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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내수, 예상보다 크게 회복됐지만 지속 여부는 지켜봐야”[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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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자설명회
내수, 예상보다 회복됐지만 지속 여부 지켜봐야
민간소비·건설투자 불확실성 여전

한은 “내수, 예상보다 크게 회복됐지만 지속 여부는 지켜봐야”[일문일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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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1분기 내수가 예상보다 크게 회복된 모습을 보였지만 지속 여부는 확신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5일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민간소비, 건설투자 등 성장기여도가 상당히 높아 내수가 회복세를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지속 가능성에 대해선 지켜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전 분기 대비 1.3% 상승했다. 2021년 4분기 1.4%를 기록한 후 9분기 만에 최고치다.


높은 성장세는 견조한 수출과 내수 회복에 의해서다. 수출은 반도체, 휴대전화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0.9% 증가했고, 민간소비는 소비심리 개선으로 재화(의류 등) 및 서비스(음식·숙박 등)가 늘어 0.8% 증가했다.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 2.7% 증가했다.


신 국장은 “1분기 민간소비가 높은 건 대외활동 증가, 휴대폰 출시 효과 등이 작용하고 소비심리가 작년 4분기보다 상회한 부분이 반영된 것”이라며 “전년 동기비로는 1.6% 증가한 수준이기 때문에 완전히 회복으로 돌아섰다고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건설 경기에 대해서도 낙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 국장은 “건설투자는 작년 4분기 실적이 워낙 안 좋았다 보니 기저효과 때문에 높게 나왔고, 대규모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실적에 잡힌 부분도 있다”며 “여전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고, 건설 관련 지표들이 안 좋았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건설 쪽은 부진한 흐름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신 국장과의 일문일답.

-올해 1분기 1.3% 성장했다. 오랜만에 0%대에서 올라왔는데, 당초 전망보다 많이 성장한 건가.

▲1분기 실적치가 지난 2월 조사국 경제전망 성장 경로를 상회하는 걸로 보인다. 다음달 발표될 수정경제전망에서 1분기의 양호한 실적치가 반영될 것이다. 최근 중동 지역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율, 유가 등이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이에 더해 국내 경제 여건 변화도 반영돼야 하므로 2월 성장 때보다 성장경로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수출과 비슷하게 경제성장률에 기여했다. 내수가 괜찮아졌다고 평가 가능한지.

▲1분기 실적으로만 보면 민간소비가 전 분기 대비 0.8% 증가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건설투자도 플러스 기여해 내수 부분의 성장 기여도가 상당히 높게 나왔다.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내수가 회복세를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지속 가능성에 대해선 여러 여건을 살펴봐야 한다. 민간소비는 작년엔 증가율이 낮았으나 1분기에 높은 이유는 대외활동 증가, 휴대폰 출시 효과 등이 작용했고 소비심리도 작년 4분기보다 상회하고 있어 이러한 부분이 반영됐다. 전년 동기비로는 1.6% 증가한 수준이기 때문에 완전히 회복으로 돌아섰다고 보긴 어렵다.

건설투자는 작년 4분기 실적이 워낙 안 좋았다 보니 기저효과 때문에 높게 나왔다. 대규모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실적에 잡힌 부분도 있다. 따라서 내수 회복세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여전히 부동산 PF 관련 불확실성이 있고, 건설 관련 지표들이 안 좋았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건설 쪽은 부진한 흐름으로 돌아설 가능성 있다. 1분기 지표만 보면 내수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속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휴대폰 출시 효과는 갤럭시 신모델 말하는 건가.

▲민간소비 쪽에서 주로 보는 기초자료가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소매판매지수다. 이 지수를 보면 지난 1월은 증가했으나 2월은 감소했다. 소매판매 움직임과 민간소비 재화 쪽 움직임이 다르게 보일 수 있어 하나의 증가 요인이다. 신제품이 2월 말에 출시되고 2~3월에 판매가 된 걸로 보인다. 이 부분이 재화 소비가 증가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내수가 이번 분기 크게 회복세를 보였다. 구체적 원인을 설명해달라.

▲당초 전망을 할 땐 글로벌 IT 경기 개선으로 설비투자가 괜찮고, 민간소비와 건설경기는 내수 관련 심리가 안 좋기 때문에 부진할 거란 전망이 많았다. 특히 민간소비는 고물가, 고금리 부담으로 계속 줄어들 거란 전망이 많았고, 건설경기는 부동산 PF 등으로 부진 우려가 컸다. 1분기 지수가 좋게 나온 건 민간소비가 계속 부진했지만 1분기에 반등했고 건설경기는 기저효과와 기상 여건, 실적 등이 반영됐다.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실적이 높게 나오다 보니 지속 가능할 거냐는 점이 문제다. 전반적 여건 자체가 체감 경기와 민감한 민간소비, 건설투자 관련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 본다. 1분기 회복 조짐을 보였기 때문에 유지되길 기대하고 있지만 여건상 지켜볼 필요는 있다.


-1분기 GDP가 기존 전망치 크게 상회했다. 2~4분기 전망은 어떤가.

▲1분기 성장률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작년 연간 성장률인 1.4%에 근접한 높은 성장률이다. 시장 예상치와 조사국 전망치도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실적들이 5월 수정경제전망에 분명 반영될 것이다. 지난 2월 성장경로를 보면 상반기, 하반기 단기 기준으로 발표할 때 비슷한 수준으로 개선세를 지속할 거라 봤다. 1분기 실적이 높기 때문에 향후 2~4분기 성장 경로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으로만 보면 전 분기 대비 높게 나오면 다음 분기는 낮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2~4분기 전망은 수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불확실성 요인이었던 고환율, 고금리 등 여건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하반기에도 개선 흐름은 지속될 거라 전망한다. 성장 경로가 어떻게 수정될지는 예단하기 힘들다.


-건설투자는 2.7% 늘었지만 설비투자는 0.8% 감소했다. 구체적인 이유가 뭔가.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로 나뉜다. 기계류는 1분기에도 증가했는데 최근 반도체 제조용 장비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반면 운송장비는 크게 감소했는데, 최근 운송장비 중 항공기가 도입되면서 물량에 따라 변동이 크게 발생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의 올해 항공기 도입 예정 물량이 상당히 많다. 1분기에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이 부분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추이를 지켜봐야겠다. 설비투자 자체는 IT 등 제조업 업황이 개선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회복세로 돌아설 거라 본다. 다만 항공기 도입 관련 불확실성은 있다.


-반도체 중심으로 그간 수출이 좋았다고 말했다. 1분기 수출 성장 폭은 작년 3, 4분기보다 줄었다. 어떤 영향인지.

▲수출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명목 GDP, 실질 GDP냐 전년 동기, 전 분기 대비냐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증가세가 둔화한 건 사실이다. 최근 수출 둔화세 요인 중 하나는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면서 자동차 부문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도 물량 기준으로 전 분기 대비 작년 4분기 실적이 워낙 안 좋았는데, 하반기 들어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면서 물량이 늘어났다. 증가율 자체는 전 분기와 비교하면 둔화한 것처럼 보인다. 다만 자동차 경기, 반도체 경기가 안 좋아졌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지난해 12월 통화정책방향(통방) 때 이창용 한은 총재가 성장률 전망 상향 가능성을 언급했다. 연간 전망치가 높아질 가능성 있나.

▲다음달 수정경제전망에서의 수정 방향성을 언급하긴 조심스럽다. 통방에서 이 총재가 확실한 지표는 아직 안 나와 있으나 수출이 생각보다 좋기 때문에 상향 가능성을 언급한 것 같다. 1분기 실적치 자체에서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이 다음달 수정경제전망에 반영될 거라 본다.


-정부 소비가 작년 4분기 0.5%에서 오는 1분기 0.7%로 증가했다. 총선의 영향이 있나. 향후 정부 소비는 증가할 거라 보나.

▲총선 관련 지출이 상당 부분 기여했다. 정부에서도 상반기 중 신속 재정집행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 고금리 상황인데 민간소비 심리 왜 바뀌었나.

▲한국은행에서 소비자동향조사 시 소비자심리지수를 발표한다. 작년엔 100을 하회했지만 올해 1분기 들어 심리지수가 100을 상회해 4개월 연속 상회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향후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피벗(pivot·방향 전환)에 대한 기대,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 작년보다는 4월까지 민간심리가 개선된 상황이다. 지속 여부는 최근 부동산 가격, 유가 등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이 영향을 줄 것이라 본다. 미국, 중국 경기와 우리나라 1분기 실적이 좋게 나오고 있어 펀더멘털 자체가 좋아진 부분도 시차를 두고 민간소비에 종합적으로 반영될 걸로 예상한다.


-정부 성장기여도가 0%다. 어떻게 평가하나.

▲작년 4분기에 정부에서 재정집행을 많이 해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정부 소비는 기여했으나, 정부 설비투자에서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0%가 나왔다. 현재 정부가 재정 신속 기조를 유지하며 재정지출을 큰 문제 없이 집행하고 있다. 한 가지 고려할 부분은 정부에서 재정을 집행해도 교육청, 지방자치단체에 예산이 나가서 지출돼야 통계에 잡힌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시차가 있을 수 있다. 정부 기여도 자체가 0.4에서 0.0으로 낮아졌다고 해서 우려할 만한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재정 집행상으로는 현재까진 큰 문제가 없다.


-지난 12일 통방 때 이 총재가 기존 전망치보다 좋아질 거라 말했다. 4월 금통위 전망 때보다 더 좋아졌나.

▲이 총재가 당초 전망치 상회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이는 수출 여건만 본 것 같고, 내수 부진이 얼마나 회복될까는 기초 자료가 부족해 데이터 부족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에서 내부적으로 봤을 때보단 내수가 상당히 높게 나온 상황이다. 전망 경로와 관련해선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가 우리 경제에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이다. 하반기에도 좋아질 거냐는 전망치이기 때문에 조사국에서 조사한 뒤 다음 전망 때 반영하겠다. 다만 최근 유가나 환율 추이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약화되면서 단기적으로 올라간 부분이 있다. 개인적으론 완화될 거라 본다. 하반기 경제는 조사국에서 심도 있게 분석하겠다.


-내수가 연간 기준으로 크게 좋은 상황은 아니라 볼 수 있으나, 생각보다 훨씬 좋다. 물가 상승 압력을 받는 게 아닌지.

▲현재까지는 근원물가로 보면 수요 측 요인보다는 공급 측 요인으로 인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안 떨어지는 요인이라고 했다. 수요 측 압력은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이라 했다. 물가 상승 압력 여부는 내수 회복세가 강화되고 지속되느냐에 달려 있다.


-내수 회복의 지속 여부는 알기 어려운 건지.

▲1분기 지표만 높게 나왔기 때문에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인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지난 2월 전망 당시 상반기 건설투자 성장률 전망치가 -2.4%였고, 연간으로는 -2.6%였다. 전망경로를 크게 웃돌고 있는데, 상반기나 연간으로 건설투자가 플러스 전환될 가능성 있나.

▲당초 건설투자 전망은 올해 상반기~내년까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거라 봤다. 1분기 건설이 높게 나온 게 얼마나 전망에 영향을 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1분기 건설투자가 높게 나온 부분은 기상 여건, 대규모 마무리 공사 등이 영향을 줬다. 관련 지표들이 아직은 좋지 않기 때문에 계속 영향을 줄 거다. 전망치도 수정이 있을 것 같으나, 전반적인 흐름 자체는 PF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고 건설 관련 수주가 부진하기 때문에 부진은 이어질 거라 본다. 다만 최근 PF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 본다.


-건설투자 관련 추후 상하방 요인은 무엇인지.

▲상방 리스크는 미국, 중국 경제 실적이 좋게 나왔고 주요 교역국인 미국 경제가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또 IT 경기 회복 속도가 수출에 영향을 주고 있어 지난 2월 전망 때보다는 수출 증가율이 높아 회복세도 당초 생각보다 빠른 게 아닌가 싶다. 실적으로만 보면 IT 회복 속도는 상방 리스크라 본다.

하방 리스크는 내수는 PF, 해외는 중동 정세 불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의 심화다. 특히 4월 들어 유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여 가격 변동성이 커져 리스크라 본다.


-최근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거란 예측 있다. 2분기 성장률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미국 피벗 시점과 횟수, 시기가 국내외 금융시장 지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전망에 따라서 미 국채금리, 주가도 움직이고, 국내 금융시장 지표들도 움직이는 것 같다. 다만 실물경제에 그때그때 영향을 주는 것 같진 않다. 시장 쪽 가격 변수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은 될 것 같다. 실물경기가 성장에 직접 영향을 미칠 거라 보긴 어렵다. 기본적으로 미국 경기가 강한 모습을 보이는 점은 분명하고, 우리도 1분기 회복세가 빠른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2분기 초반이므로 회복 모멘텀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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