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간 딸 15주기 준비하다 발 헛디뎌…故장진영 곁으로 간 아버지

'장진영 기념관' 다녀오다 발 헛디뎌 넘어져

배우 고(故) 장진영(1972∼2009)씨의 부친 장길남 계암장학회 이사장(89)이 16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연합뉴스는 17일 유족의 말을 인용해 고인이 전날 전북 임실군 운암면에 있는 ‘장진영 기념관’에 다녀오던 길에 발을 헛디디며 넘어지면서 변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2011년 5월 전북 임실 '장진영 기념관' 개관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고인 [사진출처=연합뉴스]

고(故) 장진영의 언니 장진이씨는 연합뉴스에 “(아버지가) 올해 9월 동생의 15주기 행사를 크게 열고 싶어 하셨다. 어제도 그 준비차 (장진영) 기념관에 갔다가 돌아오시는 길에 변을 당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장 이사장은 1935년 광주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폐수처리용품 업체인 ‘삼화화학’을 운영했다. 2녀 중 둘째 딸인 장진영이 2009년 9월 위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빈소로 찾아온 딸의 모교(전주중앙여고) 교감에게 장학금 5000만원을 기부했다. 장진영이 투병하던 중 모교에 장학금을 내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장길남 이사장은 2010년 계암장학회를 설립한 뒤 꾸준히 장학사업을 벌였다. 지난 1월에도 학교법인 우석학원에 5억원을 기부했다.

장길남 이사장 [사진출처=연합뉴스]

당시 장 이사장은 선행의 이유를 두고 “생전 딸의 뜻에 따라 인재 양성에 힘을 보태고 싶다”며 “학생 교육과 지역사회 공헌에 앞장서고 있는 우석학원의 발전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2011년에는 임실군 운암면 사양리에 ‘장진영 기념관’을 세우고, 직접 관리해왔다.

고인의 유족은 부인 백귀자씨와 딸 장진이씨 등이 있다. 고인의 빈소는 전주시민장례문화원 특301호실에 마련됐다. 18일 오전 8시 30분 발인 후 전북 임실군 운암면 선영에 안장된다.

장길남 계암장학회 이사장. [사진출처=KBS 유튜브 캡처]

한편, 장진영씨는 1972년 전주에서 태어났으며, 1993년 미스코리아 충남 진 출신이다. 1997년 드라마 ‘내 안의 천사’로 데뷔해 2000년 영화 ‘반칙왕’ ‘국화꽃 향기’ 등에 출연했다.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두 번 거머쥐었고,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로 사랑받았다. 2007년 드라마 ’로비스트’를 유작으로 2009년 9월 1일 위암으로 숨졌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