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제성장률, 기대 웃돌며 5.3% 기록
"투자 계획 발표와 국채 발행 서두를 것"
올해 1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중국이 7000억위안(약 133조원)의 예산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가 고점을 찍고 내려앉을 수 있다는 외부의 '피크차이나' 전망을 반박하며 성장 추세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17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류쑤서 부주임은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투자 촉진 계획과 관련한 질문에 "중앙 예산 내에서의 투자 계획 발표를 가속하겠다"면서 올해 총 7000억원의 투자예산이 중앙 정부 차원에서 편성됐으며, 이 중 30%인 2000억위안 이상이 이미 집행됐다고 밝혔다.
류 부주임은 또 "3조9000억위안 규모로 발행 예정인 지방자치단체 특별채권 사업에 대한 사전심사를 완료할 것"이라면서 "발개위는 지자체가 제출한 투자 분야와 사업 예비업무를 점검하고, 올해 특수채권사업에 대한 예비심사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당사자와 협력해 조속히 최종 준비사업 목록을 마련하고, 지자체에 채권 발행과 활용에 속도를 내도록 촉구하며, 사업을 추진해 물리적 업무량을 늘릴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이 밖에 발개위는 총 3회에 걸쳐 진행할 예정인 1조위안 규모의 국채 추가 발행을 통해 1만5000개의 프로젝트를 추진, 6월 말까지 착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발개위에 따르면 1분기 중국의 전국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고, 그중 제조업 투자와 인프라 투자는 각각 9.9%, 6.5% 늘었다. 다만 전체 투자의 51.6%를 차지한 민간 투자는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앞서 국가통계국은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9조6299억위안을 기록해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4.8%)와 전월치(5.2%)를 웃도는 수치일 뿐 아니라, 지난해 연간 성장률(5.2%)과 4분기 성장률(5.2%)보다도 높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1~2분기 호조를 보였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등 경제 지표가 3월 들어 다소 꺾이면서 '피크차이나' 현상이 가시화하는 게 아니냐는 진단도 내놓고 있다. 특히 주요 외신들은 이번 지표에 자신감을 얻은 중국 정부가 직접적인 경기부양책이나 고강도 지원에는 소극적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리창안 대외경제대 중국 개방경제학 교수는 중국 관영 언론인 글로벌타임스(GT)에 "탄탄한 경제 성장을 지속하려면 정부가 더 많은 거시적 지원책을 펼쳐야 한다"면서 중앙은행의 지급준비율 및 금리 조정과 같은 통화정책을 언급했다. 송궈유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부주임은 '피크차이나' 여론에 대해 "관련 수사는 경직된 사고를 보여준다"면서 "성장 데이터는 우연이 아니라 추세의 연속"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내부적으로도 1분기 기대를 웃돈 성장은 소비가 주도했고, 투자와 무역의 성장세는 다소 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분기 소비가 중국 경제성장에 73.7% 기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리 교수는 "성장은 주로 소비에 의해 주도되지만, 투자와 대외 무역 측면에서는 상황이 기대 이상으로 변하지 않았고, 예상만큼 크게 반등하지 못했다"면서 "주요 무역 파트너인 미국과 유럽의 수요 부진이 원인 중 하나이며, 중국은 수출 시장을 다각화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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