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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제약사 해외사업이 실패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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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제약사 해외사업이 실패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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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해외사업 상당수가 속 빈 강정이다.


85개 국내 제약사가 169개 해외법인을 갖고 있다(2022 제약바이오산업 데이터북). 2002년 15개사 25개 해외법인에서 해외 진출사는 근 6배, 해외법인은 7배 늘었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이렇게 늘어난 해외법인에 대해 나오는 보도자료는 '현지 안착, 매출 증대' 장밋빛 일색이다. 하지만 아시아경제가 국내 매출 상위 제약 10사의 지난해 해외법인 실적을 살펴보니 과반수가 수십억~수백억 원의 순손실이었다. 모회사까지 적자로 끌고 들어간 부실 해외법인도 있다. 지난 4~5년간 전 세계 곳곳에서 문 닫은 다른 제약사 해외법인도 수두룩하다.


해외법인은 대부분 공시 대상이 아니어서 사업보고서가 나오면 타법인 출자현황에 한 줄 적히는 최근 사업연도 재무현황을 찾아서 읽어보는 것 외에 현지에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개미투자자가 알 도리가 없다.


글로벌 기준으로 국내 제약사는 구멍가게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87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33조원, 당기순이익은 2조2700억원이다. 상장사를 다 합쳐야 LG에너지솔루션(매출 33조7500억원·당기순이익 1조6400억원) 하나 사이즈다. 미국 제약사 MSD의 작년 매출 601억달러(약 82조원)의 반도 안 된다.


경량 체급상 골리앗 구미 시장보다 개발도상국을 노렸는데 휘청대는 해외법인도 많다. 국내 제약업계의 해외 최초 진출국 베트남을 보면 개도국도 고난도 시장임을 알게 된다. 우리 제약사의 이 나라 사업을 오래 지켜본 컨설턴트는 이렇게 설명했다. "고만고만한 회사들이 한국에서 팔던 약을 들고 온다. 기업 레벨은 일본, 싱가포르 제약사(복제약 공공입찰 1등급)에 못 미치는 2등급이고, 가격은 같은 2등급 중국산보다 비싸니 선택을 못 받는다. 건강기능식품이나 마스크팩으로 돌리지만 현지에선 무명 브랜드에 중국·인도산의 몇 배 가격이니 유통망이 뚫리지 않는다. 속절없이 자본금을 까먹는다."


우리나라 연간 의약품 생산액은 29조원으로 국내 총생산액의 1.2%에 불과하다. 381개 제약사(완제의약품 생산 기준)가 여기서 땅따먹기를 한다. 우물 안에 만족하는 회사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작은 시장이다. 어려워도 글로벌 도전이 필수다. 성공 사례도 있다.


북경한미약품은 오너가 현지에 상주하며 한국과 관계없는 현지용 의약품을 개발, 판매하는 '중국 회사'로 세팅했다. 작년 한미약품그룹 총매출의 4분의 1,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북경한미약품이 올렸다. 셀트리온은 회장과 부회장이 미국, 유럽을 나눠 맡고 병원을 직접 돌며 세일즈한다. 이 회사는 전 세계 32개국에 판매법인을 차렸다. 신풍제약 베트남법인은 28년간의 바닥 영업을 바탕으로 현재 100여종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해 현지 약국 매대에 올려놓고, 동남아시아 타국에 수출까지 하는 작지만 탄탄한 기업으로 뿌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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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규모와 성격은 다르지만 해외사업에 회사의 명운을 거는 승부수를 던지고 장기간 진력한 공통점이 이들에게 있다. 해외사업을 생각하는 제약사는 베트남의 고전 사례와 세 회사의 성공 사례를 두루 참고할 만하다.




이동혁 바이오중기벤처부장 d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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