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진흙탕도 안정적으로 주행
내리막에선 브레이크 밟지 않아도 자동 조절
"완벽한 모험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로빈 콜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26일 강원도 인제군에서 열린 '데스티네이션 디펜더' 행사에서 신형 디펜더를 이같이 소개했다. 실제로 만난 디펜더는 그런 차였다. 강원도 인제군의 자갈밭과 눈길 위에서도, 강물 속에서도 아무 문제 없다는 듯 유유히 전진했다.
시승 차량은 '2024년형 올 뉴 디펜더 110'이었다. 우선 미끄러운 진흙길을 지나 강물을 건너는 경로에 진입했다. 사륜 로우 트랙션 출발을 선택하고 차량고를 높인 디펜더는 진흙탕도 마다하지 않았다. 움푹 팬 진창도 헛바퀴도는 일 없이 나아갔다. 높은 차고를 보완하기 위해 장착된 카메라로 전방 하단은 물론 양 앞바퀴 옆, 후방까지 차량 주변을 모두 살필 수 있었다.
도강 능력은 더 압권이었다. 도강모드로 바꾸고 보닛 위로 옅은 김을 뿜으며 물소처럼 전진했다. 앞차의 배기구가 잠길 정도인 약 90cm 정도의 수심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돌과 자갈, 모래가 뒤얽힌 물길도 유유히 거슬러 나아갔다. 전면부 카메라는 물속 잡어까지 보일 정도로 선명했다.
디펜더의 오프로드 주행 능력은 기룡산 등반에서 모든 진가를 발휘했다. 여전히 눈이 쌓인데다 비까지 내려 진창이 된 산길 약 10㎞를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약 1시간이 걸리는 주행 동안 단 한 번의 미끄러짐 없이 안정적으로 오르내렸다.
특히 보다 위험한 하산길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가파르고 미끄러운 경사에서도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없었다. '힐 디센트 컨트롤' 기능의 위력이다. 일정 각도 이상의 기울기에서는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제어하며 미끄러짐을 막는다. 긴장하며 힘을 주고 운전하는 오프로드에서도 힘을 빼고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는 셈이다.
눈, 모래, 진흙, 암석, 물 등 7가지 지형 상황에 맞는 주행 모드와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을 갖춘 디펜더가 못 갈 길은 없어 보였다. 랜드로버는 디펜더의 오프로드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6만2000번 이상의 엔지니어링 테스트를 거쳤다. 50℃가 넘는 사막과 영하 40℃ 이하의 북극, 고도 약 3000m의 콜로라도 로키산맥까지 가장 가혹한 환경에서도 수백만㎞를 주행하며 극한의 성능을 벼려냈다.
올 뉴 디펜더 110은 5인 좌석 구성이다. 총 972ℓ를 실을 수 있으며, 2열 좌석을 접으면 적재 공간은 2277ℓ까지 늘어난다. 센터페시아에는 11.4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여기에 담긴 '피비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강점이다. 단 두 번의 터치로 전체 기능을 90%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티맵 내비게이션이 기본 제공된다.
P400X 모델 기준 신형 3000cc 인제니움6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 출력 400마력, 최대 토크 56.1㎞f·m를 낸다. 복합 연비는 리터당 6.9㎞(도심 6.2㎞/ℓ, 고속도로 7.9㎞/ℓ)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1억4600만원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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