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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살자]학교 밖 청소년 14만명…보호 울타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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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사회적 소외·낙인, 위험도 3배 증가
10명 중 3명 우울·불안 등 겪어
'꿈드림센터' 확대…홍보 부족 지적도

최근 청소년 인구 감소에도 해마다 5만여명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특히 심리·정신적 문제로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이 급격히 느는 추세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자살 위험도는 학생 청소년의 약 3배에 달한다. 정부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센터)를 통해 최소한의 안전 장치는 제공하고 있으나, 사각지대도 여전해 학교 밖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거꾸로 살자]학교 밖 청소년 14만명…보호 울타리가 없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직업체험을 하고 있다.[이미지출처=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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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 14만명…'심리·정신적 문제' 23%

25일 교육부에 따르면 학업 중단을 택한 청소년은 2018년 5만2539명, 2019년 5만2261명, 2020년 3만2027명, 2021년 4만2755년, 2022년 5만2981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기준 초등학생은 1만9415명, 중학교는 9585명, 고등학교는 2만3981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 비대면 수업이 이뤄지면서 학업 중단자는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정상 등교가 시작되면서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전국의 학교 밖 청소년은 약 14만6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학령인구의 2.6%에 해당한다. 여성가족부 ‘2021년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업 중단 이유는 ‘학교에 다니는 게 의미가 없음’(37.2%), ‘다른 곳에서 원하는 것을 배우기 위함’(29.6%), ‘심리·정신적 문제’(23%) 순으로 나타났다. 심리·정신적 문제가 차지한 비중은 2015년 8.4%, 2018년 17.8%, 2021년 23%로 증가했다.


학교를 그만둔 후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직면한 문제는 선입견·편견·무시(26.1%), 진로 찾기 어려움(24.2%), 의욕 없음(22.5%), 부모와의 갈등(15.9%), 학교 친구와의 관계 단절(14.7%), 일을 구하기 어려움(14.4%), 혼자라는 불안(14.3%), 도움받을 곳이 없음(11.1%) 등이었다.


[거꾸로 살자]학교 밖 청소년 14만명…보호 울타리가 없다

다수의 연구는 현재 학교 밖 청소년들이 위험한 상태에 놓여있다고 진단한다. 지난해 10월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감염병임상연구센터의 ‘학교 밖 청소년의 자살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는 학교 밖 청소년 28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토대로 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자살 위험성을 분석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 중 자살 위험군에 속하는 대상자는 80명(28.6%)이었고, 일반군에 속하는 대상자는 200명(71.4%)이었다. 자살 위험군은 정서적 증상, 또래 관계 문제, 낮은 가족 기능, 낮은 사회적 지지 등에서 일반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결국 청소년 자살의 위험성은 개인의 정신질환 자체보다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정서적 요인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았다. 부모의 폭력이나 가정불화가 유의미한 관련성을 보였고, 사회에서 소외와 낙인으로 자살 시도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 2월 청소년정책연구원의 ‘10대 청소년의 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3명이 우울, 불안, 자살 위험 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경도 이상의 우울 증상은 35%, 경도 이상의 불안 증상은 29%, 자살 위험은 36.8%가 노출돼 있었다. 이는 학생 청소년의 2~3배에 달하는 수치다.


학교 밖 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수준의 중증도를 보였고, 나이가 많을수록 중증도가 높아졌다. 연구진은 "청소년 정신건강의 보호와 증진을 위한 정책 수립에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조처가 우선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취약 집단에 대한 발굴 체계 및 개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해당 실태조사는 2021년 7월~8월 학생 청소년 5937명, 학교 밖 청소년 752명 등 668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거꾸로 살자]학교 밖 청소년 14만명…보호 울타리가 없다
인프라·재정·홍보 부족…"'따뜻한 지원' 중요"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설치한 곳이 바로 꿈드림센터다. 센터는 현재 전국 222개소가 운영 중이다. 학교 밖 청소년의 학업 복귀 및 사회 진입 등을 돕기 위해 검정고시 준비, 자격증 취득, 직업훈련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취약계층 청소년 대상 무료건강검진, 치료비, 급식 지원도 한다. 아울러 학교 밖 청소년의 우울, 불안, 과잉행동 등 정신건강 상태 측정 후 위기도에 따라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치료재활센터로의 연계를 진행한다.


실제 꿈드림센터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되고 있다. 서울 은평구의 한 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엄마가 성적에 지나친 관심을 가졌고, 그 기준을 쫓아가지 못했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우울증이 악화해 자퇴를 하게 됐다”며 “꿈드림센터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발견했고,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 광주시의 한 학생은 “집안 형편은 어려웠고 부모님 사이의 감정의 골은 깊었다. 매일매일 우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검정고시를 접수하면서 꿈드림센터를 알게 됐다. 친구를 만났고 여러 가지 교육을 받았으며 대학 진학을 계획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거꾸로 살자]학교 밖 청소년 14만명…보호 울타리가 없다

다만 학교 밖 청소년의 전체 규모를 고려하면 꿈드림센터의 인지도와 정책 홍보는 부족하다고 평가된다. 꿈드림센터 관계자는 “매년 전국에서 4만명 정도가 센터를 이용한다. 완전히 사각지대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보호장치는 있다”며 “현재 지방자치단체별로 설치가 다 돼 있고, 학교 밖의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홍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인프라, 재정, 홍보 자체가 부족하다. 정부의 낮은 관심으로 인한 사각지대”라며 “아이들이 학교로 되돌아올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다. 그렇지 않으면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 학교와 비슷한 수준의 지원을 해 사회 진출을 도와야 하고, 사회적으로 낙인찍거나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 한마디로 말해 따뜻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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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asiae.co.kr/list/project/2024042409282361691A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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