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강요미수' 의혹에 등장하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400억원대 배임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김상연 부장판사)는 21일 기업투자를 미끼로 끌어모은 자금 411억5000만원을 2014년 5월∼2015년 7월 31차례에 걸쳐 Y사 안모 대표에게 담보 없이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된 이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표가 VIK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안 대표에게 이익을 주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안 대표와 특별한 사적관계를 맺은 것도 아니고 대여금 일부를 따로 챙겼거나 돌려받은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피해 회사도 대여금 사용처에 대해 관여하고 회사 인수가 아닌 다른 데 자금이 쓰이지 않게 조치한 사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안 대표가 대여금에 대한 담보나 변제 형태로 Y사 주식 상당수를 VIK에 넘겼다"며 "당시 Y사 주식이 주당 2만원 정도로 평가됐기 때문에 변제금이 대여금보다 많았다고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VIK를 운영하면서 금융당국 인가를 받지 않고 다단계 방식으로 약 3만명으로부터 7000억원을 끌어모으는 등 자본시장법 위반·사기 혐의로 2021년 8월 총 14년 6개월의 징역형을 확정받아 복역 중이다.
이 전 대표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에 등장한 인물이다.
이 전 기자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당시 검사장)과 공모해 이 전 대표에게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에 대한 비리 정보를 털어놓지 않으면 중벌을 받게 될 것처럼 강요하다 미수에 그친 혐의(강요미수)로 수사받았다.
이 전 기자는 올해 초 무죄가 확정됐고 한 전 위원장은 2022년 4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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