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자동차의 날 기념행사
車산업 미래 경쟁력 강화 방안 모색
전기차·자율주행차 위주로 중국 업체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전환 경쟁에서 뒤처지면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내 자동차 산업을 움직이는 핵심 관계자들이 '자동차의 날' 행사에 모여 SDV 전환에서 도태되면 안 된다는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9일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는 '자동차의 날'을 기념해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미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본부장은 "한국 자동차 업체는 SDV 연구 개발에 절박함을 가져야 한다"며 "특히 부족한 자율주행 분야에서 인공지능과 접목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인재 유치는 물론 스타트업과의 협업, 인수합병(M&A) 등 많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하이브리드 호황으로 일본·한국업체들이 수혜를 입고 있는 상황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 본부장은 "도요타는 우호적인 환율 환경과 하이브리드 인기 등 특수한 상황에 따라 사상 최대 이익을 누리고 있다"며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며 현대차그룹도 절대 안주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고 본부장은 IT업체가 주도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약진을 언급했다. 그는 "샤오미가 3년 만에 자동차를 만들었다"며 "4000여명에 달하는 전기차 산업 종사자, 확장된 산업 공유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자율주행 기술은 전기차를 압도할 것"이라며 "자율주행과 AI에서 압도적 세계 2위의 기술력을 보유한 중국을 결코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제발표를 진행한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는 오늘날 차량 진화의 핵심이 되고 있는 SDV 기술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정 교수는 "한국 자동차 산업은 SDV 개발·상용화를 위해 관련 회사들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 소프트웨어(SW), 자동차 업계의 기술 융합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SDV 개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되 현실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홍성수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자동차업계는 SDV에 대한 현실적 기술적 한계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며 "실천적인 로드맵과 구현 전략이 필요하며 그에 맞는 핵심 기술을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SDV 전환을 위한 SW 인재 확보의 필요성도 거론됐다. 업계는 인재 육성을 위한 정부와 학계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강남훈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 회장은 "HW 기반의 기존 완성차 업계 입장에서 보면 SDV는 새로운 도전"이라며 "SW 인력 확보를 위한 정부와 학계의 지원과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효선 산업통상자원부 서기관은 "정부와 민간기업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며 "미래차 전환 촉진을 위한 자급·일감 공급, 핵심기술 확보와 전문인력 양성, 규제 혁신 등의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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