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그레인바운더리 빌딩' 공모
부동산·금융 시너지 기대
올해, 10개 건물 상장이 목표
지난해 3월 대신증권이 인수한 카사코리아는 국내 부동산 조각투자의 선두주자다. 국내 첫 부동산 조각투자 업체인 카사코리아는 2018년 '5000원으로도 나도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문구로 부동산 조각투자 붐을 일으켰고, 현재까지 국내에 7건의 공모를 진행했다. 올해 5월엔 서울 신촌명물거리에 위치한 '그레인바운더리 빌딩'에 대한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까진 국내 상업용 부동산을 주로 취급해왔지만, 모회사인 대신증권이 강점을 가진 일본 부동산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홍재근 카사코리아 대표는 최근 아시아경제와 만나 "부동산 조각투자의 경우 한국만 보지 않고 일본, 미국 등 각 나라의 거시 경제 상황을 고려해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일본은 상업용 부동산과 주택시장 모두 호황으로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한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한국형 모델을 전 세계에 이식하는데 무리 없다고 보고 추후 해외로도 진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후변화 트렌드에 맞춰 개인이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탄소배출권 투자가 가능하도록 관련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탄소배출권 등 신재생과 관련된 해외 진출은 계속해서 제안을 받고 있다"며 "당장 사업화를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기후변화 트렌드나 해외 시장별 특성과 규제에 대한 스터디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사코리아는 건물을 기초로 부동산 디지털수익증권(DABS)을 발행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이다.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한 뒤 DABS 거래가 진행되고, 이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지분율대로 건물에서 발생한 임대료를 배당금으로 지급받는다. 투자자들은 건물 매각이 이뤄지면 처분 수익을 지분율대로 나눠 갖는다. 막내 계열사로 대신증권 품에 안긴 지 1년이 갓 지난 현재, 카사코리아는 총 7개의 건물을 상장했다.
홍 대표는 "부동산 금융과 전통 금융의 포트폴리오를 갖춘 대신증권 입장에선 카사코리아 인수는 정면 돌파해 해볼 만한 사업이라고 판단을 했다"면서 "위험관리에 특화된 대신증권이 카사코리아 주인이라면 신뢰를 가지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신증권에서 신사업추진단장을 맡으면서 카사코리아 인수의 A부터 Z까지 전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사실 대신증권은 카사코리아 인수 후 첫 대표는 외부인사를 수혈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신증권의 DNA를 지니고 있으면서 카사코리아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홍 대표야말로 사장 자리에 적임자라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5월 공모 예정인 그레인바운더리 빌딩은 그가 사장 자리에 오른 후 두 번째 선보이는 상품이다. 신촌에 위치한 이번 공모 건물은 총 21억원 규모다. 그는 공모 물건을 선정할 때 입지를 먼저 본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입지가 곧 브랜드"라면서 "부동산 조각투자는 부동산이라는 유형자산에 내가 지나다니면서 볼 수 있는 체험까지 보태는 것"이라고 했다.
상업용 부동산은 입지, 즉 땅의 가치가 중요하다. 그래서 그는 건물의 입지와 상권, 지역과의 관계 등을 꼼꼼히 따진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카사에 상장한 해당 가게(그레인바운더리)가 지역의 명물로 성장하고, 이 가게로 인해 상권 활성화돼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선순환 구조가 작동되길 바란다"면서 "임차인이 함께 성장하는 스토리와 브랜드를 지향한다"고 했다.
카사코리아는 설립 7년차지만, 아직 공모 물건이 8개에 불과하다. 그만큼 공모 물건이 지닌 내재적 가치를 꼼꼼히 따져 공모 상품을 선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태도를 일관되게 가져가되 올해는 양적 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총체적으로 카사의 전체 공모총액(AUM)을 크게 생각하고 있으며 연내 목표는 가능한 넉넉히 하기를 소망한다"며 "공모총액은 1조원, 연내 최대 10개 건물 상장이 목표"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이를 위해 부동산 조각 투자에 대한 재미와 소소한 즐거움을 투자자들이 느낄 수 있는 '콘텐츠'적인 요소도 가미할 예정이다. 건물 하나하나에 임차인을 통한, 혹은 입지적 요소를 통한 여러 '스토리'를 입혀 조각투자 그 자체에 재미를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향후 자산 다각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카사코리아는 신탁수익증권 형태로 한국에서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 지위로 특례를 진행 중이다. 홍 대표는 "부동산을 주 모델로 하고 있지만, 이 모델이 안착하면 신탁수익증권 모델에서도 자산이 다각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동산 부분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충분히 보여서 대중들에게 신뢰도 확대한 다음 더욱 안전하고 신뢰도 있는 자산군으로 확대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고 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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