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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딱 10명뿐인 직업…"손짓 한 번에 수십억 오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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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천 케이옥션 수석 경매사 인터뷰

"땅!" 맑은소리와 함께 미술품의 가격이 결정되는 순간, 사람들의 시선은 대개 작품이 아닌 경매사에게 향해있다. 미술 경매의 주인공은 당연히 작품이지만, 그 가격을 올리고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신스틸러는 단연 경매사다. 국내 10여명도 안 되는 미술품 경매사는 오케스트라와 같은 현장을 이끄는 지휘자지만 경매 이면에선 작품과 고객에 대한 모든 자료와 정보를 꿰고 있어야 하는 감독이자 플레이어의 역할도 겸해야 한다. 16년째 미술품 경매사로 활동하고 있는 손이천 케이옥션 이사(수석 경매사)를 만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에 딱 10명뿐인 직업…"손짓 한 번에 수십억 오가죠" 경매를 진행하고 있는 손이천 케이옥션 이사 겸 수석경매사. [사진제공 = 케이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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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현장에서 유독 경매봉 소리가 경쾌해서 눈여겨봤는데, 개인 소장품인지.

- 회사 소유물이다. 18년 전 회사에서 특수 제작한 경매봉과 경매판인데 당시 회장님께서 오동나무로 특별히 주문 제작했다고 알고 있다. 분실 시를 대비해 경매봉은 2개를 구비하고 있다. 과거 홍콩 경매 때 경매 종료 후 경매봉을 포함한 현장 물품 등을 비행기가 아닌 배편으로 보냈는데, 다음 서울 경매 때까지 도착을 안 한 적이 있다. 그때 급하게 의사봉을 구입해 경매에 투입했는데 소리가 확연히 다른 게 느껴지더라. 그 이후로 분실 시를 대비해 2개를 준비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경매사가 개인 경매봉을 쓰는 경우도 있고, 우리가 쓰는 짧은 형태도 있지만 망치 모양을 쓰는 경우도 있고 종류는 다양하다.


▲어떻게 미술 경매사가 됐는지 궁금하다.

- 어머니께서 미술을 전공하셨는데, 그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미술 잡지나 작품들을 많이 보고 접하는 환경에서 성장했었다. 대학원 졸업 후 마케팅 회사에 다니다가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미술작품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때 문화 예술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하게 됐다. 한국에 돌아와서 알아보니 홍익대 미술대학원에 예술기획학과가 있고, 학부에서 미술을 전공하지 않아도 입학을 할 수 있었다. 2년간 학교에 다니며 이론과 전시 관련 공부를 해나갔고, 그러던 중 케이옥션에서 제안이 와서 입사하게 됐다. 그땐 홍보 담당으로 들어왔었다.


▲지금도 홍보와 미술 경매사를 겸직하고 있는데.

- 입사 1년 차 때 당시 김순응 회장님께서 사내 경매사 공모를 하는 데 지원해보라고 하신 것을 계기로 경매사로 입문하게 됐다. 감사하게도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며 배운 것과 미술을 공부하며 배운 것들을 접목해서 홍보와 미술품 경매를 '통섭'하며 지금까지 오게 됐다.

한국에 딱 10명뿐인 직업…"손짓 한 번에 수십억 오가죠" 경매를 진행하고 있는 손이천 케이옥션 이사 겸 수석경매사. [사진제공 = 케이옥션]

▲미술 경매사는 별도 전공이 없고 회사에서 양성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지.

- 프랑스의 경우엔 라이선스가 있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나 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미술 경매회사 경매사들은 사내에서 경매사를 양성한다. 대중의 시선에는 경매 당일 경매사의 모습만 보이기에 마치 MC처럼 프리랜서로 진행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들 하시지만 경매사가 경매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여러 과정을 회사 내 팀원들과 공유한다. 작품에 대한 정보부터 고객에 대한 정보, 직원에 대한 정보들까지. 일례로 각 담당자가 케어하는 고객에 대한 정보가 있는데 특정 직원의 성향이 어떤지를 제가 알고 있으면 그 직원의 표정을 제가 읽고 가격을 더 올릴 수 있을지, 경매를 잘 진행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경매는 내부 정보를 모두 공유하는 팀플레이기 때문에 경매사는 프리랜서가 될 수 없고, 회사 내부에서 선발하고 양성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미술 경매사는 몇 명인가.

- 케이옥션은 현재 저를 포함해 세 명이고, 서울옥션도 지금 활동하는 분은 세 명으로 알고 있다. 다른 경매회사가 몇군데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온라인 경매를 주로 하는 곳이어서, 그래도 한 회사에 경매사가 한 명이 있다고 보면 10명 이내가 아닐까 생각된다.


▲경매사로 활동한 지 16년 차가 됐는데, 지금까지 총 몇 번의 경매, 몇 점의 작품을 진행했는지.

- 마침 얼마 전에 세어볼 기회가 있어서 카운팅 해보니까 경매만 총 104번 진행했다. 작품은 세보지 못했는데 한 경매당 100점이라고 치면 총 1만점 정도가 되지 않을까.


▲가장 인상 깊은 작품으로 항상 '퇴우이선생진적'을 꼽는데.

- 아무래도 국내 고미술 최고가를 경신했던 작품이라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26억원에 시작해 34억원에 최종 낙찰됐었는데, 현장 고객과 전화 2대의 경합이 뜨거웠었다. 2017년 경매 당시 65억5000만원에 낙찰되며 미술 시장 최고가를 경신했던 김환기 화백의 작품 '고요 5-IV-73 #310'도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이다.


▲외국의 스타 경매사들은 결과에 따른 성과급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국은 어떤지.

- 회사 소속이다 보니 일반 회사원과 같은 연봉제, 월급쟁이다. (웃음) 거래가 늘어나거나 100% 낙찰을 기록했다고 월급이 오르거나 성과급이 나오진 않는다.

한국에 딱 10명뿐인 직업…"손짓 한 번에 수십억 오가죠" 손 이사는 경매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작품으로 '퇴우인선생진적'을 꼽았다. 34억원에 낙찰된 작품은 당시 국내 고미술 최고가를 경신하며 화제가 됐다. 당시 해당 작품의 낙찰자는 전화 응찰자였는데, 나중에 삼성문화재단으로 밝혀졌다. [사진제공 = 케이옥션]

▲경매사로 활동하면서 생긴 버릇이나 습관이 있는지.

- 첫째도, 둘째도 목 관리. 목소리가 생명이다 보니 감기가 천적이 됐다. 특히 환절기 때는 목 관리에 더욱 신경 쓰게 된다. 처음 경매에 참여했을 땐 호가를 틀리지 않는 것에만 집중했었다. 1억400, 6억200 같은 경매 현장에서 나오는 숫자는 사실 일상생활에서 자주 말하는 단어가 아닌 데다 현장에서의 실수는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숫자가 입에 익도록 반복을 거듭했다. 호가는 기본이고, 사실 현장에서는 화려한 제스처도 필요하고, 영업 세일즈 직원의 눈빛과 고객의 반응을 살피고 응찰할지 포기할지도 읽어내며 경매를 진행해야 하므로 눈치도 빨라졌달까. 경매 진행 시 고객에게 신뢰와 호감을 주는 외모, 정확한 발음과 말투도 중요하기 때문에 건강과 식단관리도 늘 신경 쓰고 있다.


▲미술 경매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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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을 사기 위해 서두르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오랜 시간 자신의 취향도 파악해야 하고, 시장에 대한 큰 흐름을 알 필요도 있다. 물론 애호가로만 구입한다면 그냥 좋아하는 걸 본인 한도 내에서 구입하면 된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고 자산으로서의 미술품의 가치를 고려하게 되면서 관점이 달라졌다. 미술품 거래 시장은 자본주의 영역이고, 가격의 등락 폭에 따른 감을 익히는 건 주식 시장의 종목 예측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자산적인 측면에서 접근하신다면 미술품은 적절한 대상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애호적 측면이 먼저 다가오신다면 구입을 하시되, 급하게 사시지는 마시라고 권유하고 싶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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