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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前장관 새 시집 "정치인 역할 다시 주어질지 알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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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사월 바다' 이후 8년 고뇌 담아
12년 의정활동 "마당만 좀 쓸다 온것 같아"
나은 세상 위한 고민, 정치·문학 다르지않아

"정오는 가장 따뜻한 시간, 밝고 환한 시간이다. 생명을 가진 것들이 가장 왕성하게 생육하는 시간이다. 그러니까 그 시간으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이라는 시집 제목은 가장 어두운 시간을 뜻한다."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년 만에 낸 시집 제목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도 전 장관이 시집을 낸 것은 세월호 사고의 참혹한 마음을 담아 2016년 출간한 '사월 바다' 이후 8년 만이다. 그는 14일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후 8년 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뇌를 새 시집에 담았다고 했다.

도종환 前장관 새 시집 "정치인 역할 다시 주어질지 알수 없어"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4일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새 시집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등단 40주년을 맞은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 제공=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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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전 장관은 곧 12년 간의 의정 활동을 마무리한다. 본업인 시인으로 돌아온 그는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도 전 장관은 "그래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었냐고 물으면 '마당만 좀 쓸다 온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시가 이번 시집에 실려 있다"고 했다. 좀 깨끗해지는가 싶으면 다시 또 바람이 불어와 쓰레기 먼지가 덮이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인으로 살면서 "나는 왜 여기 있는가 이런 생각을 끝없이 했다"고 했다. 이어 "거기에 대한 대답이 찾아질 때도 있고 대답을 놓칠 때도 있었다"며 "대답을 제대로 찾지 못할 때 쌓인 고뇌의 흔적들이 이번 시집에 들어가 있다"고 했다.


도 전 장관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해답을 찾는 길은 어렵다면서도 문학인 후배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문화예술을 위해 일할 사람이 꼭 필요하다. 후배들 중 누가 정치권에 들어가겠다고 하면 그런 일을 하러 가는 것이다. 무슨 자리나 권력이나 이런 것을 탐하려고 하면 들어가지 말라고 할 것이다. 정치는 주어진 권한을 선용하는 곳이다. 그래서 권한을 공정하고 따뜻하게 쓰기 위해서 대신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자세가 돼 있으면 들어가라고 말을 하겠다."


도 전 장관은 자신에게 다시 정치인으로서 역할이 주어질지는 지금은 알 수 없다며 지금은 문학인으로서 주어진 역할을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작가나 정치인들의 고민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시집에 '세속의 길과 구도의 길은 다르지 않다'라는 법정 스님의 말씀을 언급한 시도 있다. 사람들은 그건 별개의 길이라고, 세속의 길과 구도의 길이 어떻게 같냐고 하지만 끝에 가면 결국 다 만나는 것이다."


그는 톨스토이의 '두 노인'이라는 단편소설도 언급했다. 두 노인이 성지순례를 떠났는데 한 노인이 순례 중 병든 사람, 굶주리는 사람을 돌보다 결국 성지순례를 다 마치지 못했는데 그러면 하나님을 만난 노인은 둘 중 누구인지를 톨스토이는 묻는다고 설명했다.

도종환 前장관 새 시집 "정치인 역할 다시 주어질지 알수 없어"

도 전 장관은 올해 등단 40주년을 맞았다. 그는 "40년 동안 시를 쓰면서 시를 만나는 시간은 영성을 회복하는 시간, 간절해지는 시간, 고요와 균형을 회복하는 시간이었다"며 "그래서 시를 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반대로 "시와 만나지 못하는 시간은 굉장히 건조하고 황폐해지는 시간처럼 느껴졌다"며 "그래서 시를 놓을 수가 없었다고 정치를 하러 국회에 들어가 있으면서도 시를 계속 썼다"고 했다.


시집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도 전 장관이 보는 지금 세상에 대한 시선은 안타까움이 앞선다. 그래서 그는 계속 시를 쓰고 앞으로 문학인으로서 주어질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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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까뮈는 정오를 균형 잡힌 시간이라고 했다. 시집 제목은 그 균형이 깨진 시간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거칠고 살벌한 시간, 죽음의 시간을 우리가 살고 있다. 그런데 잘 보면 어둠 속에도 어둠만 있는 게 아니고 그 안에 별도 있고 달도 있다. 그래서 시인들은 옛날부터 가장 어두운 시간에도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라고 말을 했다. 이 어두운 시간 속에서도 성찰하는 사람, 성찰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 사람이 시인이아고 생각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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