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취 혐의로 기소, 22일 선고 예정
'집안 어렵다'며 접근해 거액 편취
캡슐 호텔서 살며 호스트바에 탕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중년 남성들에게 돈을 받고, 그 돈을 평소 다니던 호스트바에 쏟아부은 일본 여성이 기소됐다. 그에 대한 1심 재판 선고가 22일(현지시간) 나고야 지방 법원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 20일 일본 방송 'CBS 테레비'는 일명 '받는 여자(頂き女子·이타다키조시)'의 삶을 살다가 거액 편취 혐의로 기소된 와타나베 마이씨(25)의 일화를 조명했다.
현지 검찰은 지난 3월 열린 공판에서 와타나베씨에게 징역 13년, 벌금 1200만엔(약 1억700만원)을 구형했다. 와타나베씨는 SNS에서 만난 남성들에 '집안 사정이 어렵다'며 1억5500만엔(약 14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와타나베씨는 온라인상에선 '리리짱'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는 19세 무렵부터 요코하마 인근에서 혼자 살았으며, 20세가 되자 호스트바에 다니기 시작했다. 호스트바는 남성 종업원이 접대하는 방식의 유흥 시설로, 손님은 주로 여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와타나베씨는 그곳에서 만난 한 호스트의 매력에 빠졌다. 그는 호스트를 만나기 위해 돈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신이 살고 있던 방을 매각하고 캡슐 호텔(잠자리만 있는 일본의 저렴한 숙박 시설)에서 숙식했으며, 결국 빚을 지기까지 했다. 이후엔 다른 유흥업소에서 호스티스로 일하며 손님에게 돈을 빌리는 '받는 여자'의 삶을 살게 됐다.
와타나베씨는 매칭 애플리케이션(앱) 등에서 남성들을 만난 뒤, 이들에게서 돈을 편취하기도 했다. 이때 그는 돈을 받을 때마다 개인 SNS에 관련 내역을 기록했는데, 특히 "잘 먹겠습니다"라는 멘트를 붙여 누리꾼들에게도 유명해졌다. '받는 여자'라는 별명도 이때부터 유명해졌다.
와타나베씨가 돈을 편취하는 대상은 주로 '삶에 희망이 없고 일의 보람도 못 느끼며, 매일 일에 지쳐 밤늦게 귀가하는 중년 남성'이었다고 한다.
그는 중년 남성들에게 거액을 받는 '팁'을 주변에 공유하기도 했다. 그가 내놓은 '받는 여자 매뉴얼'에는 "자발적으로 '오빠가 도와줄게'라고 말하도록 하라"고 적혀 있다. 자신의 '받는 여자' 비법을' 마법'에 비유하기도 했다. SNS상에서 일부 여성들이 '리리짱 팬클럽'을 결성할 만큼 화제를 불러 모았다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와타나베는 약 14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뜯어냈으나, 정작 자신은 여전히 캡슐 호텔에서 고등어 통조림으로 끼니를 떼우며 가난하게 생활했다. 그가 편취한 돈은 모두 호스트에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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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씨의 변호인은 "본인의 유흥을 위해서 범죄를 저지른 게 아니라 호스트에게 이용당한 피해자 같은 측면이 있다"며 "전국에 이름과 얼굴이 알려지는 등 사회적 제재도 받은 만큼, 선처를 바란다"고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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