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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잘 사는 건 푸틴 대통령 덕분"...30년 종신집권 길 연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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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또다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택했다. 올해 대선에서 5선을 확정한 푸틴 대통령은 정권을 2030년까지 연장하며 '21세기 차르'로 등극하게 됐다.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이다.

"잘 먹고 잘 사는 건 푸틴 대통령 덕분"...30년 종신집권 길 연 러시아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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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종료된 러시아 대선 출구조사 결과에서 8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시 개표가 60% 진행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이 87%대라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최고 득표율이다.


장기화하는 전쟁, 서방의 대규모 경제제재, 독재주의 비판 등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국민들이 또다시 푸틴 대통령을 택한 첫 번째 이유로는 '대체 불가한 리더십'이 꼽힌다. 러시아 민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 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내내 80%를 웃돌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 유럽을 비롯한 서방은 대규모 경제제재를 통해 푸틴 대통령의 통치 기반 흔들기에 나섰지만, 서방이 기대했던 시나리오는 실현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많은 러시아 유권자들은 푸틴 대통령을 지지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면서 이들은 푸틴 대통령이 1990년대 공산주의 붕괴 이후 어려움에 빠졌던 러시아를 경제 번영의 시기로 이끌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리나 씨는 NYT에 "나는 내 나라와 내 대통령이 자랑스럽다"면서 "우리를 전 세계적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소련은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개혁 개방 정책에도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하고 1991년 붕괴했다. 러시아 초대 대통령인 보리스 옐친은 모라토리엄(지급유예) 선언 등으로 러시아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2000년 처음으로 당선된 푸틴 대통령은 '강한 러시아'를 앞세워 상대적 경제 번영을 이뤘다는 것이 상당수 러시아 국민들의 생각이다. 경제적 안정이라는 푸틴 대통령의 공(功)이 과(過)보다 크다는 판단인 셈이다.


이날 NYT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투표소 앞에서 만난 러시아인들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서방의 제재 여파도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표트르 씨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을 지지하는 한편,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적을 능가하고 오래 버틸 것이란 자부심을 보였다. CNN은 레바다센터를 인용해 러시아인의 절반 가까이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장기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푸틴 대통령을 중심으로 러시아인들을 결집시키는 애국적 명분을 제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경제는 예상보다 잘 버티고 있는 상태다. 전장이 우크라이나 영토인데다, 서방 기업이 철수한 빈자리는 병행수입 제품과 자체 브랜드가 채우고 있기에 러시아인들의 일상에서 크게 전시 상황을 체감하기도 어렵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4년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1.1%에서 지난 1월 2.6%로 상향 조정했다.


이리나 씨는 서방의 제재에 대해 "상관하지 않는다. 우리 산업이 성장하고 있음이 자랑스럽다"면서 "모든 국가를 여행하진 못해도 두바이, 몰디브, 터키 등은 갈 수 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표트르 씨 역시 "내 소유의 아파트가 있고, 아주 잘 먹고 있다"면서 "월급은 적지만 옷도 잘 차려입는다. 이는 모두 푸틴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 가운데 서방 전체와 맞서는 러시아를 지켜보며 강대국의 위상 회복을 느끼는 러시아인들도 상당수로 평가된다.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체르놀로보프 씨는 "우리의 마음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잔학행위에 맞서 투쟁하는 데 하나가 돼 있다"면서 미국의 패권에 맞서 푸틴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내에서 반정부 여론을 결집할 지도자도 마땅치 않다.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는 지난달 수감 중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목숨 위협을 받는 다른 반정부 인사들도 대부분 해외에 망명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 정권은 여론을 통제하고 반대자를 배제하고 있다"면서 "특별군사작전을 비판하면 처벌받는 상황에서 러시아 국민들은 점차 전시라는 현실에 무뎌지고 무관심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5기 집권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이 다음 대선까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걸림돌도 남아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서방의 대규모 제재가 장기화할수록 러시아인들이 느끼는 피로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러시아 내에서는 기준금리가 16%까지 뛰었을 정도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인된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대선을 앞두고 최저임금 인상, 세제 개편 등을 예고한 배경도 이러한 국민 달래기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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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나발니의 사망을 계기로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 역시 변수다. 대선 마지막 날인 이날 정오에 맞춰 러시아와 세계 곳곳에서는 이른바 '나발니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옥중 사망한 나발니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푸틴 대통령에게 항의를 표하는 시위다. 시위에 참여한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투표용지에 남편 이름을 적었다고 밝혔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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