, 5호선에서도 A씨를 목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할 경우 공식 앱인 '또타지하철'의 '긴급상황' 기능을 이용해 신속히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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