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단독]농협유통, 결국 자본잠식…계열통합 '실패'

시계아이콘01분 32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농협유통, 작년 부분자본잠식 발생
자본금 3034억원 > 자본총계 2742억원
2021년 농협 유통계열사 통합 후 적자 누적

농협유통이 지난해 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로, 적자가 쌓이면서 기업이 원래 갖고 있던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현상이다. 농협유통의 지분 100% 보유한 농협경제지주가 지난해 1800억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출자해 자금 수혈에 나섰지만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자본잠식을 막지 못했다.


20일 농협유통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자본총계가 2742억원으로, 자본금(3043억원)보다 300억원가량 적은 부분자본잠식이 발생했다. 기업의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 자본금을 잠식하기 시작하는 단계다. 앞으로 적자폭이 더 커져 자본금을 완전히 잠식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가 될 경우 완전자본잠식을 기록, 회계상 부실 기업이 된다.

[단독]농협유통, 결국 자본잠식…계열통합 '실패'
AD

농협유통의 자본잠식은 2021년 유통 계열사 4곳을 통합한 이후 적자가 누적되면서 발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8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2022년 마이너스 183억원에서 적자폭이 100억원 넘게 확대됐다. 농협은 2012년 정부의 신경분리 사업구조 개편 이후 경제부문과 신용부문을 분리하고 금융부문은 농협금융지주가, 경제부문은 농협경제지주의 지주회사 체계로 바뀌었다. 이후 농협경제지주는 2021년 11월 유통 계열사 4곳(농협유통·농협충북유통·농협대전유통·농협부산경남유통)을 흡수해 통합법인을 출범시켰는데, 이때부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한 것이다.


통합 직전인 2020년 110억원에 달하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10억원대로 쪼그라들었고, 2022년 213억원의 첫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283억원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2375억원(2020년)에서 1조3580억원(2023년)으로 소폭 성장하는 데 그친 반면, 통합 이후 인건비가 대폭 늘어나며 영업적자폭이 커졌다. 실제 이 회사의 판매관리비는 2020년 1747억원에서 지난해 2729억원으로 1000억원 가까이 불어났다. 2020년 1600여명이던 직원 수는 지난해 2300여명으로 늘었다.



[단독]농협유통, 결국 자본잠식…계열통합 '실패'

농협유통이 적자 누적으로 인해 자본잠식 위기에 놓이면서 농협경제지주는 두 차례에 걸쳐 자본금을 확충했다. 농협유통 통합법인이 출범한 2021년 농협충북유통과 농협대전유통, 농협부산경남유통을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합병신주 1336만주를 발행해 570억원이던 자본금을 1238억원으로 늘린 데 이어 지난 2월 농협경제지주로부터 부동산 6건을 현물출자 받으면서 1805억원(3609만주 신주 발행)을 더 확충해 자본금은 3043억원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지난해 신주 발행으로 자본금을 확충하는 과정에서 주식발행초과금(73억원)과 누적 적자에 따른 미처리결손금(497억원)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손실은 287억원으로 확대됐다.


농협유통은 이 같은 재정난을 겪으면서 계열사인 NH농협은행으로부터 운용자금 명목의 차입금도 대폭 늘렸다. 농협유통은 2022년 농협은행으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이 100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수차례에 걸쳐 차입 한도를 확대해 재약정하면서 이달 기준 농협은행 총차입금은 7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악화한 재무구조는 통합 당시부터 예고됐다. 농협경제지주는 산하 5개 유통계열사 중에서 하나로유통을 제외한 4개 계열사를 통합하면서 구매는 농협경제지주가 맡고 판매는 통합법인이 가져가면서 "구매와 판매 조직이 별도로 존재하는 불완전 통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농협유통 노동조합은 도매사업을 이관했을 때 농협유통은 영업손실 발생으로 2023년부터 자본잠식이 진행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AD

한편 농협유통은 윤석열 대통령이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물가 점검을 위해 방문한 지난 3월18일부터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대파 한단을 875원에 판매하면서 정치적 논란을 빚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대파 가격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평가하며 '보여주기식 물가 점검 쇼'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후 농협유통은 총선 이후까지 한 달 넘게 대파 평균 소매가격보다 70%가량 저렴한 875원짜리 대파 한 단을 판매, 올해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04.1706:10
    정갑영 전 총장 "갈등 풀려면 경제 성장해야…해법은 교육"
    정갑영 전 총장 "갈등 풀려면 경제 성장해야…해법은 교육"

    편집자주헌법재판소가 대한민국 공동체의 분열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은 변화의 마중물이다. 고난과 역경 앞에서 좌절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제는 혐오와 반목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60일도 남지 않은 제21대 대통령선거는 중요한 시험대다. 다시 갈등과 혼돈의 늪에서 헤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고,

  • 25.04.1610:10
    김형오 "개헌으로 제왕적 대통령제 결별해야"
    김형오 "개헌으로 제왕적 대통령제 결별해야"

    편집자주헌법재판소가 대한민국 공동체의 분열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은 변화의 마중물이다. 고난과 역경 앞에서 좌절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제는 혐오와 반목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60일도 남지 않은 제21대 대통령선거는 중요한 시험대다. 다시 갈등과 혼돈의 늪에서 헤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고,

  • 25.04.1010:00
    손봉호 “헌재 결정에 승복 안하면 자해행위”
    손봉호 “헌재 결정에 승복 안하면 자해행위”

    편집자주헌법재판소가 대한민국 공동체의 분열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은 변화의 마중물이다. 고난과 역경 앞에서 좌절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제는 혐오와 반목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60일도 남지 않은 제21대 대통령선거는 중요한 시험대다. 다시 갈등과 혼돈의 늪에서 헤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고,

  • 25.04.0911:19
    정세균 "국민통합 안 되는 원인은 정치…갈등 조장 세력 단절해야"
    정세균 "국민통합 안 되는 원인은 정치…갈등 조장 세력 단절해야"

    편집자주헌법재판소가 대한민국 공동체의 분열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은 변화의 마중물이다. 고난과 역경 앞에서 좌절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제는 혐오와 반목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60일도 남지 않은 제21대 대통령선거는 중요한 시험대다. 다시 갈등과 혼돈의 늪에서 헤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고,

  • 25.04.0811:41
    양극단으로 쪼개진 사회…회복과 통합, 그 해법은
    양극단으로 쪼개진 사회…회복과 통합, 그 해법은

    "신뢰가 없으면 공동체 구성원 간에 믿음이 없으니, 나라가 바로 설 수 없다." 정치 원로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8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춘추시대 유학자인 공자(公子)가 남긴 말을 전했다. 지난겨울 비상계엄의 충격파 속에 혼돈에 휩싸여 있던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얘기다. 문 전 의장은 "공자 말씀이 ‘정치가 무엇이냐’를 물으면 군사(국방, 안보)와 식량(경제), 믿음(공동체) 3가지를 말했다"면

  • 25.04.1807:39
    양기대 "통합 필요한 세력 진정성 있게 껴안아야"
    양기대 "통합 필요한 세력 진정성 있게 껴안아야"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전직 의원들의 모임인 '초일회' 간사인 양기대 전 국회의원이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했다. '희망과 대안 포럼' 이사장이기도 한 양 전 의원은 "정권 교체가 중요하다"며 "제3세력 태동 가능성은 사그라들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누가 정권을 잡든 대선 이후 경제적 불평등 등에 대한 깊은 통합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17일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서울 중

  • 25.04.1308:00
    테슬라 폭락에 백악관 나간다는 머스크…트럼프와 멀어지나
    테슬라 폭락에 백악관 나간다는 머스크…트럼프와 멀어지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정부효율부 수장인 일론 머스크가 조만간 정부를 떠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내용으로,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머스크도 떠날 시점이 올 것이다. 아마 몇 달 후가 될 것 같다"라고 발언하면서 머스크의 조기 사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머스크가 이탈리아 극

  • 25.04.1207:00
    드론 격추하기 시작한 북한군…수세로 몰린 우크라
    드론 격추하기 시작한 북한군…수세로 몰린 우크라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이 초기 고전에도 불구하고 현대전 전술에 빠르게 적응하며 전세를 역전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을 앞세운 러시아군의 반격으로 우크라이나군이 후퇴를 거듭하면서 자국 국경 방어에 나서야 하는 상황으로 전환됐다. 초기에는 무인기(드론) 전술에 적응하지 못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던 북한군이 짧은기간 내에 드론 대응 전술을 익

  • 25.04.0609:01
    이상돈 "국민의힘 플랜B가 없다…변화에 한계"
    이상돈 "국민의힘 플랜B가 없다…변화에 한계"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8 대 0으로 파면됐다. 한국 정치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대통령이 파면됐다. 불행한 역사다. 지난 4일 오후 3시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한 이상돈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플랜B가 없다"며 변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뷰 전문은 아래 영상을 통해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8:0으로 파면됐다.영어로 표현하면 심플 앤드 클리어다.

  • 25.04.0608:00
    파나마 운하 둘러싼 미중 패권대결…난처해진 홍콩재벌
    파나마 운하 둘러싼 미중 패권대결…난처해진 홍콩재벌

    최근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홍콩 재벌 리카싱 회장이 양국의 압력 속에서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리카싱이 이끄는 CK 허친슨 그룹은 파나마 운하 항구 2곳의 운영권을 미국 투자기업 블랙록에 매각하려 했으나, 중국 정부의 강력한 압박으로 최종 계약 단계에서 보류하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비즈니스 거래를 넘어 글로벌 해양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치열한 경쟁의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