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산물 상승폭 축소 영향
닭·돼지고기 등 일제히 하락
배 125% 등 과일값 폭등 지속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다만 배 가격이 역대 최고로 오르는 등 과일 가격의 폭등세는 여전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올 1월 2.8%로 떨어지며 둔화세를 보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과일·채소 물가 폭등으로 2월(3.1%)과 3월(3.1%) 다시 3%대를 웃돌다가 지난달(2.9%)에 이어 두 달 연속 2%대로 내려왔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 유가 상승의 여파로 석유류가 오르고 가공식품 상승 폭이 확대했지만, 농·축·수산물 상승 폭이 축소돼 전월보다 0.2%포인트 (물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폭이 소폭 축소된 점이 물가 상승률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상승률은 8.7%로 전월(10.6%)보다 1.9%포인트 내려갔다. 특히 축산물(-2.6%)은 지난 1월(-0.6%) 이후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닭고기(-7.8%), 돼지고기 (-5.2%), 국산 소고기(-2.3%)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통계청은 도축 마릿수와 수입량이 증가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농산물은 19.0% 올랐는데 4월(20.3%)보다는 소폭 둔화했다. 특히 채소는 7.4% 올라 지난 4월(12.8%)보다 안정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공 심의관은 “지난달 날씨가 좋아지면서 채소 작황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과(80.4%)와 배(126.3%) 등 과일 가격 강세는 여전했다. 배는 사과 대체재로 소비가 늘어나면서 조사 이후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토마토(37.8%)도 크게 올랐다. 이에 따라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3%나 급등했는데, 신선과실 상승 폭(39.5%)은 지난달(38.7%)과 비교해도 소폭 확대했다.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3.1%로 나타나 전월(1.3%)보다 오름세가 커졌다. 지난해 1월 4.1%를 기록한 이래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공식품도 2.0% 올라 전월(1.6%)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서비스 부문은 2.3% 상승했다. 공공서비스와 개인 서비스의 상승 폭은 각각 2.2%, 2.8%로 나타났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추세적으로 안정화하는 모습이다. 근원물가를 나타내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2.0% 상승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올랐다. 공 심의관은 “근원물가는 계속해서 관리되고 있다”며 “변동이 큰 부분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상당히 안정돼 가고 있다”고 전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3.1%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458개 품목 가운데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커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작성한 지수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 4.5%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월(3.4%)까지 상승 폭이 둔화했다가 이후 3%대에서 등락 흐름을 보였다. 이 가운데 식품은 1년 전과 비교해 3.9% 상승했다. 식품 이외는 2.5% 올랐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2.6% 상승했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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