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민의 뜻 근엄하게 받아들여
"어디서 무엇하든 나라 걱정하면서 살 것"
당 지도부도 줄줄이 사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11일 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지난해 12월26일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지 100여일 만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선택을 받기에 부족했던 우리 당을 대표해 국민들께 사과드린다. 국민의 뜻을 근엄하게 받아들이고 저부터 깊이 반성한다"며 이처럼 밝혔다.
국민의힘은 22대 총선에서 간신히 개헌저지선을 넘은 108석을 기록해 완패했다. 108석은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합친 의석수다.
한 위원장은 "야당을 포함한 모든 당선자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 뜻에 맞는 정치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함께 치열하게 싸워주시고 응원해주신 동료 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료들, 당선되지 못한 우리 후보들에게 위로와 감사의 말씀 드린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번 선거 패배의 원인이 모두 자신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과 공동 책임이 있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제 책임"이라고 답했다.
향후 계획은 "특별히 없다"면서 "어디서 무엇을 하든 나라를 걱정하면서 살겠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해야 국민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겠다"면서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국민만 바라보면 길이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총선 취재에 충분한 역할을 못 했음에도 이해해주고 격려해주신 언론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광주 동구남구을에 출마했던 박은식 비대위원도 "광주의 변화를 위해 해볼 수 있는 것 다 해봤으니 후회는 없다"며 "비대위원직을 내려놓고 평범한 가장으로 돌아가야겠다"고 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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