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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패배' 이후, 민주당에 일어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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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이탈 흐름, 지지율 큰 폭으로 하락
①당원들 참여 확대 vs 대의제 위기
②강력하게 맞서야 vs 민심과 멀어져
이재명 대표, '친명 강화' 기회로 활용

'이변'이라 불렸던 국회의장 후보 경선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지고, 정당 지지율이 하락했다. 탈당 신청자는 이미 1만명을 넘었다. 일부는 승인됐고, 일부는 보류됐다. 탈당이 이어지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당이 당원 중심의 대중 정당으로 나아가고 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원 권한을 두 배로 늘리겠다"며 만류에 나섰다.


지지율도 크게 떨어졌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2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 대상으로 무선 97%, 유선 3% 자동응답 방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와 비교해 6.1%포인트 하락한 34.5%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2.1%포인트 올라 35.0%였다. 양당 간 지지율 격차는 지난주만 해도 민주당이 오차범위 바깥에서 국민의힘을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추미애 패배' 이후, 민주당에 일어난 일 국회의장 후보에 출마한 추미애, 우원식 후보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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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한 것과 관련해 김봉신 메타보이스 이사는 "추 당선인을 지지했던 이들이 민주당에 대한 지지 의사를 철회하면서 지지율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이사는 추 당선인 경선 패배로 인한 지지층 이탈 외에도 "경선 결과를 두고서 중진의원들끼리 갈등을 빚는다거나 색출 논란 등이 나오는 것에 식상해하는 지지자들의 이탈도 함께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중도 성향 지지층이 강성 지지층의 반발에 거부감을 느껴, 지지를 철회한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이번 여론조사가 자동응답방식(ARS)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응답률이 낮은) ARS 조사 방식은 고관여 지지자들이 많이 참여한다"며 "일반 국민보다는 정치 고관여 국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번 경선 결과가 두 가지 시사점을 줬다고 해석한다.


당원들의 참여 확대 vs 대의제의 위기

첫째는 정당의 운영 방식에 관한 문제다. 대의제로 이뤄진 현재 정치 구조에 맞서 당원들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의장 선거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당심(당원 마음)과 민심(국민 마음)이라는 단어 외에도 의심(의원 마음)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당원들의 생각과 의원들의 생각이 다르게 돌아가고 있음을 지적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이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해 "당심과 의심의 차이가 너무 멀었다. 실망하고 분노한 당원을 위로해 간극을 메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예 국회의장 선거에 당원들의 뜻을 담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총선 민심을 반영할 당원 주권 정당혁신 제1호로 ‘권리당원의 의견 10분의 1 이상 반영을 원칙으로 하는 10% 규정을 제안한다"며 "국회의장 후보, 원내대표, 당 지도부 경선의 본선거와 예비선거부터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의장 선거 등에 있어서 어떤 방식으로든 당원들의 뜻이 실제 결정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런 흐름을 강하게 비판했다. 신 교수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국회의장은 당직이 아니다"라며 "당원들이 국회의장 선거에 투표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인 타당성을 가졌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런 논란 자체가 포퓰리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신 교수는 "포퓰리즘이라고 하면 돈을 풀어주는 것으로만 이해하는데 대의제를 부정하는 게 포퓰리즘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게 당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국회는 대의제로 운영되는 데 당내에서 이렇게 생각한다면 (국회 운영에서도) 투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의제로 운영되는 국회 의사 결정이 당원, 특히 당내 강경파 당원의 의사 결정에 휘둘릴 수 있는 위험에 놓인다는 것이다. 다만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의제의 위기라기보다는 정치꾼들의 문제"라며 "당심을 자극해 자신들의 정치적인 이익을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 강력하게 현 정부에 맞서야 vs 민심과 멀어진다

또 하나는 민주당의 향후 노선에 대한 고민이 이번 논란에 담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 당선인 국회의장론'에 대한 당원들의 쏠림 현상은 단순히 추 당선인 한 개인에 대한 당원의 지지를 의미한다기보다, 22대 국회에서 현 정부에 대해 강경하게 맞서야 한다는 의견이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추 당선인의 패배와 관련해 정치권의 일반적인 해석은 과거 환경노동위원장 시절 노동관계법 처리 과정에서 자당 의원들의 출입을 막는 등 독선적인 행태를 보여왔던 것에 대한 거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한다. 당원은 물론 지도부가 추 대표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분위기에도 의원들이 따르지 않았던 것은 추 당선인 개인에 대한 의구심이 컸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추 당선인의 의장 선출 문제에 당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22대 국회 운영은 물론 대여투쟁 의지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평론가는 "민주당 당원들 가운데는 민주당이 똘똘 뭉쳐 윤석열 정권을 끝내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며 "이들의 눈에 추 당선인이 ‘답’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추 당선인에 대한 당원들의 지지는 단순한 한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당내 강경 노선에 대한 지지 의사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이것은 민주당 당원들의 생각이고 국민이 볼 때는 국회의장 자리는 야당 정치 공세의 무기가 아니다"라며 "국민들의 생각과 당원들의 생각이 달라서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패한 것인데 민주당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강성 당원들은 추 당선인이 강하게 밀어붙이라고 하는 상황이지만, 민심은 그렇지 않다는 측면에서 민주당의 이번 선택이 나쁜 선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의 이면에 민주당의 딜레마가 담겨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재집권 등을 위해서는 중도층을 흡수해야 하는데,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결국 당심과 민심 사이의 간극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민주당 외에도 조국혁신당이라는 ‘대안’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민주당으로서는 혁신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어 한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탈당을 선언한 당원들이 조국혁신당행을 선언하는 것 등도 민주당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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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일련의 상황을 위기인 동시에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당원들의 불만을 계기로 민주당의 체질을 보다 '당원' 중심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중심 정당'을 내세우며 시도당 경선과 관련해 대의원의 권한을 대폭 약화하는 대신 권리당원의 권한을 확대하려고 한다. 현재는 민주당 시도당 경선의 경우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50 대 50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대의원의 의결권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당대회에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비중이 20대 1 미만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시도당 위원장들도 협의에 의해서 선정하는 것보다는 가급적 당원들이 선거를 해서 하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존의 합의 추대 방식 대신 당원들의 표로 시도당 위원장을 선출하자는 것이다. 이 경우 다음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하는 시도당 위원장은 한층 친명 일색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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