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중계 이후 가입자 늘며 넷플릭스 추격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인 티빙이 당초 우려와 달리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을 확보한 이후 활성 이용자수와 가입자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OTT ‘1인자’ 넷플릭스를 맹추격하고 있다.
9일 티빙 운영사 CJ ENM에 따르면 티빙의 3월 마지막 주 OTT 애플리케이션(앱) 일간 활성 이용자(DAU) 평균치는 183만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123만명) 대비 34% 이상 증가한 수치다. 넷플릭스(252만명)와의 차이는 지난해 181만명에서 69만명으로 줄었다.
가입자수도 늘고 있다. CJ ENM 측은 "지난 1분기 신규 유료가입자 수가 직전 분기 대비 50% 늘었다"며 "프로야구 중계를 비롯해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으로 신규 가입자 확보에 탄력이 붙었다"고 말했다.
티빙의 성장의 1등 공신은 단연 프로야구 중계다. 프로야구 시범경기 중계가 시작된 지난달 9일부터 19일까지 11일간 티빙 총 사용시간은 2112만시간으로 전주 대비 7% 증가, 국내 OTT 중 가장 많은 시청시간을 기록했다.
티빙의 프로야구 유료화 고집이 야구팬의 반감을 사 구독자 증대에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기우였다. CJ ENM 관계자는 "프로야구 중계권을 확보했다는 소식 이후 시청 시간과 가입자수에서 확장 조짐을 보였다"며 "특히 지난 2월 시청시간 지표에서 넷플릭스를 앞질렀는데, 당시 티빙의 시청시간은 520분으로, 넷플릭스(422분)보다 80분 가까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티빙은 지난달 국내 OTT 사업자 중 최초로 5500원 광고형 요금제(AVOD)를 출시했는데, 동시접속 2대까지 가능해 인당 2700~2800원 정도면 한 달 내내 프로야구 전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가입자 목표치인 500만명도 어렵지 않게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티빙 유료 가입자 수는 약 430만명 정도다. 회사 측은 "리그 순위싸움이 본격화하고 티빙 콘텐츠가 흥행을 이어간다면 구독자 500만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CJ ENM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1조13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197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디어 이용 행태가 OTT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23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에서 우리 국민의 OTT 이용률이 77%라고 밝혔다. 특히 20대(97.8%)와 10대(97.6%)의 이용률은 100%에 달해 이미 OTT가 전 국민의 보편적인 시청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2022년 ‘OTT 리포트’에서 OTT 이용자 중 1개만 보는 이용자는 39.3%에 불과하며, 2개 이상의 OTT를 이용하는 구독자는 60.7%에 달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OTT 구독료 인상으로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고 ‘글로벌 시리즈는 넷플릭스’ ‘국내 방송 및 프로야구는 티빙’이라는 양강 구도가 공고해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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