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올해 인플레·성장 전망 낮춰
'깜짝 발언' 빠진 파월 메시지에 반색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예상 소폭 상회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7일(현지시간) 장 초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은 전날 미 하원에 출석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깜짝 발언'이 없었다는 데 안도하는 분위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인플레이션, 성장 전망치를 낮춘 것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9시55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4% 상승한 3만8831.04에 거래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67% 오른 5139.1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84% 뛴 1만6165.94를 기록 중이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가 2.26% 오르며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덴마크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제의성공적인 시험 결과를 공개하면서 9.1% 급등세다.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는 전날 10억달러 규모의 자본 확충 계획 발표 후 13.87% 치솟고 있다.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연간 실적 전망 발표 후 28.81% 급락하고 있다.
ECB가 이날 기준금리 동결과 동시에 인플레이션, 성장률 전망을 하향하면서 투심을 자극했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4.5%로 동결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6%,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낮춰잡았다. 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낙관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도이체방크 AG의 마크 월 디렉터는 "ECB는 첫 금리 인하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전날 파월 의장의 발언도 긍정적으로 소화했다.
파월 의장은 전날 미 의회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 출석해 연내 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을 때까지 금리 인하가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정책 금리가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정점에 달한 것으로 본다"며 "경제가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점진적으로 발전한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 정책 억제를 되돌리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이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깜짝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 투자자들은 주목했다.
50 파크 인베스트먼츠의 애덤 새런은 "시장은 파월이 올해 금리 인하를 받아들였다는 현실을 소화했다"며 "이제 언제,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이뤄지는지가 문제"라고 짚었다.
파월 의장은 이날도 미 의회에 출석해 상원에서 반기 통화정책을 보고한다.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2월25일~3월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한 주 전과 동일한 21만7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전망치(21만5000건)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월18~24일 주간 직전 주 대비 8000건 늘어난 190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전날 나온 미국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의 2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부문 신규 일자리 고용은 14만건이다. 예상치인 14만9000건은 밑돌았으나 1월(11만1000건)보다는 증가폭이 확대됐다.
시장의 관심은 고용시장 상황을 보다 명확히 보여주는 미 노동부의 2월 고용 보고서로 향하고 있다. 보고서는 오는 19~20일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앞서 8일 공개된다.
국채 금리는 약보합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소폭 하락해 각각 4.09%, 4.53% 선을 오가는 중이다.
국제유가는 내리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67달러(0.8%) 하락한 배럴당 78.46달러, 브렌트유는 0.58달러(0.7%) 내린 배럴당 82.38달러를 기록 중이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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