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미술올림픽' 베니스비엔날레, 원주민의 삶에 주목하다

시계아이콘01분 3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호주 원주민 작가·마오리족 여성작가 그룹 수상

129년 역사의 세계 최대 규모 현대미술축제,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최고 영예 ‘황금사자상’을 남반구 원주민 작가들이 휩쓸었다.


'미술올림픽' 베니스비엔날레, 원주민의 삶에 주목하다 호주관을 이끈 호주 원주민 출신 작가 아치 무어(54).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AD

베니스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공식 개막식을 겸한 시상식을 열고 국가관 황금사자상은 호주 원주민 출신의 작가 아치 무어(54)가 이끈 호주관에, 최고 작가 황금사자상은 뉴질랜드 마오리족 여성 작가로 구성된 ‘마타호 컬렉티브’에게 각각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두 수상 작가는 남반구 원주민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역사·정치적으로 소외됐던 이들이 식민 지배국, 서구 주류 '글로벌 노스(Global North)'에 대응하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정체성을 작품 주제로 했다는 점도 닮은 부분이다.


호주관을 대표한 호주 원주민 출신 작가 아치 무어는 우승작 '가족과 친척(kith and kin)'에서 자신의 가족사이자 저평가된 원주민의 역사를 4년 넘게 역추적해 가계도를 만들었다. 검은 칠판으로 만든 벽과 천장에 작가는 무려 6만5000년, 2400세대에 걸친 3484명의 원주민 가계도를 기록해냈다. 그중에는 공백으로 남긴 부분도 있는데, 이들은 질병으로 사망했거나 살해되거나 공개 기록에서 지워진 경우다. 또한, 작가는 원주민의 사망에 대한 호주 정부의 검시관 조사기록이 담긴 보고서와 국가기록물을 전시관 중앙에 쌓아 놓기도 했다.


'미술올림픽' 베니스비엔날레, 원주민의 삶에 주목하다 최고 작가 황금사자상을 받은 마타호 컬렉티브는 뉴질랜드 마오리족 여성 작가 4명(브리짓 레웨티, 에레나 베이커, 사라 허드슨, 테리 테 타우)으로 구성된 그룹이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최고 작가 황금사자상을 받은 마타호 컬렉티브는 뉴질랜드 마오리족 여성 작가 4명(브리짓 레웨티, 에레나 베이커, 사라 허드슨, 테리 테 타우)으로 구성된 그룹이다. 이들은 아르세날레 전시장 입구에 격자무늬의 형광 대형 섬유 설치 작품 '타카파우(Takapau)'를 선보였다. 마오리족 여성들이 출산 또는 의식 때 사용하는 전통 직조물인 타카파우를 대형으로 제작해 천장을 감싼 작품을 통해 이들은 모계 전통으로 이어지는 노동 집약적인 여성의 삶을 다각적으로 대변하는 동시에 조명을 통해 천장과 바닥으로 드리운 그림자 패턴의 효과를 선사했다. 심사위원단은 "우주적이고도 안식처와 같은 느낌을 준다"고 평가했다.


유망한 젊은 작가에게 수여하는 은사자상은 성별과 이주를 주제로 탐구한 비디오 '머신 보이즈(Machine Boys)'와 조각품 '화환(Wreath)'을 제작한 나이지리아 출신 영국 작가 카리마 아샤두에게 돌아갔다.


한국은 구정아 작가를 필두로 김윤신, 이강승 등 거장의 참여로 역대급 규모를 자랑했지만 아쉽게도 수상의 영예는 안지 못했다. 하지만 비엔날레 기간 병행 전시와 위성 전시가 베니스 곳곳에서 진행돼 한국 미술의 다양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술올림픽' 베니스비엔날레, 원주민의 삶에 주목하다 17일(현지시간) 개막한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오도라마 시티'에 전시된 구정아 작가의 'KANGSE Spst'와 구정아 작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특히, 내년 한국관 개관 30주년을 앞두고 열린 특별전 '모든 섬은 산이다' 전시는 한국 미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자리에서 조명한 의미 깊은 기획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올해 비엔날레 본전시는 서구 강대국의 식민 지배를 받으며 삶을 빼앗긴 원주민과 고향을 빼앗긴 채 타향을 떠도는 이민자와 망명자, 주류 서사에서 배제돼 기록에도 남지 않은 퀴어와 여성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누구나 이방인(Foreigners Everywhere)’를 주제로 88개국 331명의 작가가 참여한 전시에는 어디를 가든 이방인을 만날 것이며, 우리 또한 마음 깊은 곳에선 이방인임을 뜻하는 다양한 작품이 전시됐다.


아드리아노 페드로사 총감독은 "외국인, 이민자, 실향민, 망명자, 난민 예술가들의 작업, 나아가 이방인의 의미를 확장하고자 했다"며 "성 정체성으로 박해받고 소외되는 퀴어 예술가, 독학으로 작업을 시작한 예술가, 민속 예술가 등 미술계의 변방에서 겉도는 인물들, 모국에서 여전히 이방인으로 취급받는 토착 예술가 등의 실천을 조명하는데 전시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황금사자상 평생공로상은 칼라브리아 스칼레아 출신 브라질 예술가 안나 마리아 마이올리노와 이집트에서 태어나 파리에 사는 터키 예술가 닐 얄터에게 돌아갔다.


AD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는 11월 24일까지 이어진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