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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 살 복층 오피스텔' 부푼 꿈, 입주 날 '와장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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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 한 오피스텔 모델 하우스서 '층고 1.8m' 홍보

실제 1.5m 수준 허리 못 펴…'계약해지 요구' 소송 중

시행사 측 "층고·천정고 개념 차…설계 계획대로 시공"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정석수씨는 아들과 함께 거주하기 위해 전남 나주시 혁신도시의 한 신축 오피스텔을 계약했다. 입주 날만 손꼽아 기다렸던 정씨는 입주 전 사전 점검 목적으로 방문한 날 그동안의 설렘이 와장창 깨져버렸다고 한다.


사연은 이렇다. 정씨는 전남으로 내려가 한적하게 살기 위해 집을 알아보고 있었다. 장기적인 투자뿐만 아니라 아들과 함께 살기 위해 여기저기 발품을 팔았다.


'아들과 함께 살 복층 오피스텔' 부푼 꿈, 입주 날 '와장창' 지난 22일 정석수씨가 전남 나주 한 오피스텔 복층에서 허리를 펴지 못하고 있다.[사진=민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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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나주 혁신도시 내 신축 오피스텔이 눈에 들어왔다. 500세대 규모로 2022년 11월 입주 예정인 복층 오피스텔이다. 하지만 복층 오피스텔의 경우 좁거나 천장이 가까운 곳이 많기 때문에 불편함이 예상되면서 꺼려졌다.


고민하던 중 정씨는 해당 오피스텔 홍보대행사가 1.8m의 높은 복층 층고를 홍보하면서 마음이 기울었다. 팜플렛에는 '임대보장제', '중도금 전액 무이자' 등 6가지가 적혀 있었는데 그 중 '층고 1.8m'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직접 봐야겠다는 생각에 정씨는 광주 서구에 있는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키가 170㎝ 정도 되는 정씨가 복층에 올랐을 때 허리를 올곧게 꼿꼿이 펴고 다닐 수 있었다. 침대와 의자까지 인테리어 돼 있어 이렇게 꾸며서 아들에게 복층을 사용하라고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인생의 제2막, 제3막을 설계하며 입주만 학수고대하고 있던 정씨. 막상 오피스텔에 들어가 보니 그동안의 기대와 설렘은 허탈함과 분노로 바뀌었다. 모델하우스에서 봤던 곳이 아니었다.


모델하우스에서 허리를 펴고 다녔던 복층은 실제 오피스텔에서는 허리를 숙여도 머리가 천장에 닿았고, 매트리스부터 의자 등 실내 소품이 들어서도 공간이 남았던 이곳은 벽면에 둘러싸인 서랍 때문에 그 어떤 것도 놓기 어려울 정도로 좁았다.


이런 사연은 정씨뿐만이 아니다. 정씨를 비롯한 10여명의 수분양자는 '사기 분양'을 주장했지만 오피스텔 시행사 측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천정고는 1.5m 정도지만 층고가 1.8m로 설계계획과 다르지 않아 법적으로 잘못된 것이 없다는 게 시행사 측의 설명이다.


천정고는 발바닥이 닿는 바닥 마감재에서부터 머리가 닿는 곳까지의 높이를 말하고 층고는 바닥 슬래브에서 위층 바닥 슬래브까지의 높이를 말한다.


이들은 국토교통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해당 오피스텔 관할 지자체인 나주시로 가야 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나주시 측은 설계도를 보고 준공 허가를 결정할 뿐 모델하우스가 어떻게 지어져 홍보하고 있는지는 관리할 의무도 권한도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해당 오피스텔의 복층 설계 계획은 1.47m로 '다락'으로 신고돼 창고처럼 짐을 넣는 공간으로 계획됐고 나주시는 허가된 설계대로 시공됐는지 확인했으며 현재 시공 상태는 건축법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씨를 비롯한 수분양자들은 "모델하우스에서 어떠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팜플렛에 층고 1.8m라고 적어 놓으면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천정고인지 층고인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겠느냐"며 "모델하우스에서 본 복층과 너무 다르다"고 울분을 토하고 있다.


또 "사업성 및 분양률 제고를 위해 허위·과장 광고를 진행했다"고 주장하면서 소송까지 진행 중이다.


'건축법시행령'에는 높이 1.5m를 초과하지 않는 다락의 면적은 바닥면적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즉 복층 높이가 1.5m 이상이면 1층 면적에 포함된다. 합법적인 복층은 2개 층의 전용면적을 모두 등기에 올려야 하기 때문에 건축주는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게다가 '방'이 아닌 '다락'으로 지어진 복층은 난방도 설치할 수 없어 겨울엔 춥고 냉방이 잘 안돼 여름에 덥다는 단점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분쟁이 일어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관리·감독 주체 등 법적인 규제가 없어 수분양자들이 피해를 호소할 곳이 없다는 점이다.


장재영 나주시 건축허가팀장은 "현재는 준공 허가를 내준 뒤 모델하우스를 조성하기 때문에 제대로 확인하기가 어려웠다"면서 "모델하우스를 먼저 조성하고 준공 허가를 내줄 수 있는 조례를 만든다거나 해서 최대한 빨리 대책을 강구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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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취재본부 민현기·김육봉 기자 hyunki@asiae.co.kr






호남취재본부 민현기 기자 hyunk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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