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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범죄24時]'주식 상장' 가짜 뉴스에 속고…2차 피해로 이어진 투자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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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투자사기로 86억원 편취
피해금 복구 미끼로 2차 사기까지

2차전지가 산업계는 물론 주식시장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기 시작하던 2022년 여름.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고소장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같은 해 1월부터 6월까지 ‘주식리딩방(주식 종목 추천 채팅방)’에서 투자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경찰에 신고를 하고 나선 것. 피해자들은 ‘한 배터리업체의 주식이 곧 상장된다’는 소식에 비상장 주식을 매수했다가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서울청 금수대에서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첩된 사건은 부천오정경찰서에서 본격적인 수사를 맡았다. 경찰은 투자리딩방을 비롯해 피해자들의 유입 경로를 확인한 결과 피해자가 500명을 훌쩍 넘어선 정황을 확인하고, 사건 개요 파악에 나섰다.

[경제범죄24時]'주식 상장' 가짜 뉴스에 속고…2차 피해로 이어진 투자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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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상장’ 가짜뉴스로 500여명 속였다

수백명을 속인 범행답게 그 수법도 꽤 치밀했다. 이들이 내세운 배터리업체는 한 대기업과의 납품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었다. 이를 파악한 브로커 이모씨(40)는 배터리업체에 접근해 해당 업체의 비상장 주식을 2500원에 매수했다.


이후 이씨는 또 다른 브로커와 함께 해당 배터리업체의 2차전지 합병 가능성을 주변에 알리고 다니기 시작했다. 주식리딩방 여러 곳에다가는 ‘해당 배터리업체의 주식 상장이 곧 확정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비슷한 내용의 허위 보도자료를 만들어 인터넷 매체 등에 제공, 호재 기사가 보도되도록 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모은 투자자는 모두 500여명에 달했다.


이들은 투자자들에게 미리 조작한 업체 내부자료와 주식 거래량 등을 보여준 뒤 투자를 권유, 주식을 1주당 1만5000∼5만원에 판매하고 전자증권을 내줬다. 그러나 해당 주식은 애초 상장이 불가능하며 비상장 주식시장에서 평소 1주당 2500∼300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사건 이후에는 가격이 500원까지 하락했다.


이들 일당은 이런 수법으로 주식 54만주를 팔아 86억원을 챙겼다. 투자자들의 피해 금액은 미리 섭외한 PG사에서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포인트로 전환해 세탁했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철저히 계획된 범죄였던 셈이다.


경찰은 장기간 수사 끝에 같은 해 11월 이씨를 비롯한 브로커 2명을 시작으로 자금세탁책, TM(텔레마케팅) 운영자 등 4명을 구속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 등 주식 브로커 2명은 경찰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경찰은 또 수사를 이어나가면서 지난해 연말까지 배터리 업체 대표 70대 남성 등 12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현재 이들은 모두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경제범죄24時]'주식 상장' 가짜 뉴스에 속고…2차 피해로 이어진 투자사기
마른오징어까지 쥐어짰다…피해자 두 번 울린 2차 범행

황재민씨(36)는 이런 주식리딩방의 피해자였다. 주식리딩방에서 추천한 종목에 이른바 ‘올인’을 해버린 황씨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적지 않은 돈을 잃은 뒤였다. 전세보증금까지 날리고, 주식리딩방을 추천했던 지인까지 연락이 두절되자 황씨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막막하기만 했다.


그런 황씨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발신지는 ‘한국소비자원’이었다. 코로나19 시기에 한해 주식이나 코인 투자로 손해를 본 젊은 층들에 한해 국가에서 손해를 보전해주는 제도가 마련됐다는 취지의 통화였다. 어쩌면 황씨에게는 마지막 동아줄일 수 있는 기회였다.


이미 한 번 사기 피해를 본 황씨도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무엇보다 코인으로 보상을 해준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처음에는 황씨 역시 긴가민가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반감을 살 수 있는 원화 대신 달러 형태의 코인으로 지급한다는 관계자의 설명과 안내에 따라 휴대전화에 설치한 프로그램에 들어온 코인을 보고는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이제 황씨에게 남은 것은 코인의 현금화였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직원은 현금화를 위해서는 “절차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면서 신분증과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금 복구가 시급했던 황씨에게 더 이상의 의심은 없었다.


물론 황씨에게 접근했던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사칭’이었다. 황씨에게서 받은 신분증과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비대면 대출을 받았다. 그 금액은 황씨의 신용도상 최대 한도였던 4300만원. 그렇게 황씨에게는 구경도 못 해본 4300만원의 빚이 생겼다.


이런 수법에 왜 당했을까 싶은 범행이지만, 그 피해자 수는 100명이 넘었다. 사건을 담당한 경기 남양주경찰서에서 파악한 피해 금액도 3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아직 접수되지 않았거나 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건들까지 합하면 피해자 수와 피해 금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투자리딩방 피해자들의 절실한 마음을 악용해 2차 피해로 돈을 뜯어낸 주동자는 조선족 여성 김모씨(31). 김씨는 매달 사무실을 옮기는 방식으로 경찰 추적을 따돌리며 피해자들을 바닥까지 끌어내렸다.


끈질긴 수사 끝에 경찰은 지난해 6월20일 김씨 일당이 활동하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사무실을 급습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인원은 김씨를 비롯해 14명. 그중에는 온라인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통해 입사해 강제로 업무를 보던 인원도 있었다. 경찰은 검거된 인원들은 범행 가담 및 수사 협조 정도에 따라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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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결과 김씨를 비롯해 범행에 직접적으로 가담한 인원은 7명. 총책인 김씨를 비롯한 간부급과 수사에 비협조적으로 나섰던 이들이 포함됐다. 경찰은 구속된 7명을 6월29일에, 불구속 처리된 나머지 7명은 9월 말 검찰에 송치했다. 또 이들의 계좌 및 가상화폐 계좌를 확인해 40억원가량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 조치했다. 이들에 대한 재판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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