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Q&A]‘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 전말과 수사 전망

시계아이콘11분 52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 이원석 검찰총장이 고발장 접수 5개월 만인 지난 2일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신속하게 수사하라’는 지시를 내린 이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고발인들에게 9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하고, 사건 당일 원본 영상 확보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이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선물한 최재영 목사가 주거침입 등 혐의로 고발된 사건도 동시에 수사 중인 가운데, 경찰에서는 최 목사가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사건 등에 대한 수사가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Q&A]‘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 전말과 수사 전망 김건희 여사./문호남 기자 munonam@
AD

야당은 검찰이 뒤늦게 수사를 서두르는 것은 곧 발의할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특검 도입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야당 일각에서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부실 수사를 덮기 위해 상대적으로 처벌 가능성이 낮은 명품백 사건 수사로 대통령실과 검찰이 ‘약속 대련’을 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선 상황이다.


현행 청탁금지법상 공직자의 배우자의 경우 금품수수 금지조항만 있을 뿐, 처벌 조항 자체가 없어 명품백 수수와 관련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김 여사를 기소하는 건 불가능하다. 윤 대통령의 경우 김 여사가 명품백을 받은 사실을 인지한 이후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와 관련 소속기관장에의 신고 의무 위반 등에 대한 처벌 조항이 있다. 헌법 제84조가 규정한 ‘불소추특권’에 따라 현직 대통령 신분인 윤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불가능하지만, 수사는 가능하며, 퇴임 후 기소는 가능하다.


다만 공직자의 신고 의무는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을 받았을 때만 있기 때문에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최 목사로부터 명품백을 받았다는 점이 인정돼야 비로소 윤 대통령의 법 위반 여부를 따져볼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직무관련성'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된 이유다. 결론적으로 직무관련성이 인정되면 김 여사는 물론, 윤 대통령과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가 문제 될 수 있고, 직무관련성이 부정되면 김 여사의 가방 수수나 윤 대통령의 미신고 및 미반환조치, 최 목사의 가방 제공 행위 등이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되기는 어렵다.


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의 시작부터 최근 수사 상황, 그리고 법리적인 쟁점과 수사 전망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이란.

A.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22년 9월 13일 재미교포인 최재영 목사가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에 있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로 김건희 여사를 찾아가 300만원 상당의 크리스찬 디올 파우치를 선물한 사건이다. 당시는 한남동 대통령 관저가 준비되기 전이라 윤 대통령이 자택인 아크로비스타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출퇴근했던 시기이다.


Q. 언제, 어떻게 알려졌나.

A. 지난해 11월 인터넷 언론 ‘서울의 소리’가 최 목사가 김 여사를 만나 명품백을 선물하는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Q. 촬영은 어떻게 이뤄졌고, 가방은 누가 마련했나.

A. 동영상은 최 목사가 차고 간 손목시계 몰래카메라를 통해 촬영됐다. 몰래카메라가 부착된 시계는 서울의 소리 측이 준비해 최 목사에게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에게 전달된 가방의 경우 김 여사와의 7시간 통화를 녹음해 공개했던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가 사비로 마련해 최 목사에게 제공한 것이라고 서울의 소리는 밝혔다. 이 기자는 자신이 직접 백화점 매장에서 가방을 구매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해 공개했다.


Q. 왜 문제가 됐나.

A. 공개된 영상에서 김 여사가 선물을 마다하거나 최 목사에게 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Q. 가방은 현재 어디에 있나.

A. 의혹이 불거진 뒤 대통령실은 “해당 가방은 ‘반환 선물’로 분류돼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부속실에 전달돼 용산 대통령실 선물 창고에 보관돼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통령 선물에 해당돼 대통령 기록관 이관 대상인지, 국고에 귀속돼 반환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지 등을 놓고 해석상 논란이 있다.


Q. 수사는 어떻게 시작됐나.

A.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는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고, 서울중앙지검이 현재 해당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이다. 한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김순환 사무총장은 올해 초 몰카 영상을 찍은 최재영 목사를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와 별도로 최 목사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도 고발돼 현재 서울 서초경찰서가 수사 중이다.


Q. 현재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은?

A.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주례 정기보고를 받고, 김 여사 관련 청탁금지법 고발사건에 대해 전담수사팀을 구성,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라고 지시한 뒤 중앙지검은 기존에 김 여사 사건을 수사해온 형사1부 주임검사 외에 반부패수사3부, 공정거래조사부, 범죄수익환수부 등 4차장 산하 부서 소속 검사 3명을 추가로 투입해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수사팀은 윤 대통령 부부를 고발한 백 대표와 최 목사를 고발한 김 사무총장에게 9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김 사무총장은 9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고, 출석 일정 연기를 요청한 백 대표는 오는 20일 검찰에 출석해 고발인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또 검찰은 7일 최 목사와 서울의 소리 측에 최 목사가 촬영한 원본 영상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Q. 고발은 작년 말에 이뤄졌는데, 왜 이제야 수사가 시작됐나.

A. 검찰은 원래 선거를 앞둔 시기에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대한 수사는 본격적으로 진행하지 않는 것이 그동안의 수사 관행이라는 입장이다. 총선이 끝난 만큼 더 이상 수사를 미룰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이 총장이 신속한 수사를 지시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는 것. 다만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놓고 검찰 내부에 갈등이 있다는 얘기는 검찰 주변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검찰 수뇌부 입장에선 윤 대통령의 의중이나 정치적 파장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 사건처럼 수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사건인 것도 사실이다. 특히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야당의 ‘김건희 특검법’ 발의가 눈앞까지 다가오면서 특검 도입에 반대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검찰이 서둘러 수사에 나섰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Q&A]‘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 전말과 수사 전망 이원석 검찰총장./김현민 기자 kimhyun81@

Q. 청탁금지법상 김 여사에게 적용할 수 있는 혐의는.

A. 청탁금지법 제8조 4항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조문을 보면 공직자가 청탁금지법 제8조 1항이나 2항에 따라 수수할 수 없는 금품을 공직자의 배우자가 수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법 제8조 1항은 직무와 관련이 없어도 공직자가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1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하는 것을 금지한 규정이기 때문에 공직자의 배우자도 직무와 관련 없이 일정한 액수를 초과하는 금품을 받는 행위가 금지된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법 제8조 4항에 '직무와 관련하여'라는 문구가 '제1항 또는 제2항'보다 앞에 배치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조항에서의 '제1항 또는 제2항'은 1회 100만원, 1년에 300만원 이하 가액의 금품(법 제8조 2항이 규정한)이나 이를 초과하는 가액의 금품(법 제8조 1항이 규정한) 등 금액을 분류하는 데 방점이 있을 뿐 직무관련성 유무와는 무관하다고 해석해야 한다. 즉 공직자의 배우자는 공직자와는 달리 직무와 관련성이 있는 경우에만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된다.


<참조 조문>

청탁금지법 제8조(금품등의 수수 금지) 공직자등의 배우자는 공직자등의 직무와 관련하여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공직자등이 받는 것이 금지되는 금품등(이하 “수수 금지 금품등”이라 한다)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제공받기로 약속해서는 아니 된다.


Q. 김 여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수 있나?

A. 청탁금지법은 제8조 4항에 공직자 배우자의 금품수수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뒀을 뿐, 이를 처벌하는 규정을 따로 두지 않고 있어 기소가 불가능하다.


Q. 청탁금지법상 윤석열 대통령에게 적용할 수 있는 혐의는?

A. 공직자 본인의 경우 직무와 관련이 없더라도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1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는 행위가 금지된다.(법 제8조 1항)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 가액과 상관없이 금품수수가 금지된다. 뇌물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인 직무와의 대가성은 필요 없다.(법 제8조 2항)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윤 대통령이 직접 가방을 받았거나, 김 여사를 통해 대리 수령했거나 사전에 인지하고 함께 받았다고 볼 수는 없는 사안인 만큼 위 금지규정이 적용될 여지는 없다.


한편,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자신의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을 받은 사실을 안 경우 지체 없이 소속기관장에게 서면으로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다.(법 제9조 1항 2호) 또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해당 금품을 제공자에게 지체 없이 반환하거나 반환하도록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법 제9조 2항) 다만, 제공자에게 반환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 소속기관장에게 인도하거나 인도하도록 해야 한다. 이때 신고를 받은 소속기관장은 해당 금품을 반환 또는 인도하게 해야 하고, 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그 내용을 지체 없이 수사기관에 통보해야 한다.(법 제9조 3항) 신고를 받지 않은 경우라도 소속기관장이 공직자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그 내용을 지체 없이 수사기관에 통보할 의무가 있다.(법 제9조 4항) 신고나 인도는 소속기관장 외에 감독기관·감사원·수사기관 또는 국민권익위원회에도 할 수 있다.(법 제9조 6항) 다만, 배우자의 청탁금지법 위반 행위에 대한 공직자의 서면 신고 의무나 반환 의무, 소속기관장의 수사기관 통보 의무 등은 모두 공직자의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을 받았을 때, 즉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은 경우에만 발생한다.


공직자가 자신의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하지 않은 경우 청탁금지법 제22조 1항 2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또 같은 법 제23조 5항 2호에 따라 금품등 가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금액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참조 조문>

제8조(금품등의 수수 금지) ①공직자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아니 된다.

②공직자등은 직무와 관련하여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제1항에서 정한 금액 이하의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아니 된다.


제9조(수수 금지 금품등의 신고 및 처리) ①공직자등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소속기관장에게 지체 없이 서면으로 신고하여야 한다.

2.공직자등이 자신의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받은 사실을 안 경우


②공직자등은 자신이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거나 그 제공의 약속이나 의사표시를 받은 경우 또는 자신의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거나 그 제공의 약속이나 의사표시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이를 제공자에게 지체 없이 반환하거나 반환하도록 하거나 그 거부의 의사를 밝히거나 밝히도록 하여야 한다. 다만, 받은 금품등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소속기관장에게 인도하거나 인도하도록 하여야 한다.

3.그 밖에 제공자에게 반환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


③소속기관장은 제1항에 따라 신고를 받거나 제2항 단서에 따라 금품등을 인도받은 경우 수수 금지 금품등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반환 또는 인도하게 하거나 거부의 의사를 표시하도록 하여야 하며, 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그 내용을 지체 없이 수사기관에 통보하여야 한다.


④소속기관장은 공직자등 또는 그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그 내용을 지체 없이 수사기관에 통보하여야 한다.


⑥공직자등은 제1항 또는 같은 조 제2항 단서에 따른 신고나 인도를 감독기관·감사원·수사기관 또는 국민권익위원회에도 할 수 있다.


제22조(벌칙) ①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자신의 배우자가 제8조제4항을 위반하여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제공받기로 약속한 사실을 알고도 제9조제1항제2호 또는 같은 조 제6항에 따라 신고하지 아니한 공직자등(제11조에 따라 준용되는 공무수행사인을 포함한다). 다만, 공직자등 또는 배우자가 제9조제2항에 따라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반환 또는 인도하거나 거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는 제외한다.


제23조(과태료 부과) ⑤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그 위반행위와 관련된 금품등 가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금액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다만, 제22조제1항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이나 「형법」 등 다른 법률에 따라 형사처벌(몰수나 추징을 당한 경우를 포함한다)을 받은 경우에는 과태료를 부과하지 아니하며, 과태료를 부과한 후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에는 그 과태료 부과를 취소한다.

2.자신의 배우자가 제8조제4항을 위반하여 같은 조 제2항에 따른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제공받기로 약속한 사실을 알고도 제9조제1항제2호 또는 같은 조 제6항에 따라 신고하지 아니한 공직자등(제11조에 따라 준용되는 공무수행사인을 포함한다). 다만, 공직자등 또는 배우자가 제9조제2항에 따라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반환 또는 인도하거나 거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는 제외한다.


[Q&A]‘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 전말과 수사 전망 윤석열 대통령.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Q. 대통령의 소속기관장은 대통령인데.

A. 문제는 대통령의 소속기관장이 대통령 본인이라는 점이다. 본인이 본인에게 셀프 신고를 해야 하느냐의 문제다. 아직 선례가 없는 만큼 법률 조항을 어떻게 해석할지에 따라 달리 볼 수 있는데, 고발인 측에서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제18조가 ▲금품 제공자의 인적사항 ▲신고의 경위와 이유 ▲금품의 종류와 가액 ▲금품 반환 여부 등을 신고 서면에 기재하도록 정한 취지에 비춰 볼 때 비록 소속기관장이 대통령 본인이라도 위와 같은 내용을 서면에 기재해 기록으로 남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Q.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나 기소가 가능한지.

A.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은 엄격하게 해석하면 ‘기소할 수 없다’는 의미이지만, 제도의 취지가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권위를 유지하게 하고, 그 직무수행을 원활하게 하려는 데에 있다는 점에서, 재직 중 형사피고인이나 증인으로 구인당하지 않고, 체포·구금·압수·수색도 받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검찰이 공소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로 공소권이 없는 상황과 유사해 ‘공소권 없음’ 불기소 처분을 하게 된다. 설사 현직 대통령이 기소되더라도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7조 1호(피고인에 대하여 재판권이 없을 때)에 따라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


다만 재직 중이라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가능하며, 재직 중 소추를 제한한 것일 뿐 책임까지 면제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퇴임 등으로 대통령 직에서 물러난 경우 기소가 가능하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를 공소시효 진행의 소극적 사유가 되는 국가의 소추권행사의 법률상 장애사유로 봐 대통령 재직 중 공소시효가 정지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Q. 윤 대통령 부부는 뇌물수수 혐의로도 고발됐는데.

A. 뇌물수수죄는 공무원이나 중재인이 범죄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신분범이다. 따라서 공무원의 신분을 갖지 않은 김 여사에게 뇌물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인 윤 대통령과의 공범관계가 인정돼야 한다. 하지만 김 여사가 최 목사로부터 가방을 선물로 받을 당시 윤 대통령과 공모했다고 볼 수 없는 사안인 만큼 뇌물수수죄가 인정되긴 어렵다. 뇌물수수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공무원이라는 신분 요건 외에도, 직무와의 관련성, 직무와의 대가관계와 그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까지 인정돼야 한다. 윤 대통령은 뇌물죄의 주체가 될 수 있고, 판례상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의 경우 직무관련성을 넓게 인정해 포괄적 뇌물죄 성립을 인정하고 있지만, 이번 사안의 경우 윤 대통령이 김 여사와 공모하거나 김 여사를 통해서 가방을 받았다고 볼 수 없어 뇌물죄가 인정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윤 대통령이 김 여사가 가방을 받은 사실을 안 이후에 즉시 반환하도록 하지 않은 점이 문제 될 여지는 있지만, 대통령실 설명대로 관련 규정에 따라 ‘반환 선물’로 분류해 옮겨 보관했다면 가방을 수수하겠다는 의사를 인정하기 어려운 만큼 뇌물수수죄 적용은 어려워 보인다.


Q. 최재영 목사에게 적용될 수 있는 혐의는.

A. 최 목사의 경우 김 여사에게 가방을 선물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외에도 주거침입 내지 건조물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돼 수사를 받고 있다. 먼저 청탁금지법 제8조 5항은 ‘누구든지 공직자등에게 또는 그 공직자등의 배우자에게 수수 금지 금품등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해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다. 공직자나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수수 금지 금품을 제공한 제공자를 처벌하는 조항인 청탁금지법 제8조 5항의 문구만으로는 명확하지 않지만, 공직자의 배우자는 직무와 관련된 금품 수수 행위만 금지되기 때문에,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수수 금지 금품을 제공해 법 제8조 5항에 위반되는 경우 역시,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제공한 경우로 제한해서 해석해야 한다. 때문에 최 목사가 공직자의 배우자인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백을 제공한 행위가 청탁금지법 제8조 5항이 금지한 수수 금지 금품 제공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직무관련성' 여부에 달려 있다. 이와 관련 당시 김 여사와 최 목사가 나눈 대화 내용 중에 통일과 관련된 언급이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서울의 소리 측이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주장해온 점이 최 목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참조 조문>

제22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제8조제5항을 위반하여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수수 금지 금품등을 공직자등(제11조에 따라 준용되는 공무수행사인을 포함한다) 또는 그 배우자에게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한 자”


제8조(금품등의 수수 금지)⑤ 누구든지 공직자등에게 또는 그 공직자등의 배우자에게 수수 금지 금품등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해서는 아니 된다.


주거침입죄(건조물침입죄)의 경우 주거권자의 승낙을 받고 들어갔더라도 범죄의 목적을 갖고 들어갔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느냐에 대해 학계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대법원은 ‘초원복집’ 사건에서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음식점이라고 하더라도 영업주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의사에 반해 들어갔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된다는 전제에서, 도청장치를 설치할 목적으로 손님을 가장해 들어간 피고인에게 주거침입죄 성립을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의 경우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장소가 아니었고,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가방을 선물하겠다는 사실을 사전에 문자로 고지한 뒤 승낙을 받고 사무실에 들어간 만큼 주거침입죄가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김 여사의 사무실 입구에서 출입자를 통제하고, 소지 금지 물품을 검색하는 공무를 수행했던 대통령경호처 소속 직원들 몰래 최 목사가 카메라가 설치된 시계를 착용하고 들어간 행위가 위계를 사용해 공무를 방해했다는 것이고,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는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10여 차례 만남을 요청해 스토킹했다는 것이 고발인들의 주장이다. 현행 법령 중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외에 일반적인 대화 장면을 촬영한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은 없고, 개인정보보호법에 공개된 장소에서 사람을 촬영하면서 일정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이 있지만, 주체가 개인정보처리자로 제한된다.


[Q&A]‘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 전말과 수사 전망 최재영 목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Q. 향후 검찰의 수사 절차는.

A.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윤 대통령 부부를 고발한 고발인과 최 목사를 고발한 고발인에게 같은 날(9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다만 윤 대통령을 고발한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의 경우 일정 연기를 요청, 오는 20일 오후 2시에 출석하기로 검찰과 일정 조율을 마쳤다. 사건과 관련된 인물이 많지 않은 만큼 고발인들에 대한 조사에 이어 필요한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피고발인인 김 여사나 최 목사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은 최 목사나 서울의 소리 측에서 원본 영상을 제출받으면 편집되지 않은 전체 영상을 확인하며 직무관련성 등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Q. 김 여사나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어떻게 진행될까.

A.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김 여사를 어떤 방식으로 조사할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검찰청에 출석해줄 것을 통보해 검찰청 내에서 조사하는 소환조사 ▲검찰청 외 제3의 장소에서의 대면조사 ▲서면조사 등이다. 처벌 규정이 없어 김 여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김 여사가 출석 요구에 불응한다고 해도 검찰이 강제로 구인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다만 검찰이 뒤늦게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점과 특검 방어용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서면조사에 그칠 경우 ‘부실 수사’ 내지 ‘형식적 수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최소한 제3의 장소에서 대면조사를 진행하거나 원칙대로 소환해 조사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윤 대통령의 경우 담당 검사가 대통령실을 찾아가 필요한 사실을 확인할 가능성도 있지만, 서면조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Q.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까지 조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

A. 검찰 주변에선 김 여사를 명품백 수수 사건과 주가조작 사건으로 따로 소환해 조사하기에는 검찰이 부담스러운 만큼 한 번에 두 사건과 관련된 조사를 동시에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주가조작 사건의 경우 현재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 총장이 최근 신속한 수사를 지시한 사건은 명품백 수수 사건에 국한된 것으로 봐야 한다.


Q. 함정취재 논란이 있는데.

A. 이번 논란이 불거진 직후 서울의 소리가 최 목사에게 카메라가 장착된 시계와 김 여사에게 줄 가방을 제공하고, 선물을 주는 장면을 촬영하게 한 뒤 녹화된 영상을 보도한 것을 두고 함정취재 논란이 일었다. 형사소송법상 수사기관이 범인으로 하여금 범죄를 저지르도록 유도해 체포하는 기법을 일컫는 ‘함정수사’는 구체적인 사례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단순히 범행 기회를 제공하는 ‘기회제공형 함정수사’와 범죄 의사가 전혀 없는 사람으로 하여금 범죄를 저지르도록 유도하는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로 구분해 후자의 경우 위법하다고 보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이 경우 범죄를 유발한 사람이 발생한 범죄의 교사범 내지 간접정범(처벌받지 않는 도구를 이용한 정범)으로 처벌될 수도 있다. 한편, 함정취재와 관련해 국내에서는 신문윤리실천요강의 취재준칙이나 기자협회 윤리강령 등을 근거로 취재의 중대한 공익성, 필요성(다른 취재 방법의 부재), 긴급성 등을 따져 허용 여부를 판단해야 하고, 이번 사례의 경우 그 같은 요건을 충족한다는 주장이 있다. 촬영 당일에 앞서 2022년 6월에도 김 여사에게 명품을 선물했고, 당시 김 여사가 인사에 개입하고 있는 정황이 의심돼 이번 취재에 나섰다는 게 서울의 소리 측 입장이다. 반면 서울의 소리의 이번 몰카 취재는 취재 방식의 비윤리성을 넘어 형사처벌해야 할 범죄 행위라는 시각도 있다.


Q. 김 여사나 윤 대통령이나 어차피 기소하지 못한다면 검찰 수사가 어떤 의미가 있나.

A. 김 여사의 경우 청탁금지법에 처벌 조항이 없고, 윤 대통령의 경우 불소추특권 때문에 설사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임기 내에는 기소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검찰은 물론, 특검 도입을 주장하는 야당도 이미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 다만 이번 수사는 총선 패배 후 거스를 수 없는 민심을 확인한 윤 대통령 입장에선 감수할 수밖에 없는 수순으로 보인다.


아마도 김 여사나 윤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최 목사로부터 김 여사가 명품백을 받은 사실을 윤 대통령이 언제 인지했는지 ▲명품백 수수 사실을 알게 된 윤 대통령이 언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법에 정해진 대로 그 같은 과정을 서면신고서를 통해 기록으로 남겼는지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용산 대통령실 선물 창고로 옮겨 보관했다’는 대통령실의 설명이 사실인지 ▲창고로 옮긴 시점은 정확히 언제이며, 기록으로 남아있는지 ▲김 여사는 왜 최 목사가 주는 고가의 선물을 거부하거나 현장에서 즉각 반환하지 않았는지 ▲김 여사가 최 목사로부터 명품 선물을 받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서울의 소리 측 주장이 사실인지 ▲만일 사실이라면 당시에 받은 선물은 어떻게 처리했는지 ▲김 여사와 최 목사 사이에 통일이나 대북 정책과 관련해 대화를 나눈 사실이 있는지 ▲최 목사가 건의한 내용을 윤 대통령에게 전달한 적이 있는지 등을 확인한 뒤 현행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는 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위에 열거한 항목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사실들이기도 하다.



이원석 총장이 이끄는 검찰이 이번 사건을 어떤 방식으로 수사해, 어디까지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는지는 향후 야당의 특검법 추진이나 검찰개혁 드라이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