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속임수 덩어리"…의료사고 특례법 환자·의사 모두 ‘NO’ 하는 배경[필수의료 해법]

시계아이콘02분 0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필수 진료과, 소송 부담 완화 절실하지만
“독소조항 많은 속임수 덩어리 특례법”
“입증책임 있는 피해자나 유족에게 불리”
환자, 의사 모두 "NO NO"

편집자주전공의 집단 이탈에 따른 의료대란이 4일로 보름에 접어들었지만 정부와 의료계는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의료개혁의 핵심정책인 ‘필수의료 기피 해법’을 놓고 양측에서 동상이몽 격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함께 제시한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양측의 입장은 첨예하게 갈린다. 이에 본지는 정부가 내놓은 필수의료 해법과 관련한 세 가지 키워드(①혼합진료 금지②의료사고 특례법③지역필수의사제)의 핵심쟁점을 짚어보고 선진국 필수 의료 정책 사례도 살펴본다.

①32조 비급여 팽창 통제 고리, ‘혼합진료 금지’ 남은 쟁점은

②핵심 뇌관, 의료사고 처리 특례법…의료주체와 접점 좁혀야

③日은 70년대부터 대책 마련·편재 해소 초점… 韓 제언점은

④‘폐교’ 서남의대 재연 우려…지역필수의사제 실효성 가지려면


정부가 의료현장의 법적 부담을 완화하겠다며 추진하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을 두고 의사단체와 환자단체가 모두 반발하고 있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속임수 덩어리"…의료사고 특례법 환자·의사 모두 ‘NO’ 하는 배경[필수의료 해법]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AD
"속임수 덩어리"…의료사고 특례법 환자·의사 모두 ‘NO’ 하는 배경[필수의료 해법]

특례법은 의료인이 '책임보험·공제'에 가입하면 의료사고에 대한 공소 제기를 면제해주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미용 등 비필수 영역에서 발생한 의료사고도 피해자가 원치 않을 경우 처벌하지 않는다. 다만 진료기록부를 조작하거나 CCTV를 촬영하지 않고 폐기할 경우 다른 부위의 수술 중과실이 있거나 환자가 동의하지 않은 의료행위 등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특례 적용에서 제외된다.


소송 부담 완화는 필수 진료과(내과·산부인과·소아과·응급의학과 등) 의사들의 오랜 요구 사항이었다. 의사단체는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병원 내 감염으로 숨진 뒤 담당 의료진 3명이 구속되고 7명이 기소된 사건을 계기로 의사들의 소아청소년과 지원이 급감했다고 본다.


정부는 필수 진료과를 기피하는 현상이 더 심해진 이유가 의료진의 소송 부담인 것으로 보고 법적 지원책을 펴겠다는 복안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특례법 제정과 관련해 “환자는 제대로 보상받고, 의사는 소신껏 진료할 수 있도록 소송 위험을 줄여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인이 이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속임수 덩어리"…의료사고 특례법 환자·의사 모두 ‘NO’ 하는 배경[필수의료 해법]

의료전문가들은 특례법에 대해 제대로 된 당근책이 아니라며 반대한다. 중·상해는 특례 적용으로 기소와 같은 사법 절차가 진행 안 되지만 사망은 면책이 안 돼 공소제기가 가능하다는 점, 한국 의료분쟁 조정중재원 조정과 중재 절차에 참여해야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 등 보호 조건이 모호하고 범위가 좁아 의사들이 체감하는 정책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반대 입장의 주요 내용이다. 박인숙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대외협력위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독소조항이 매우 많은 속임수 덩어리인 특례법”이라며 “너무 복잡하게 써놔서 누더기처럼 초점이 없고 의사들에게 뭘 해주겠다는 건지 의도가 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보험사 쪽의 편만 들면서 의사의 눈은 가리고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특례법은 의료사고 보험과 관련된 것인 만큼 의료법을 잘 아는 의사와 법률전문가가 한데 모여서 현장의 이야기도 듣고 피해 당사자들의 애로사항도 들으면서 차근차근 만들어야 할 법이지 정부가 일방적으로 만든 것을 던져놓고 ‘의사 너희들이 우리가 주는 대로 받아. 안 받으면 너희만 손해야’라는 정서가 깔린 상황이라 말이 안 된다”고 일갈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환자들의 억울한 상황만 강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이번 특례법은 정부가 의사들을 달래는 해법 중 하나로 초안을 만들어 내놨지만 실효성도 없고 환자도 반대하고 있어 굳이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겠나 싶다”고 제언했다.


환자단체도 즉각 반발에 나섰다. 피해를 본 환자는 도외시한 채 의사 입장만 반영한 것이란 비판이 나오면서다. 의료사고의 경우 민사 소송에서 피해 입증이 어려워 형사 고소도 함께 진행하는데, 특례법이 제정되면 피해자나 유족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해질 거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AD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는 지난달 29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 제정 추진 관련 전문가·국민 의견수렴 공청회에서 “의료사고 피해자 유족은 인과관계 입증이 어렵고 소송을 위해서는 고액의 비용과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의료 분쟁에 있어 절대적인 약자”라며 “이런 사람들에게 의료진이 의료사고 발생 경위에 대한 설명, 유감, 사과도 없이 보험에 가입됐다는 이유만으로 의료진에 대한 공소 제기 자체를 금지하거나 형사 처벌을 감경·면제하도록 하는 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09년 종합보험에 가입한 교통사고 가해자가 중상해를 입혀도 처벌을 면제해주는 건 위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