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 줄며 교육비 4년 전 수준으로
"고물가 지속돼 가계 소비 심리 위축"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그동안 가계 소비항목 중 좀처럼 줄지 않으며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던 교육비 지출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BC카드 신금융연구소가 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ABC(Analysis by BCiF) 리포트' 14호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7개 업종의 매출이 전년동월대비 4.2% 감소했다. ▲레저(-13.6%) ▲식음료(-11.1%) ▲의료(-8.1%) 등 분야에서 매출 하락세가 나타난 것이다. 교통과 펫·문화 분야 매출 역시 전년 동월과 비교해 각각 7.3%, 5.7% 줄었다. 같은기간 유일하게 매출이 늘어난 분야는 쇼핑(+3.8%)으로, 오프라인 매출은 1.5% 줄었지만 온라인 매출이 9.9% 늘어났다.
이번 분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교육 분야 매출의 급감이었다. 지난달 교육 분야 매출은 전월 대비 1.2% 상승했지만 1년 전보다 24%나 줄었다. 지난 4년간(2020년 3월~2024년 2월) 1년 단위로 매출을 분석한 결과, 고물가 상황에서도 교육 분야 매출은 지난해 초까지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최근 1년간(2023년 3월~2024년 2월)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0% 감소해 4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예체능학원(-31.5%) ▲보습학원(-26.7%) ▲외국어학원(-26.5%)에서의 매출이 하락한 탓이다.
BC카드는 고물가 지속으로 인한 가계소비 심리 위축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스포츠(-17.0%) ▲펫(-15.4%) ▲식당(-11.2%) ▲주점(-10.7%) 등 주요 분야 매출이 전년동월대비 10% 이상씩 감소했다.
한편 '사교육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는 사교육비 증가율을 소비자 물가 상승률 이내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4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보다 5.8% 증가한 43만40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3.6%)보다 높은 수준이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