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은 별관서 기자간담회
서영경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26일 "물가가 안정되면 금리를 정상화(인하)할 때 내수를 진작시키는 긍정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팬데믹 위기는 무엇을 남겼는가?: 통화정책 경험과 과제'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서 위원은 "긴축적인 영역에 있는 금리가 대출의 상환 부담 증가를 통해서 소비를 약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금리 인하를 인하한다기보다는 정상화시킨다고 할 수 있겠다"며 금리를 내리는 일은 사실상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자리는 서 위원의 4월 퇴임을 앞두고 마련됐다.
서 위원은 현재의 소비 부진에 긴축적인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나라 국내 소비가 지난해 이후 예상보다 더딘 회복을 보이는 배경에는 고금리의 장기화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본다"며 "그동안 고령화 등 구조변화로 인해 금리정책의 파급경로가 약화했을 가능성이 제기돼왔으나, 최근 내수의 금리 민감도가 과거보다 커진 것으로 보이므로 이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자 대상 질의응답 중 '한은이 앞으로 금리 정책 결정에 있어서 가장 주요하게 다룰 변수는 무엇이겠냐'는 질문에도 물가에 더해 '내수 회복'을 언급했다. 그는 "내수 회복이 얼마나 빨리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로 인한 가계대출 확대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주택 가격 자극 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금융기관 가계대출 증가율과 주택 매매 가격 상승률을 보면 가계대출 증가율은 마이너스고, 가격 증가율도 다소 높아졌지만, 3월 들어서는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 가격 상승 기대 심리도 아주 높거나 낮은 상황이 아니므로 자극할 우려가 크지 않다고도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현재는 실질금리가 양(+)인 상황으로 긴축국면에 속해있어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금융불균형을 초래하는 정도는 당장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금리가 하락할수록 금융안정에 미치는 비선형적 영향이 커질 수 있으므로 경제주체들의 미래 금리인하 기대가 과도하지 않도록 커뮤니케이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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