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교육학과 연구원들이 발표한 한국 사무직 근로자의 감정 노동에 대한 연구가 최근 사회과학논문인용색인(SSCI)급 국제학술지 ‘BMC 사이콜로지’에 게재됐다. SSCI급 학술지는 국제적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 저널을 의미한다.
24일 연세대에 따르면 교육학과 소속 이의연 연구원과 유현옥 연구원은 사무직 근로자 중 고객을 상대하지 않는 333명을 대상으로 감정노동의 방식을 연구하고 이러한 행위가 이직과 번아웃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감정노동을 조직의 규범과 전시 규칙을 준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감정을 통제하는 행위로 정의했다. 또한 감정노동을 크게 표면 행위와 심층 행위로 분류했다. 표면 행위는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은 채 느끼는 감정과 외부로부터 기대받는 감정을 다르게 표현하는 것을 뜻한다. 심층 행위는 표면적인 행동뿐만 아니라 자신이 느끼는 감정도 외부와 일치시키는 상태를 말한다.
연구 결과, 감정노동에 직면했을 때 심층 행위를 선택한 실험자는 자신과 직업 간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더 많은 정서적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표면 행위를 선택한 실험자는 감정 소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피로를 완화할 수 있었다.
아울러 심층 행위를 행하는 실험자는 내면의 감정과 외부 표현을 일치시키는 과정에서 감정적 소비가 많이 증가해 직무에 대한 피로도가 높았으며 이직 의향도 높았다. 반면 표면 행위는 실험자의 번아웃을 감소시켜 이직 의향을 낮추는 결과를 낳았다.
아울러 리더와 구성원 간에 교환관계가 강할수록 감정노동의 부정적 영향이 낮아지는 결과도 나왔다. 조직 내 직원들이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수록 감정 노동에 대한 피로도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서비스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삼았던 기존 연구와 달리 사무직 근로자를 탐구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를 갖는다.
연세대 교육학과 유현옥 연구원은 "심층 행위보다 표면 행위가 번아웃을 감소시키는 이유는 한국 중소기업 사무직 근로자와 조직 문화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며 "연구 결과가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감정노동, 번아웃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