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NS에는 관련 동영상 올라오기도
日 경찰, 기물손괴혐의로 용의자 추적
일본 우익의 성지로 불리는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화장실'이라고 쓴 낙서가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일 산케이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은 현지 경찰이 전날 오전 '야스쿠니 신사' 이름이 새겨진 돌기둥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화장실을 뜻하는 영어 단어 'toilet'을 써 놓은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낙서는 당일 오전 6시20분쯤 이곳을 지나던 한 행인이 발견해 근처 경찰에게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낙서 발견 후 해당 돌기둥 주변에는 가림막이 쳐졌고, 스프레이를 지우는 작업도 함께 이뤄졌다. 낙서는 반나절 만에 모두 제거돼 원상 복구됐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전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명의 영령을 추모하는 곳으로,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또 강제로 전쟁에 동원된 한국인 2만여명의 위패도 안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인 샤오홍수(小紅書)에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야스쿠니 신사 돌기둥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낙서하는 모습이 찍힌 동영상이 올라왔다. 이 남성은 돌기둥을 향해 소변을 보는 듯한 행위도 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이 남성이 중국 국적의 유튜버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일본 경찰은 이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기물손괴 혐의로 수사에 들어갔다. 이후 추가로 공개된 영상에서 해당 남성은 "일본 정부의 핵 오염수 방류를 보면서 아무것도 안 할 수 있겠냐"라며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한 항의로 이러한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야스쿠니신사에서는 과거에도 낙서나 폭발 등 여러 사건이 일어났다. 2015년 11월23일 한국인 20대 남성이 이곳 화장실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가 보름 뒤 일본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당시 이 남성은 처음엔 "야스쿠니신사에 개인적인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가 추후 이를 번복하며 "소란을 일으켜 한국에서 칭송받고 싶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고, 재산피해도 극히 적었으나 이 남성은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일본에서 복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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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2011년 12월에는 중국인 남성이 신사 문에 화염병을 던진 일도 있었고, 2014년 12월에는 일본인 남성이 신사 경내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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