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1부, 공판
MC몽, 영상중계 방식으로 출석
법원의 거듭된 증인소환에도 두문불출했던 가수 MC몽(본명 신동현)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고 '코인 상장 뒷돈' 사건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MC몽은 사기 혐의를 받는 프로골퍼 안성현에 대해 "재벌가 이부진(호텔신라 사장), 이서현(삼성물산 사장) 이야기를 하면서 '그 사람들과 골프치고 왔는데, 2~3%씩 빅플래닛메이드(BPM·MC몽 소속사) 주식을 사고 싶어한다'며 투자를 무조건 연결시키겠다면서 자기 지분 5% (달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증언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 심리로 전날 진행된 공판에서 본인의 요청에 따라 영상 중계 방식으로 법정에 출석한 MC몽은 "안성현이 기업인한테 투자받아서 회사를 크게 만들어보자면서 '나한테 (BPM 지분) 5%를 달라'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씨가 빗썸코리아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사업가 강종현씨의 자금을 활용해 개인적으로 BPM 지분을 요구했다는 내용은 안씨가 받는 사기 혐의의 핵심내용 중 하나로, 검찰의 공소사실과도 일치한다.
다만 지분 5%를 넘기는 과정에서 MC몽이 안씨로부터 2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현금을 받은 경위에 대해서는 피고인과 증인들의 주장이 서로 엇갈렸다. 그간 안씨 측은 해당 지분 5% 취득에 따른 '매매대금'이라고 주장해 왔다. 반면 돈을 받은 MC몽은 "완벽한 거짓말"이라며 안씨가 투자유치를 약속하며 맡긴 '보증금'이라고 증언했다. 당시 BPM의 최대주주였던 최재호 팩트인베스트 회장은 "나도 모르게 이뤄진 지분매각"이라며 "MC몽이 나를 속였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13일 불거진 MC몽의 '외화반출 사건' 여파로 투자 논의는 무산됐는데 이후 안씨가 뒤늦게 '사실 20억원은 내 것이 아니라 강종현의 돈'이라고 밝히며 MC몽에게 반환을 요구, 약 한 달 뒤 MC몽이 돈을 돌려줬다고 한다. 다만 이 이 대목에서 구체적 정황을 놓고 재판장과 검사의 질문이 거듭되자 MC몽은 오락가락 진술을 번복하거나 "그런 것까지 세세하게 알 정도로 지식있는 사람이 아니다"며 답변을 회피하기도 했다.
한편 재판장은 이날 영상 신문을 마친 뒤 MC몽이 그간 무단 불출석한 데 대해 "부적절한 면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그간의 과태료 결정은 모두 취소했다. MC몽은 공판 말미에 "(과거 병역비리로) 4년간 재판을 받아 법원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라며 "당연히 와야 하는데 그런 변명으로 뒤늦게 와서 너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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