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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잘알X파일]내수용엔 빠지고, 수출용 라면만 들어가는 '가루'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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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라면이 대세…내수용-해외용 중량·성분 비교
삼양라면 오히려 내수용 중량 무거워
육류 성분은 내수, 현지생산 제품에만 포함
통관, 검역 문제로 수출 제품은 육류 제외

편집자주[맛잘알 X파일]은 먹거리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파헤칩니다.
[맛잘알X파일]내수용엔 빠지고, 수출용 라면만 들어가는 '가루'의 정체 사진은 본문 내용과는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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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라면 대표주자인 농심 신라면이 내수 역차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한국보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컵라면에 더 크고 푸짐한 건더기가 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소비자가 뿔이 난 것이죠. 사실 신라면 건더기 논란은 수년째 반복되고 있는데요. 이번에도 어김없이 매스컴을 타며 이목이 쏠렸습니다. 농심은 "현지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결정"이라면서 "대신 일본이 한국보다 더 비싸다"고 해명했습니다. 실제로 신라면 컵라면의 일본 공식 소매가는 148엔(약 1320원)이고 한국은 1150원입니다.


농심의 전략에 대해서는 소비자뿐 아니라 경쟁 식품사들도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확실한 역차별이라는 이들이 있는 반면, 그저 마케팅의 차이일 뿐이라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맛잘알X파일]내수용엔 빠지고, 수출용 라면만 들어가는 '가루'의 정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K-라면 전성시대입니다. 지난해 해외 132개국에 9억5200만달러(약 1조2800억원)치 라면이 수출됐죠. 무게로 따지면 24만4000t. 이걸 봉지라면으로 환산하면 약 20억개에 이릅니다. K-라면이 한국인의 품을 떠나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데요. 신라면 건더기 논란을 계기로 내수와 해외 판매용 라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숨은 역차별은 없는지 궁금해져 직접 조사해봤습니다.


조사는 국내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라면 10종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농심의 신라면(봉지)·짜파게티(봉지)·너구리(봉지)·육개장(컵), 오뚜기의 진라면 매운맛(봉지)·열라면(봉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봉지)·삼양라면(봉지), 팔도의 팔도비빔면(봉지)·왕뚜껑(봉지)이 주인공입니다. 이 제품들에 한해 내수용과 주요 수출국인 미국·중국·일본 판매용 라면의 면, 수프, 건더기 차이를 비교해봤습니다.


우선 신라면 컵라면처럼 역차별 논란을 일으킬 만큼 중량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삼양라면의 경우 국가별로 조금씩 달랐는데 오히려 내수용 면이 106g, 건더기 3g으로 다른 국가보다 소량 많았습니다. 이외에 신라면·짜파게티·너구리·육개장·진라면 매운맛·열라면·불닭볶음면 등의 내수용과 해외 판매용 중량은 모두 같았습니다. 팔도도 모두 같지만 구체적인 중량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맛잘알X파일]내수용엔 빠지고, 수출용 라면만 들어가는 '가루'의 정체

다만 중량 말고 성분에서 눈에 띄는 차이가 있었는데요. 바로 MSG(L-글루탐산나트륨)였습니다. 내수용 라면에는 대부분 MSG가 빠진 반면, 해외 판매용 라면에는 MSG가 첨가돼 있었습니다. 제품 성분을 보여주는 라면 포장지 뒷면만 봐도 차이를 알 수 있었습니다. 왜 다른 걸까요?


답은 국내 소비자의 MSG에 대한 오해에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내수용 라면에도 MSG가 들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웰빙 트렌드가 대세이던 2007년부터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이 라면에서 MSG를 빼고 대체 조미료를 넣기 시작했죠. 화학조미료인 MSG는 과거부터 '악마의 흰가루'라 불리며 복통, 두통을 유발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는데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소비자의 거부감이 더 강해지자 라면 회사들이 MSG를 빼는 결단을 한 겁니다.


다행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MSG를 두고 '평생 먹어도 안전한 식품 첨가물'이라고 결론 내리고,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안전하다고 인정하면서 MSG에 대한 오해는 점차 풀려가는 분위깁니다. 인체에 무해하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한 거죠. 하지만 여전히 MSG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소비자도 많습니다. 국내 라면 회사들이 MSG가 무고함을 알면서도 내수용 라면에만 MSG를 넣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소비자의 불안을 덜기 위한 거죠. 과거 TV에서 먹거리 고발 프로그램을 시청한 소비자라면, MSG 라면이 아마 아직은 불편할 겁니다.

[맛잘알X파일]내수용엔 빠지고, 수출용 라면만 들어가는 '가루'의 정체

MSG가 빠진 빈자리는 어떡할까요? 제조사들은 내수용 라면에 MSG 대신 맛을 풍부하게 만들 재료들을 찾아 넣고 있습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MSG 없이도 불닭볶음면이나 삼양라면의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간장 베이스를 추가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뚜기도 다시마로 만든 감칠맛 베이스, 간장계열 원료를 MSG 대신 쓴다고 하네요.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육류'의 첨가 여부였습니다. 내수용 라면에는 대부분 육류 성분이 들어가지만 해외 판매용 라면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꽤 있더군요.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육류, 육류 가공품, 육류 성분 포함 가공품 반입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혹시 모를 질병 등 유해세균이 들어오는 걸 방지하려는 목적입니다. 그래서 미국 판매용 삼양라면의 건더기 수프는 햄맛푸레이크가 빠지고 야채류로만 구성돼 있습니다.


농심은 미국과 중국에 각각 생산공장이 있기 때문에 이 지역 라면은 한국 내수용과 동일하다고 합니다. 다만 일본에는 공장이 없기 때문에 육류 성분을 뺀 일본 수출용 라면을 따로 만든다고 합니다. 불닭볶음면도 마찬가집니다. 생산기지는 한국에 있는데 100개국 이상에 수출되기 때문에 각각 반입 기준을 맞추기 어려워 아예 수출용 제품에는 육류 성분을 모두 제외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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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는 육류 성분이라도 통관이 가능하기도 했습니다. 팔도 관계자는 "미국 판매용 왕뚜껑의 경우 통관 시 검역증을 발급받으려면 돼지고기 성분은 절대 들어가면 안 되지만 치킨이나 소고기 스톡에 한해 첨가가 가능해 이로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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