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품 반송 없이 바꿔치기” 양주·담배 밀수입 일당 적발

면세 양주와 담배를 밀수입해 시세차익을 챙긴 일당이 적발돼 검찰에 송치됐다.

관세청 인천공항본부세관과 인천지검은 면세 담배 70만갑(시가 35억8000만원 상당)과 면세 양주 1110병(시가 3억6000만원 상당)을 밀수입한 혐의로 5명을 적발해 기소(1명 구속·3명 구속 기소·1명 불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실제 밀수입한 면세품 외에도 면세 담배 40만갑(시가 35억8000만원 상당)을 몰래 반입하려한 혐의도 받는다.

인천세관과 인천지검에 따르면 일당은 관세 없이 밀수입한 면세품을 높은 마진에 되팔아 수익을 얻기 위해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면세품 밀수입 범행 개요도. 인천공항본부세관·인천지검 제공

국내 면세점에서 중국인 보따리상 명의로 면세품을 구입해 반송 수출신고를 마친 후 실제로는 해당 물품을 수출용 박스로 포장된 상태로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내 창고에 반입, 미리 준비된 비슷한 외관의 가짜 수출용 박스와 바꿔치기해 면세품을 국내로 빼돌리는 수법이다.

반송수출 면세품의 경우 공항 또는 항만 화물터미널로 출고되는 과정에서 출항 일정 등의 사유로 중간 창고를 경유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양 기관은 판단했다.

특히 일당은 2022년 면세품을 생수로 바꿔치기한 정황이 단속에 적발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짜 담배 상자까지 제작해 감시를 교묘하게 회피하는 등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초 적발된 3명은 사전에 모의해 범행을 부인, 주범의 존재를 함구하는 동시에 휴대전화 자료를 삭제하거나 가짜 서류를 만들어 제출하는 등으로 정당한 사법 행위를 방해했다.

밀수입을 위해 숨겨 놓은 면세 중국산 담배가 컨테이너에 보관돼 있다. 인천공항본부세관·인천지검 제공

세관의 수사망이 좁혀질 무렵에 주범은 밀수입과 관계없는 별개의 인물을 속칭 바지사장으로 섭외해 허위 자백하도록 매수하는 등으로 수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천지검은 인천세관이 확보한 창고 CCTV 영상을 토대로 ‘바꿔치기’ 장면을 확인해 3명을 구속하고, 인천세관은 인천지검과 공조해 주범 1명을 구속하는 등으로 범행 전모를 규명했다.

이 과정에서 양 기관은 중국산 면세 담배 31만갑과 면세 양주 960만병을 압수하고, 밀수입 일당이 소유한 자동차 7대 등 1억4000만원 상당의 재산을 추징 보전해 범죄수익도 환수했다.

인천공항과 인천지검 관계자는 “양 기관은 국경단계의 인천국제공항을 관할하는 기관으로 통관절차와 국내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밀수입 등 관세 범죄를 엄단·예방하는 데 상호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